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석 홍 (서울시 축구연합회 부회장) 인터뷰


“강석홍이 가는 곳에 축구팀이 생긴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축구는 뗄레야 뗄 수 없습니다”

축생축사(蹴生蹴死)

 흔히 축구에 미친 사람에게 하는 비꼬아 쓰는 표현이다. 무언가 하나에 단단히 빠져든 사람. 우리는 그들을 진정한 마니아라 부른다.

 축구를 통해 사람 만나는 것이 좋다는 강석홍(한국 헬스기구, 성원정밀 대표)씨는 축구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을 만큼 축구에 관한 열혈남아다.

 “난 축구를 위해 태어났다”고 본인 스스로 이야기할 정도로 속된 말로 '축구에 미쳐 있다'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강석홍 씨에게 축구와의 인연은 언제부터일까? 

 “태어날 때부터 둥그런 것이 좋아했다고 한다. 아마 축구를 위해 태어난 운명처럼 축구가 매우 좋았다”며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그치질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무척 좋아해서 축구선수가 되려고 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아주 심했다. 몇 차례 축구를 하기 위해 가출까지 감행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지만, 결국 축구선수의 꿈은 이룰 수 없었다.

 그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축구에 대한 미련을 놓지 않았다며 생활축구를 통해 못다 한 축구의 꿈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며 “오로지 축구에 미쳐 살아서 다른 데 눈 돌릴 틈이 없었다”과거를 회상했다.

 현재 그는 한국 헬스기구및 성원정밀 대표로 일하고 있다. 실내외 헬스기구를 제작, 판매하고 각종 기계 부품을 일본오사카협력업체(KANESHIRO)와베트남, 중국 등지에 수출하는 등 사업도 왕성하게 벌이고 있다.

 일도 축구도 모두 완벽하게 하고 있는 강석홍 씨에게 축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인생 거의 전부가 축구라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항상 축구에 매달려 있다보니 가족들과 보낸 시간이 거의 없어 가장 미안하다.
 평소에도 일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축구에 관한 일을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을 소홀하지 않습니다. 대신 저녁에 돌아와서 새벽까지 일하고 있으니까요.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직접 독일에서 전화로 회사일을 봤습니다. 그래서 전화비만 300만 원이나 나왔습니다.(웃음)”

 아침운동을 거르지 않는다는 강석홍 씨는 지금도 축구회원들을 직접 깨우는 수고도 감수하며 같이 운동할 수 있게 독려하고 있다. 

 강석홍 씨는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나누는 순간, 가족들과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결혼 후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라며 겸연쩍은 듯 웃어넘겼다.

 이렇게 축구에 미쳐 있는데 부인이 가만히 있는 게 이상했다.

 “당연히 가만히 안 있죠(웃음). 갈등도 참 많았습니다. 결혼식 때도 축구 때문에 늦어졌고, 신혼여행에서도 그랬고, 직장생활할 때도 월급을 제대로 갖다 준 적이 없었고, 부인은 식당에서 일할 정도로 살림에 보탬이 되지 못했으니까요. 지금도 축구때문에 생활비를 거의 준 적이 없다. 집사람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미안하게 생각해요. 잔소리를 하면서도 항상 걱정해주고 날 인정해주는 부인이 정말 고맙습니다”며 말을 전했다.

 강석홍씨는 “내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축구를 할 것입니다”라며 축구를 통해 이루고자하는 꿈에 대해 답했다.

 “지금도 축구연합회 일도 하고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활동을 할 것입니다”라며 “부인에게 가끔 얘기하는데 내가 죽으면 운동장 한가운데 묻어달라고 그래서 운동장에서 경기하는 선수들과 함께 뛰게!”라고 쓸데없는 소리 한다고 핀잔을 듣지만요”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비록 지금 내 힘이 미약하지만 축구발전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어떠한 일이라도 하고 싶고, 대를 이어 외손자(김인규)에게도 축구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게 힘이 닿는 데까지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축구를 향한 사랑을 표현했다.
그는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서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많이 가져보겠다”며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신석주 기자 (vision007@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