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고교선수권대회 이변 속출
강팀들 예선조차 통과 못하고 ‘집으로’

총 41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24일부터 막을 올린 제64회 고교축구선수권대회가 이제 16개 팀만을 남겨두면서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대회는 내로라하는 강팀들이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이변이 많이 연출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가장 먼저 이변의 희생양이 된 팀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팀인 이리고였다. 25일 벌어진 6조 예선 첫 경기에서 주엽공고를 상대한 이리고는 다섯 골을 주고받는 접전 속에 2:3으로 패하며 이변의 서막을 알렸다. 지난해 금석배 첫 경기에서도 주엽공고에게 덜미를 잡힌 이리고는 이번 대회에서 설욕을 노렸지만 또다시 패하고 말았다.

이리고는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서 무조건 이겨야 했던 광명공고와의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도 전, 후반 80분간을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해 조 최하위로 예선을 마무리했다.

김남일, 이천수, 최태욱, 이근호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꾸준히 배출해내며 명문으로써의 입지를 다져온 부평고는 이번 대회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을 벌인 끝에 인천으로 되돌아갔다.

9조 예선 첫 경기에서 0:0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숭실고에 4:5로 패한 부평고는 두 번째 경기에서 광양제철고의 0:2로 패했다.   
제29회 서울시장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13년 만에 전국체전 진출 티켓을 따낸 한양공고는 3조 예선 첫 경기에서 묵호고에 1:0으로 승리를 거두고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듯 했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수도전공에 1:2로 역전패를 당해 승자승 원칙에 밀려 예선에서 탈락했다.

지난해까지 춘계연맹전에서 3연패를 차지하며 신흥 강호로 부상한 신갈고도 예선 첫 경기에서 여의도고에 1:0 승리를 거뒀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복병’ 서해고에 1:0으로 패하며 승자승 원칙에 따라 예선 탈락의 고배를 들어야했다. 조별 예선을 통과한 강호들 중에서도 예선을 어렵게 통과한 팀들도 있다. 광양제철고는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되던 일동고와의 9조 예선 첫 경기에서 후반 막판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부차기까지 끌려간 끝에 5:3으로 이겨 한숨을 돌렸다.

2연승으로 3조 1위를 차지한 장훈고 역시 예선 경기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수도전공과의 첫 경기에서 1:0으로 신승을 거둔 장훈고는 묵호고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이어 벌어진 승부차기에서도 4:3으로 겨우 승리를 거두면서 힘겹게 조 1위 자리를 지켰다.

조별예선에서부터 불어닥친 이변의 바람은 29일 벌어진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광양제철고, 부평고 등을 제치고 9조 1위로 토너먼트 무대에 오르며 다크호스로 부상한 숭실고는 수도전공에 2:6으로 패해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금석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정명고도 예선 첫 경기에서 풍생고에 0:3으로 크게 패한데 이어 22강전에서 성지고에 0:1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올 초 금석배에서 4강 이내의 성적을 거둔 팀들 중 유일하게 군산제일고만이 남게 됐다.

유난히 이변이 많이 발생한 이번 대회에서 앞으로 또 어떤 팀이 이변의 희생양이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필중 기자 (pjshin@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