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분석
“최악은 피했다. 16강 가능하다”
조 추첨 결과를 받아 든 허정무호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B조에 속한 대표팀은 영원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 ‘유로2004 우승국’ 그리스와 한 조에 속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지피지기의 심정으로 우리팀을 제외한 B조에 속한 팀들을 살펴보자
FIFA 랭킹/본선진출횟수/최고성적/예선성적/감독 순
‘해적선’ 그리스, 걸리면 침몰한다.
12위/2회/조별 예선/7승3무2패(2조 2위, P.O 통해 진출)/오토 레하겔
유로 2004시절, 그리스는 호날두의 포르투갈, 아트 사커 프랑스를 송곳같이 예리한 역습 한 방에 무너뜨리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그리스는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4)에 정상을 차지하며 세계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놓으며 신흥강호로 떠올랐지만, 조금씩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하다.
그리스는 유럽예선에서 2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우크라이나를 물리치고 힙겹게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그리스의 핵심은 바로 힘과 높이를 바탕으로 강한 압박을 펼치며 빠르고 예리하게 전개해오는 실리적인 역습이 매서운 팀이다.
가장 조직적이며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그리스 축구는 예전 전차군단 독일과 흡사하다.
9년간 그리스를 맡고 있는 독일 출신 대제(大帝) 오토 레하겔 (71)감독의 지휘아래 급속도로 성장한 그리스는 이제 독일보다 더 독일스러운 축구로 세계 축구의 변방을 벗어나고 있다.
그리스는 체격조건이 좋은 선수들을 바탕으로 힘의 축구를 선보이며 강한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능력이 실로 뛰어나다. 해적선이 자기 영역에 들어온 배를 침몰시키는 듯 한 형국이다. 게다가 게카스와 사마라스라는 무서운 예봉마저 지니고 있어 상대하기 여간 껄끄러운 상대다.
하지만 그리스는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단조로운 공격력이 발목을 잡고 있다.
키 플레이어(Key Player)- '특급 골잡이' 테오파니스 게카스(레버쿠젠)
179cm의 비교적 작은 체격의 게카스는 스피드와 문전에서의 골 결정력을 바탕으로 유럽예선 11경기에서 10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오를 만큼 마무리 능력은 세계 최강의 특급 골잡이 반열에 올랐다.
게카스의 득점력은 그리스 명문 파나시나이코스 소속이던 2005~2006 시즌 17골로 득점왕에 차지했고, 분데스리가 보쿰 소속이던 2006~2007 시즌에도 20골을 작렬하며 황금발의 영예를 누리며 그리스의 신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 시즌 잉글랜드(포츠머스 임대)에서의 좌절로 최근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지역예선 잊어라! 영원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
8위/14회/우승 2회(1978, 1986)/8승4무6패(4위)/
하마터면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무대에서 못 볼 뻔 했다. 그만큼 지역예선에서 고전을 펼친 끝에 4위로 겨우 본선에 진출한 아르헨티나다.
마라도나 감독 부임 이후 제대로 힘 한 번 쓰지 못한 아르헨티나지만 그 위용만큼은 아직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아르헨티나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막강 공격력에 있다.
‘마라도나의 재림’으로 불리며 발롱도르를 거머쥔 리오넬 메시가 건재하고, 마라도나의 사위 아구에로의 폭발력과 테베즈의 돌파력, 거기에 이과인, 디에고 밀리토, 팔레르모까지 헤아릴 수 없는 공격수들이 즐비하게 상대 문전을 노리고 있다.
마스체라노(리버풀), 페르난도 가고(레알 마드리드), 후안 베론(에스티투안테) 등 허리진도 최강임에 손색없다.
하지만 최근 아르헨티나의 행보는 너무나 불안하다. 마라도나 감독 부임 이후 80여명의 선수들을 시험 가동하면서 아직도 확정되지 않은 수비라인을 비롯 정해지지 않은 선수단을 하루빨리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아르헨티나의 숙제는 이 구슬들을 어떻게 꿰느냐가 우승에 중요한 열쇠될 것이다.
키 플레이어(Key Player) - 세르히오 아구에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아르헨티나의 핵심은 단연 리오넬 메시다. 하지만 월드컵 같은 큰 무대에서 메시를 상대팀이 가만히 나둘 리가 만무하다.
그렇다면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무대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메시에 집중된 수비를 분산시킬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그 역할은 할 수 있는 선수. 바로 아구에로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볼 수 있다.
마라도나의 사위로 더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아구에로는 아르헨티나 단신 공격 삼인방(메시, 아구에로, 테베즈)에서 중심을 맞고 있다.
공간 침투와 기민한 움직임, 문전 앞에서 깔끔한 피니셔를 자랑할 만큼 타고난 공격수라는 평가다.
다만, 최근 클럽팀에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대표팀에서도 이과인에게 다소 밀려 있어 아르헨티나의 걱정이다.
비상하라! 슈퍼이글스 나이지리아
22위/3회/16강(1994)/9승3무(B조 1위)/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강인한 인상을 남기며 국내 팬들에게 아프리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 바로 나이지리아다.
검은대륙을 대표하던 나이지리아지만 최근 실력은 전성기 때 만큼은 위협적이지 않다.
아프리카 강자 자리도 이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 내준지 오래다.
지역예선에서도 나이지리아는 튀니지가 약체 모잠비크에 잡히는 행운 덕에 우여곡절 끝에 본선무대를 밟았다.
아프리카 특유의 스피드와 유연성으로 무장한 나이지리아는 오바페미 마르틴스(볼프스부르크)와 야쿠부(에버튼), 은완코 카누(포츠머스), 미켈(첼시), 요보(에버튼) 등 공수에서 유럽 정상권 선수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여전히 막강 전력을 과시한다.
다만, 2006 독일 월드컵 진출 실패 이후 세대교체 실패까지 더 하면서 쇠퇴기를 걷는 듯 한 인상이다.
키 플레이어(Key Player) - 존 오비 미켈(첼시)
나이지리아는 뛰어난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지역예선에서 좌우측면을 담당하는 오뎀웨지(로코모티브 모스크바)와 이케추쿠 우체(레알 사라고사)와 투톱으로 나서는 오빈나(인터 밀란)-야쿠부(에버튼)의 신구 조합도 위협적이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의 핵심은 이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존 오비 미켈의 활약에 있다.
첼시에서 활약 중인 미켈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상대 공격 커팅 능력, 역습 때 공격 가담에 이은 스루패스가 일품이다.
들쑥날쑥 기복이 심한 나이지리아 축구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미켈의 활약이 나이지리아 성패의 핵심이다.
신석주 기자(vision007@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