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생중과 혈투 끝 3 PK 1 승
GK 김로만, 승부차기 신들린 선방

포철중이 2011년 중등리그 최정상에 올랐다.

프로축구 K리그 산하 유소년 팀 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2011 대교 눈높이 중등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포항스틸러스 U-15팀인 포철중이 성남일화 U-15팀 풍생중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경기 내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의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두 팀은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을 승부차기로 가렸다. 승부차기서 포철중은 GK의 김로만의 신들린 선방에 힘입어 3 : 1 승리를 거두며 중등리그 최강자임을 확인하고 클럽의 자존심까지 지키는 기쁨을 누렸다.
 
‘축구의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날 경기는 결승전답게 양 팀을 응원하기 위한 관중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포철중의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는 포철중이 전반 초반부터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고 경기장을 넓게 활용하며 일찌감치 주도권을 잡았다.

특히 포철중 이상기와 전상오는 중원에서 빠른 패스플레이를 펼쳤고, 양쪽 측면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시도하며 공격기회를 잡아갔다.

포철중의 위협적인 공세에 풍생중은 경기 시작 5분까지 하프라인조차 넘지 못하며 이렇다 할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포철중은 전반 9분 황희찬이 하프라인에서부터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까지 단독드리블을 펼치며 슈팅을 시도했지만 볼이 골대를 벗어나며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전반이 10분을 넘어가자 풍생중의 반격이 시작됐다. 풍생중은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전반초반과 달리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고 전반 11분에는 미드필드 지역에서 얻은 프리킥을 김원범이 문전에 있던 이진형에게 연결했지만 포철중 GK의 선방에 막히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중원에서 침착하게 볼을 돌리며 볼 점유율을 높이던 풍생중은 시간이 흐를수록 공격기회를 잡아갔고, 포철중 역시 빈틈을 노린 침투패스를 시도하며 공격을 풀어나갔다.

전반 중반 양 팀은 서로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수비적인 전술로 맞섰다. 포철중은 연이은 날카로운 공격이 풍생중의 밀집수비에 막히며 공격을 슈팅까지 이어가지 못했고, 풍생중은 중원에서 전방으로 연결하는 패스가 번번이 포철중 수비에 차단되고 말았다.

전반 20분 풍생중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남기벽과 김원범이 아크서클 왼쪽에서 절묘한 2대 1 패스를 시도했고 리턴패스를 받은 남기벽이 오른발로 낮게 깔아 찬 슈팅이 골로 연결되는 듯 했으나 김로만 GK의 몸을 날린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비교적 날카로운 공격을 펼치던 포철중은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포철중은 전반 24분 황희찬이 오른쪽 사이드라인에서부터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수비수 두 명을 순식간에 따돌리며 슈팅을 시도했지만 GK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이어 전반 30분에도 이상기의 센터링을 문전에 있던 황희찬이 뛰어올라 감각적인 헤딩 슈팅을 시도했지만 다시 한 번 GK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이후 양 팀은 중원에서 끊임없이 부딪히며 선제골에 열을 올렸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전반을 종료해야 했다.

후반 들어 경기 양상은 전반과 다르지 않았다. 포철중은 끊임없는 공격을 펼쳤지만 풍생중의 밀집마크에 번번이 막혔고, 풍생중은 빠른 역습을 시도했지만 쉽게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던 양 팀은 후반 중반까지도 서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풍생중은 후반 28분 전반에 이어 결정적인 기회를 또 한 번 놓쳤다.

풍생중은 역습상황에서 문전을 향해 올린 크로스가 골대를 맞고 나오며 볼을 잡으려 나온 포철중 GK가 넘어졌고, 볼은 풍생중 이진형 앞으로 흘렀다.

이진형은 빈 골대에 쉽게 득점을 올릴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힘이 많이 들어간 탓인지 볼은 아쉽게도 골문을 외면했다.

양 팀의 득점을 터질 듯 쉽게 터지지 않았고 후반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 들어서도 풍생중은 연장 후반 3분 침투패스를 받은 김원범이 GK 일대일 상황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고 득점 없이 종료된 경기는 승부차기로 우승팀을 가려야 했다.

승부차기서 U-15 대표팀 수문장인 전종혁이 버티고 있는 풍생중이 비교적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첫 번째 키커부터 예상이 빗나갔다.

풍생중의 첫 번째 키커로 나선 주장 남기벽이 침착하게 볼을 오른쪽 골대를 향해 찼지만 포철중 GK 김로만은 빠르게 몸을 날리며 막아내고 말았다.

이어 풍생중의 두 번째 키커 이진형의 킥까지 막아낸 김로만은 세 번째 키커 이우빈의 골은 막아내는데 실패했지만 네 번째 키커 김성범의 킥까지 감각적으로 막아냈다.

세 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넣는데 성공한 포철중은 김로만이 네 번째 키커의 킥을 막아내는 순간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우승을 자축하며 중등리그 최강자 자리에 오른 기쁨을 만끽했다.

홍은기 기자
사진=이기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