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제10회 KBSN 전국 추계 1,2학년 대학축구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린 뒤 송호대의 하성준-하정훈 부자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대학 최고의 지도자와 그의 아들. 이들은 과연 서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일문일답 형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축구에 입문한 하정훈 선수는 중국으로 유학생활을 거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팀의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졸업을 앞두고 있다. 또한 그는 스승이자 아버지인 하성준 감독에 대해 “솔직히 부담감도 있고 서운한 것도 있었지만 늘 스승같은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아버지인 하성준 감독은 아들에게 “축구를 못하더라도 열정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같은 축구인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피나는 노력 없이는 선수로서도, 지도자로서도 롱런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아들 하정훈(2학년, DF)

-아버지 밑에서 축구를 언제부터 시작했나?
초등학교 6학년부터 시작했다.

-그때도 축구를 아버지 밑에서 배웠는가.
아버지가 바쁘셔서 많이는 배우지 못했다.

-유학파 출신으로 중국에 갔다가 다시 한국에 와서 결국엔 아버지 품으로 다시 왔는데 어떤가?
부담감이 좀 많았다. 게임뛸 때 실수를 하면 선수들과 아버지에게 폐를 끼칠까봐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장점 및 편안한 점이 있다면?
솔직히 편안한 점은 모르겠지만 좋은 점은 확실한 멘토가 있기에 다른 선수들보다 좋게 생각하고 있다. 

-부자지간의 축구인으로써 뭔가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하정훈 선수에게 하성준이란 어떤 존재인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버지보다는 ‘선생님’같은 존재지만 집에서는 따뜻한 아버지이다.

-하정훈 선수가 축구를 계속하는 한 아버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집에서만큼은 운동을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버지는 나를 좀 더 강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 운동을 시키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은 없다.



-올해 졸업반인데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일단 좋은 학교에 편입해서 좀 더 축구를 배우고 싶다.

-자신의 장점이 있다면?
위치선정과 몸싸움에 자신이 있다.

-보완해야 할 점은?
좀 더 세밀함과 정교한 플레이를 보완해야겠다.

◆아버지 하성준 감독

-아들을 선수들과 똑같이 대하는 이유는?
어떻게 보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정훈이가)불이익을 당할 때도 있다. 그러나 본인도 그런 부분은 감수해야 한다.

-부자가 같은 축구인으로써 같은 길을 가고 있는데?
처음에 축구를 시키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본인(하정훈)과 엄마도 아버지와 같이 축구인으로 같은 길을 걷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 지금까지 왔다.

-하 감독은 정훈이가 어떤 선수로 남아줬으면 좋겠는가?
만약에 운동을 계속 한다면 지금보다 더 열정을 가졌으면 좋겠고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지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하성준을 뛰어넘을 수 있는 지도자로 성장시킬 의향은?
지도자로 성장시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그 또한 본인의 의지와 열정이 중요하다.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보여진다.
그렇다. 우리 아이가 축구 뿐 아니라 다른 일을 하더라도 잘 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축구도 좋고 다 좋은데 일단 삐뚤어지지 않게 잘 자라줘서 그 점에 대해 감사하다.

-하성준 감독의 지도철학은?
올해는 참 힘들었다. 지도자를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했다. 왜냐면 성적이 대세는 아니지만 노력한 만큼 잘 나오지 않아 선수들에게 쓴 소리도 했지만 마음을 비우고 다시 준비를 했기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늘 “축구에 대한 열정과 준비된 자만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에 축구에 대해 미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항상 강조한다.

대학축구 최고의 지도자로 손색이 없는 송호대 하성준 감독 밑에서 자신의 꿈을 이어 나가는 그의 아들 하정훈 선수의 미래는 하 감독 못지않은 최고의 승부사로 자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사진 이기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