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네덜란드 ● 덴마크 ● 일본 ● 카메룬
유럽의 절대강자 네덜란드, 월드컵에서 만큼은 무적인 덴마크와 8년 만에 귀환한 아프리카의 ‘검은 사자’ 카메룬, 우리와 영원한 라이벌 일본이 속한 E조는 이번 월드컵 죽음의 조 가운데 하나다.
선수 면면에서 앞선 네덜란드의 1위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되지만, 16강의 마지노선인 2위를 놓고 세 팀의 경합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본선에 오르면 항상 16강에 올랐던 덴마크와 홈이나 다름없는 카메룬의 2위 다툼이 흥미롭게 진행되고, 우리와의 숙적 일본이 과연 원정 첫 승을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토너먼트 ‘종이호랑이’ 이번엔 달라! 네덜란드
3위/9회/준우승 2회(1974,1978)/유럽예선 I조 1위/ 베르트 반 마르바이크
프랑스 월드컵 당시 우리에게 5:0의 아픔을 주고, 거스 히딩크 감독을 통해 사상 첫 월드컵 첫 승과 함께 4강 신화를 남기며 우리와의 남다른 인연이 있는 네덜란드가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다.
화끈한 공격축구를 표방하며 토탈사커의 선두주자인 네덜란드는 월드컵에서 매번 전통의 강호로 불리며 우승후보로 손꼽히지만 번번이 토너먼트에서는 미끄러지는 아픔으로 ‘종이호랑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네덜란드는 유럽지역예선에서 8전 전승으로 본선에 직행했다. 네덜란드의 특징은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스피드와 짜임새 있는 조직력으로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반 페르시를 위시로 아르옌 로벤(바이에른 뮌헨), 훈텔라르(AC밀란) 등의 공격력과 반 더 바르트(레알 마드리드), 스네이더(인터밀란), 반 봄멜(바이에른 뮌헨)등이 버티는 미드필더 진은 최강의 평가를 받지만, 수비진에 다소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직 월드컵 우승의 감격을 맛본적 없는 네덜란드는 이번 만큼은 기필코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우승을 위해 남아공으로 향하는 오렌지 군단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키 플레이어 - 로빈 반페르시(아스날)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네덜란드지만 반 니스텔루이 이후 훈텔라르의 성장이 더디면서 확실한 원톱이 부족하다는 점이 최근의 가장 큰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슈퍼 ‘유리몸’ 로벤은 또다시 부상악령이 강림하면서 대표팀 승선조차 어려워졌다.
이래저래 공격진의 공백이 생긴 네덜란드로서는 반 페르시가 유일한 해법으로 여겨진다.
최근 원톱은 물론 좌우 측면까지 모두 책임질 수 있는 반 페르시는 공격의 시초가 되고, 강력한 왼발 프리킥은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해낼 비장의 무기로 손색이 없다.
현재 부상중인 반 페르시가 월드컵 기간까지 완벽한 몸으로 대표팀의 복귀하길 모두가 바라고 있다.
■ 본선만 오르면 16강! 전통 이어간다 덴마크
28위/4회/8강(1998)/유럽예선 A조 1위/모르텐 올센
전통적으로 선이 굵은 축구를 구사하는 ‘북유럽의 강자’ 덴마크는 축구 변방에서 벗어나며 강국대열에 합류한 듯하다.
덴마크는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포르투갈, 스웨덴을 제치고 당당히 1위로 본선 무대에 밟았다.
전력상 네덜란드, 카메룬에 다소 밀리지만 덴마크는 믿는 구석이 하나있다.
바로 월드컵 본선에 오르면 무조건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는 것.
덴마크는 ‘중원의 사냥개’ 크리스티안 폴센(유벤투스)의 압박과 다니엘 아게르(리버풀)과 야콥센(블랙번)의 든든한 중앙 수비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할 만큼 강력한 수비를 자랑한다.
또한 우월한 체격에서 나오는 힘과 높이의 축구로 공중볼에서 언제나 우위를 점하는 특징을 지녔다.
게다가 공격에서 욘달 토마손(페예노르트)의 노련미와 니클라스 벤트너(아스날)라는 걸출한 신예조합의 칼날도 더욱 예리해지고 있다.
본선만 오르면 16강에 진출한다는 좋은 전통을 쌓아가고 있는 덴마크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그 전통을 이어가길 소망하고 있다.
키 플레이어 - 니클라스 벤트너(아스날)
두터운 미드필더와 수비로 상대를 꽁꽁 묶은 뒤 확실한 창으로 상대를 부순다.
전통적인 동유럽국가의 패턴이다. 덴마크도 마찬가지로 공격수의 예리함이 이번 월드컵의 관건이다.
88년 생 니클라스 벤트너는 덴마크 공격의 꼭지점이다.
큰 키를 바탕으로 스피드와 뛰어난 드리블, 골 결정력을 지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비교될 만큼 인정받는 유망주다.
덴마크의 확실한 공격루트인 벤트너의 활약여부가 덴마크의 운명을 좌우한다.
■ ‘검은 사자’귀환! 부활을 꿈꾼다 카메룬
11위/6회/8강(1990)/아프리카예선 A조 1위/폴 르 구앙
1990년 대 아프리카의 군주로 군림하며 세계정상을 노리던 카메룬은 2002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덧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 아프리카 맹주의 자리마저 넘겨줬다. 절치부심하던 카메룬 축구가 이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카메룬은 이번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도 위태위태한 모습을 보였다.
예선 초반 부진의 부진을 거듭하며 두 차례 감독이 바뀌는 내홍을 겪었던 카메룬은 폴 르 구앙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확 달라졌다.
막판 4연승을 구가하며 멀리 보이던 월드컵 티켓을 힘겹게 손이 움켜쥘 수 있었다.
카메룬은 사무엘 에투, 웨보(마요르카)가 공격을 이끌고, 장 마쿤(리옹), 송 빌롱(아스날), 에마나(베티스)의 미드필더와 은쿨루(AS모나코), 아수 에코토(토트넘), 리고베르 송(트라브존스포르), 제레미(뉴캐슬)의 포백라인이 서서히 짜임새를 갖춰가고 있다.
8년 만에 귀환한 검은 사자들이 보여줄 돌풍을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키 플레이어 - 사무엘 에투(인터밀란)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공격수를 꼽는데 반드시 거론되는 이름 사무엘 에투.
그는 디디에 드록바 만큼이나 카메룬에서 신(神)적인 존재로 통한다.
최근 물 오른 득점포를 가동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에투는 기민한 움직임과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먹잇감 앞의 사자처럼 문전에서 더욱 맹렬하게 달려든다. 공격력에 승부를 거는 카메룬은 에투의 폭발력을 믿고 있다.
■ ‘원정 울렁증’ 탈피 16강 도전! 일본
43위/4회/16강(2002)/아시아예선 A조 2위/오카다 다케시
1998년 사상 첫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며 잔치를 벌이던 영원한 숙적 일본이 어느덧 4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한다.
일본은 아시아지역예선에서 호주에 밀려 2위로 월드컵 티켓을 손에 넣었다.
E조에서 일본은 객관적인 전력상 최약체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일본은 ‘원정 울렁증’이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며 최고 성적을 거뒀지만, 원정에서는 1무 5패만을 기록하며 아직 단 한 번도 승리를 챙긴 적이 없다.
이번 월드컵도 네덜란드, 덴마크, 카메룬 등 어느 한 팀도 1승 상대로 손꼽기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일본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일본은 탄탄한 미드필더의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간헐적인 공격을 터트리는 조직력의 팀이라 할 수 있다.
나카무라 순스케를 중심으로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 마쓰이 다이스케(그레노블), 혼다 게이스케(VVV 펜로) 등 뛰어난 미드필더가 즐비해 이들의 플레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일본축구의 영원한 숙제 ‘대형 스트라이커 부재’의 고민을 여전히 안고 있다.
원정울렁증을 극복하고 다케시 감독이 외치는 ‘월드컵 4강’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일본의 행보가 궁금하다.
키 플레이어 - 나카무라 순스케케(에스파뇰)
나카타 히데요시 이후 일본의 에이스가 출연했다. 나카무라 순스케
나카무라는 짜임새를 갖춘 일본 축구의 중심에 있다. 간결한 패스를 위주로 하는 일본의 공수를 조절하고 공격의 시발점인 나카무라는 상대 문전에서 얻은 프리킥 한 방으로 상대 골망을 흔드는 확실한 왼발을 지니고 있다.
비교적 상대가 우위인 점을 감안하면 몇 차례 오기 힘든 프리킥 기회에서 나카무라의 프리킥은 일본의 승패를 가리는 키(Key)될 전망이다.
신석주 기자(vision007@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