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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화랑대기 명과 암> 연맹회장과 경주시장이 불참한 초라한 시상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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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2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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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초심 잃은 것 아닌가 지도자, 학부모 반발
지난 17일 오전 화랑대기 결승전이 열린 경주시민운동장. 오전 10시부터 6개 그룹 결승전이 열린 구장은 썰렁하기만 했다. 결승전이 벌어진 것이 월요일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너무 한산하기만 했다.
각 그룹 결승이 시작하면서 응원단의 열띤 아우성 등이 이어졌고, 중계방송 준비를 위한 방송사 스태프들의 부산한 움직임만이 관중들의 주목을 끌고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그룹 결승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가 벌어졌지만 썰렁한 분위기는 여전했다.
그러나 네 번째 경기가 열리기 직전 돌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백상승 경주시장이 구장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백상승 시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한산하기만 하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좀처럼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저명인사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며 경기장도 부산스러워졌다.
객석도 점차 자리를 메워가면서 활기찬 분위기로 변했으나 백상승 시장이 B그룹과 F그룹의 시상을 마치고 구장을 떠나자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던 인사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종전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화랑대기는 각 그룹의 결승전이 끝나는 즉시 시상식을 거행했다. 이번 화랑대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느라 유소년연맹 회장과 경주시장의 불참을 의식하지 못했으나 상당수 학부모들은 마땅치 않아하는 기색들이 완연했으며 ‘최소한 대회를 유치한 단체장은 시상식에는 꼭 참석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서울의 모 학부모도 ‘시장이 워낙 바쁘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해도 시장이 경기장에 나오는 그 순간에 만 떼거지로 우르르 몰려나오는 인사들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이냐’며 ‘전형적인 복지부동의 공무원 상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쏘아붙였다.
전북의 모 지도자도 ‘대교 눈높이대회에서 화랑대기로 대회 명칭을 바꿀 때부터 짙은 우려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며 ’이렇게 찬밥 대우를 받으며 무엇 때문에 대회를 경주에서 영구개최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사실 ‘대교 눈높이대회’가 특정 지역성을 강조하는 ‘화랑대기’로 명칭이 전격 교체되고, 경주시에서 영구히 개최하는 것으로 굳어지자 일선 지도자 상당수는 우려의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경주시는 국내 어느 도시도 흉내 낼 수 없는 다양한 인프라를 갖춘 ‘축구특별시‘라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경주시가 화랑대기가 해를 거듭하면서 초심을 잃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 는 부정적인 평가와 지적 등이 쏟아지고 있다.
경주시가 이 대회를 처음 유치하면서부터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을 위해 마련한 ‘한우불고기 파티’는 올해 슬그머니 사라졌으며 올해 대회에 참가 팀들에게는 수박 4통과 과일 5박스, 황남빵 3박스, 축구화 가방 등 만이 돌아갔다.
경주시가 화랑대기를 개최하면서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약3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 기대하고 있다는 대목을 반추해보면 시의 처신이 얼마나 얄팍한가를 피부에 확연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화랑대기’가 경주시에서 영구 개최된다는 것인가. 이 대목에 대해 일선 지도자들의 관심은 매우 뜨겁기만 하다.
특히 중부권과 호남권, 강원권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경주 영구 개최설에 대해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선 지도자 대부분은 경주시가 다양한 인프라를 갖춘 것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면서도 상당수는 전혀 다른 구상을 드러낸다.
각 시도의 자치단체장들도 ‘추계연맹전이 경주시에서 영구개최 될 이라는 소문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화랑대기를 벤치마킹하기위해 경주를 찾은 모 시의 청소년체육계장은 ‘연맹이 경주시에 프리미엄을 준 것처럼 타 도시에도 다년(3년) 계약을 해주겠다면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할 자치단체는 전국적으로 수 두록 할 것이다’며 ‘전국적으로 인프라를 조성해준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라도 연맹이 경주시와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2011년 이후에는 연맹전 개최지를 다양한 도시로 확대해나가는 정책적 변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실제적으로 화랑대기 개최를 열망하는 도시는 전국에서 7- 8 개 도시에 이른다. 경기도의 안산시와 수원시, 충남 부여군과 강원도 태백시. 전남 해남군과 강진군 등으로 이 도시들은 인프라 부분에서 만큼은 경주시와 버금간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대규모 선수단이 묶을 수 있는 숙소 문제 등을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난제는 별개의 의문 사항으로 남는다. 부여군의 경우, ‘연맹이 다년 계약만 해준다면 2011년 이후에는 숙소 문제 등을 말끔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유소년연맹 김영균 실무부회장은 ’경주시에서 연맹전을 영구 개최하는 것 아니냐 우려는 억측에 불과하며, 언제라도 개최지 변경은 가능하다‘면서도 ’경기 인프라와 숙소, 물가 등 경주시와 버금가는 갖가지 조건을 갖춘 도시가 별로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 같다‘며 ’경주시 개최에 문제점 등이 있다면 철저하게 시정하면서 대회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고 강조했다.
유소년연맹이 경주시와 맺은 개최지 다년 계약은 2011년으로 종료되며 이후 화랑대기가 추계연맹전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 한여름의 땡 뱉 보다 더 뜨거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경주에서 김영근 기자(ceo@weeklysocc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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