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연 회장, 후보 시절 포용 강조해 놓고 회전문 인사로...


조중연 회장의 막말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조 회장의 보복성 인사를 거론한 폭언을 전해들은 고교 지도자들은 분기탱천하고 있으며 ‘그 분 성향은 그런 말을 하고도 남으며, 진작부터 그럴 줄 알았다’며 울분을 토하는 지도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

  전국의 전지 동계 훈련지에서도 조 회장의 폭언을 놓고 뜨거운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고교 지도자들은 항의 서명운동이라도 펼쳐 조 회장의 전횡과 독선을 견제해야 한다고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외신을 통해 알려진 2018월드컵 유치신청도 축구계 내. 외를 막론하고 냉소적인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국면 전환용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조중연 회장의 막말은 리그제 혼란의 와중에서 열린 대책회의 석상에서 터져 나왔다. 폭언의 상대방은 ‘고교 리그제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경북 안동고의 최건욱 감독(52).

  조 회장은 모 간부의 현황 브리핑을 듣던 중 발언을 가로막고 ‘최건욱 감독이 현재 공립학교에 있지’하고 물었고 배석한 모 인사가 ‘맞습니다. 경북 안동고입니다’고 대답하자 ‘뭘 고민해. 그 친구 교육부에 말해서 축구부 없는 학교로 보내버리면 되지...’  ‘......’ 

  조 회장의 싸늘한 이 한마디 폭언에 회의 분위기는 순간적으로 냉랭해졌고, 회의 참석자들의 말문도 석고상처럼 그대로 굳어버렸다는 후문이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협회 인사들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회의를 끝내고 나와 ‘이 말을 절대 협회 밖에 나가서 발설하지 말자’는 결의(?)까지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리그제 전면실시에 강력 반발하며 항의하고 있는 상당수 고교 지도자들의 행동은 정당하다는 평가가 유력하다. 고교 지도자들이 리그제 실시를 반대한다고는 하지만 무작정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들의 처지와 전국적인 현실을 감안하며 갖가지 인적. 시설 인프라 조건 등을 충분하게 조성하기 위해 리그제 실시기간을 일정기간만 유예 해달라는 간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경기인 출신으로서는 협회의 첫 수장을 맡은 축구인이다. 그런 조 회장이 거의 전원이 축구계 후배인 고교 지도자로서 축구인들의 정당한 요구를 협회에 전달해야 하는 소임을 맡은 후배 지도자의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축구부가 없는 학교로 전출을 보내면 된다’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조 회장의 노골적인 전출협박을 조 회장의 측근으로부터 전해들은 안동고 최건욱 감독은 ‘아무런 말도 생각나지 않는다. 할 말이 없다’면서 쓴 입맛만 다셨다.

  더구나 조 회장이 보복 대상으로 거론한 최건욱 감독은 현직 공립고교 체육교사로 조 회장의 폭언은 명백한 교권침해 행위이며, 교권 단체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은 행위라는 점에서 사태의 추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사실 조중연 회장은 도덕성에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회장에 당선된 것이 사실이다. 본사가 1월29일자 1면에 보도한 ‘STC라이프 주식 권유’ 파문도 회장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꼭 해명해야 할 중대한 의혹 사건이며, 아직도 협회 내. 외에 ‘STC라이프사’ 주식에 투자를 해 막대한 손실을 본 선의의 피해자가 수두룩하다는 소문 등을 감안해 볼 때 언제, 누가, 어떻게 뇌관을 건드릴지 알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중연 회장이 취임하면서 단행한 첫 인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비등하다. 또 ‘회전문 인사냐’는 지적과 ‘그 밥에 그 나물’ 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우세하며 ‘주식 매입 손실에 대한 보은 인사에 불과하다’는 싸늘한 반응도 나온다. 

  이번 인사에 대한 축구계의 대략적인 반응은 회전문 인사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재야와 각 시.도 협회장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모 연맹 회장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매불망으로 축구계를 지켜온 인사들은 홀대하면서, 축구계를 떠나 은행 등에서 호의호식한 인사들을 계속 중용 하는 이유가 도대체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중연 회장은 후보 시절 유난스럽게 포용과 화합을 강조했다. 모 협회장은 ‘그렇게 강조했던 포용과 화합 기조는 어디로 다 사라졌으며, 경선에서 약36%의 득표를 한 상대 후보에게 이사 자리 하나도 제의, 할애 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포용과 화합을 입에 올릴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쏘아 붙였다.

  2일 오전 느닷없이 터져 나온 ‘2018 월드컵 유치신청’도 조중연 회장의 독선적인 성품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 절하의 여론이 비등하며, 갓 임기를 시작한 시기에 내놓아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국면 전환용이라는 비판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조중연 회장의 보이고 있는 행보는 대다수 축구인들의 정서와는 반대 방향으로 잡은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비등하다는 점에서 다음 행보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영근 기자(ceo@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