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완 극적 결승골, 춘·추계 연맹전 석권


“우승 한 번 하기 무척 힘드네!”

 후반 종료 직전 유승완의 결승로 부터 골이 터지는 순간, 언남고 관계자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지난 22일 제37회 아시아학생축구선수권대회 파견선수 선발전을 겸한 제45회 추계 한국고등학교 축구연맹전 결승전에서 언남고가 여의도고를 1:0으로 힘겹게 따돌리고 추계 고등연맹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언남고는 ‘사실상 결승전’과 다름없던 통진고와의 준결승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잘 짜여진 패스워크와 빠른 템포의 공격력 등 한 수위의 기량으로 상대를 압도하며 김륜도의 두 골과 최성근의 쐐기골로 3:0으로 손쉽게 승리하고 결승에 올랐다.

 반면, 여의도고는 삼일공고와 시종일관 팽팽한 시소게임을 벌이며 연장까지 가는 혈전을 벌였지만, 득점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승부차기에서 여의도고는 골키퍼 신동익이 신들린 듯한 3연속 선방쇼를 펼친 끝에 삼일공고에 3:1로 물리치고 힘겹게 결승에 합류했다.

 추계 연맹전 패권을 두고 격돌하는 두 팀의 맞대결은 전력상 우위에 있는 언남고의 싱거운 승리가 유력한 가운데, 여의도고의 반란도 무시할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펼쳐졌다.

 전력상 약세에 있는 여의도고는 경기 초반 강력한 대인방어로 언남고의 패스를 미리 차단하고 중원 장악에서도 좀처럼 밀리지 않으며 예상 밖의 접전으로 흘러갔다.

 결승전 대비를 단단히 한 여의도고의 기세에 당황한 언남고는 쉽사리 상대 문전을 공략하지 못하고, 빙빙 공을 돌리며 좀처럼 실마리를 풀어가지 못했고, 전반 초반 여의도고의 두 차례 슈팅을 허용하는 등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특히 언남고는 김륜도와 최성근을 중심으로 한 짜임새 있는 공격이 이 날 따라 조금씩 엇나가면서 확실한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다급해진 언남고는 전반 27분 공격수 정희수를 빼고 유승완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빛에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이렇다 할 득점찬스를 만들지 못한 채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승부의 추가 전혀 기울지 않는 백중세는 후반 중반까지 이어졌고, 다급해 보이는 쪽은 언남고였다.

 여의도고는 후반 20분 언남고에 비수를 꽂을 기회를 잡는 듯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20분 프리킥 찬스에서 신재환의 헤딩슛이 골망을 가르면서 앞서나가는 듯 했지만, 이영춘 주심은 공격자 파울을 지적하며 노골을 선언했다.

 수비수 어깨를 짚고 헤딩슛을 했다는 주심의 판단. 여의도고로서는 안타까운 판정이었지만, 언남고에는 간담을 서늘케 한 순간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언남고는 이후 전열을 가다듬고 공격에 더욱 매진하기 시작했다.

 반면, 선제골을 놓친 여의도고는 견고했던 수비가 주춤했고, 이후 언남고의 집중공세에 시달리며 남은 시간 어려움이 예상됐다.

 전반에 교체투입된 유승완의 왼쪽 측면이 살아나면서, 공격의 물꼬를 튼 언남고는 여러 차례 문전에서 시도한 슈팅이 골키퍼 신동익의 선방에 막히며 0의 행진을 계속됐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며 연장전의 기운이 감돈 후반 40분 언남고는 마지막 공격찬스를 놓치지 않고 드라마 같은 골을 터트렸다.

 후반 40분 언남고는 중앙을 파고 들던 안승은의 패스를 받은 유승완이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 차 반대쪽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며 지긋지긋했던 0의 행진을 끝냄과 동시에 우승을 확정짓는 결승골울 뽑아냈다.

 결국, 언남고는 유승완의 환상적인 결승골로 여의도고를 1:0으로 물리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이로써 언남고는 올 3월 진주에서 있었던 춘계연맹전 우승에 이어 추계연맹전까지 동시석권하는 영예를 누린 동시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 고교축구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깨끗하게 털어내는 두 배의 기쁨을 맛봤다.

 한편, 최우수선수상에는 대회 우승에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한 언남고의 주장 최성근에게 돌아갔고, 우승을 이끈 정종선 감독에게 최우수지도자상이 돌아갔다.

 득점왕에는 김륜도(언남고)와 심규선(여의도고)이 공동수상했다.

신석주 기자 (vision007@weeklysoccer.co.kr)
사진 =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