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고 4 PK 2 언남고
임근재 감독 부임 첫 전국대회 우승 감격

서울 대신고(교장 강창림, 이하 대신고)가 춘계연맹전 우승을 차지하며 17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임근재 감독이 이끄는 대신고는 28일 경북 김천종합운동장에서 막을 내린 ‘제47회 춘계한국고등학교 축구연맹전’ 결승전 언남고와 경기에서 1 : 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 : 2로 승리를 거두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로써 지난 1994년 이성재(전 부천SK)를 앞세워 춘계연맹전 정상에 등극했던 대신고는 17년 만에 다시 한 번 대회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춘계연맹전에서는 2009년 3위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또한 2006년 8월부터 모교 지휘봉을 잡은 대신고 임근재 감독은 4년 7개월 만에 전국대회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대신고는 지난해 8월 통영에서 열린 추계연맹전 저학년부와 11월 서울 효창구장에서 펼쳐진 서울시축구협장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주전 선수들이 3학년으로 성장하는 올 시즌 전망이 매우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2승으로 예선을 통과하고 16강에 진출한 대신고는 16강에서 두 골을 터트린 장준영의 활약에 힘입어 신평고를 3 : 1로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재현고와 8강전을 비롯해  당초 예상을 깨고 준결승까지 올라온 이번 춘계연맹전 ‘돌풍의 핵’ 성지고를 모두 승부차기로 잠재우고 이날 결승에 올랐다.

 대신고가 승부차기 끝에 결승에 오른 반면 정종선 감독이 이끄는 언남고는 8강에서 경남공고를 4 : 2로 준결승에서 강릉 중앙고를 4 : 1로 물리치며 결승에 안착했다.

 이날 결승에서 대신고는 전반 시작을 알리는 주심 호각소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전반 10초 만에 선제골이 터져 나왔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외곽에서 공을 잡은 공격수 김철현이 반대쪽 골문을 향해 때린 슈팅이 몸을 날린 언남고 GK 민승창을 지나 선제골로 연결되며 대신고가 먼저 앞섰다. 김철연의 슈팅이 골로 연결되고 세레머니를 하는 순간 전광판 시계는 15초를 지나고 있었다.

 경기 초반 대신고에 뜻밖의 일격을 당한 언남고는 ‘캡틴’ 강한빛의 노련한 경기 운용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반격에 나섰고 전반 30분 아크서클 부근에서 때린 강한빛의 중거리 슈팅이 대신고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들어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언남고의 동점골이 터진 이후 대신고는 전반 34분 노동욱, 임성재, 최윤혁, 서동욱 등 주전급 선수 4명을 한꺼번에 교체투입 시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고, 언남고 역시 김경관과 최창환을 바꿔 봤지만 양 팀 모두 더 이상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언남고는 후반 12분 상대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강한빛이 문전을 향해 길게 올려줬고 이를 골대 정면에서 유인수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공중으로 뜨고 말았다.

 대신고 역시 후반 26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서동욱이 띄운 공을 임성우가 방향만 바꿔봤지만 골대를 살짝 빗나갔고 승부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 역시 득점 없이 마친 양 팀은 연장 후반 1분 언남고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강한빛의 공을 이어받은 최창환이 아크부근에서 체중이 그대로 실린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다. 최창환의 발끝을 떠난 공은 낮게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했지만 몸을 날린 대신고 GK 조호현의 그림 같은 선방에 막혔고 양 팀 결국 우승컵의 주인공을 승부차기로 가리게 됐다.

 언남고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대신고는 첫 번째 키커부터 세 번째 키커까지 모두 순조롭게 킥을 성공 시킨 반면 언남고는 두 번째 키커로 나선 홍정률의 킥이 공중으로 뜨는 바람에 대신고가 한 골 앞섰다. 이어 언남고는 네 번째 키커 민동구의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온 반면 대신고의 네 번째 키커로 나선 최윤혁은 깔끔하게 킥을 성공시켜 결국 대신고가 승부차기 끝에 4 : 2로 언남고를 제치고 춘계연맹전 17년 만에 우승을 확정 지었다.

 한종훈 기자
 사진=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