현대고에 2-1 역전승… 대회 네 번째 패권


부산 지역의 명문 부경고가 16년 만에 청룡기를 품에 안았다.

 부경고는 3일 김해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제51회 청룡기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강호 현대고를 상대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전신인 경남상고 시절 1957년 제1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 1969년 제13회 대회와 1993년 제37회 대회 우승 이후 네 번째로 청룡기 패권을 차지했다.

 부경고는 전반 현대고의 공세에 밀려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현대고는 이형수와 최민석의 콤비 플레이를 앞세워 왼쪽 측면을 제 집 드나들 듯 번번이 공략하며 부경고의 골문을 노렸다.

 계속해서 부경고의 수비진을 유린하던 현대고는 전반 28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볼을 박동혁이 헤딩슛으로 연결, 첫 골을 뽑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전반 내내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하던 부경고는 실점을 하자마자 거센 반격을 펼치며 만회골을 노렸다.

 부경고가 만회골을 얻어내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실점 이후 오히려 분위기를 주도하며 공격을 펼치던 부경고는 전반 31분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염호덕이 오른발 슈팅으로 바로 연결한 것이 현대고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히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서 양 팀은 치열한 중원싸움을 벌이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전반에 비해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해내지 못하면서 경기가 다소 지루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양 팀이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내지 못하는 가운데 연장전을 염두에 둘 무렵 부경고가 후반 들어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승골을 얻어내며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후반 37분 또다시 아크 정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은 부경고는 교체 투입된 최치원이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차 골을 뽑아내면서 전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막판 역전골을 허용하며 궁지에 몰린 현대고는 추가시간 2분을 포함해 5분간에 걸쳐 맹공을 펼치면서 만회골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출했지만 부경고의 수비벽에 막혀 끝내 골을 뽑아내지 못하고 말았다.

 16년 전 선수로 대회에 참가하여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차지한 데 이어 지휘봉을 잡은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청룡기 정상에 오른 부경고 안선진 감독은 “학창시절 우승을 했을 때 보다 더 기쁘다. 선수들의 체력을 고려해 후반에 승부를 걸려고 생각했는데 적중했던 것 같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우승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부경고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끈 김대호는 최우수선수로 선정되었고, 현대고 임창우는 우수선수로 뽑혔다.

 수원공고 공격수 황철환은 이번 대회 6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차지했고, 순천고의 오준명과 안양공고의 장통용은 각각 미기상과 감투상을 수상했다. 부경고 안선진 감독과 김준석 코치는 지도상을 받았다. 

김현석 기자(hyunseok@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