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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구타 사라지니 ‘선배 폭력’ 기승 |
| 기사 작성일 :
09-09-1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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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중 부상 입혀 견제… ‘구타 외면’ 감독도 한 몫
학원 축구계가 고질적인 구타에 휘청거리고 있다.
한 때 파문을 일으켰던 지도자들의 구타는 크게 줄어든 반면 고학년들이 저학년 선수들을 정기적으로 구타한 실태가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지성의 전당’인 대학 축구부에서 고질적인 구타 행위가 빈번하게 자행되고 있는 사실이 낱낱이 드러나 축구협회 차원의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고학년들이 후배를 상대로 자행하는 고강도의 폭력은 감독이 퇴근한 심야 시간대에 숙소 안에서 정기적, 무차별적으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대책 마련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지난 8월 초 선배들의 구타사실이 낱낱이 드러난 A대학의 경우, 숙소에서 심야에 4학년 선수들이 번갈아 가며 1학년 선수들을 집합시킨 후 고질적으로 구타를 자행했으며, 구타가 없는 날이라고 해도 2-3 시간에 걸쳐 원산폭격과 몸 굴리기 등의 가혹행위를 수시로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당수 대학에서는 선배들의 후배들을 대상으로 한 구타 행위가 찬란한 전통(?) 쯤으로 묵인되고 있고, 감독조차도 은근하게 이런 구타와 가혹행위를 방조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대학 축구계에서는 이번에 고질적인 폭력 실태가 드러난 A대학 뿐만 아니라 서울의 B 대학. C대학. 경기도의 D대학. E대학 등에서도 고학년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신입생들의 집단 숙소이탈로 고질적인 폭력 실태가 낱낱이 드러난 A대학 신입생 중 한 선수는 선배들로 부터 수시로 구타를 당하게 되면서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며 ‘신입생들은 숙소를 도살장으로 부른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울먹이며 털어 놓았다.
A 대학 신입생들은 감독의 재발 방지 약속과 학부모들의 만류로 일단 숙소로 귀가했으나 폭력에 대한 불안감을 여전히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선수는 ‘정기적으로 정신적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학부모의 하소연까지 나오고 있다.
축구부 숙소에서 이뤄지고 있는 고학년 선수들이 저학년에 대한 구타 행위는 중. 고등학교도 절대 예외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말 수원의 S고에서 자행된 폭력사건을 들여다보면 고교에서도 폭력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으며, 그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는가를 충분하게 느끼게 해준다.
수원의 S고 3학년에 재학 중인 J선수는 양산 전국대회에 참가 중인 지난 8월 중순 1학년 선수인 K선수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 악의적인 구타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J선수는 K선수의 오른쪽 발등을 발꿈치로 무려 30여회 이상을 연속적으로 찍어 댔으며 K선수는 오른쪽 발등 뼈와 근육이 파열되는 6주의 중상을 입고 말았다.
당시 S고는 양산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 중이었고 K 선수는 8강 진출이 눈앞에 있다는 중압감에 눌려 감독과 학부모에게 구타사실을 털어 놓지 못하고 다음날 경기에 베스트로 출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K선수는 J선수로 부터 구타당한 이유에 대해 ‘1학년이 선발로 경기에 자주 출전한다’는 한 가지 이유 말고는 별다른 것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S고 K선수는 9월8일 오후 분당의 모 병원에서 발등의 부서진 뼈와 근육을 적출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앞으로 6주간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와 재활을 받아야 한다’고 병원 주치의가 밝혔다.
K선수의 부모는 지난 8월 말 4주의 상해진단서를 첨부하여 용인경찰서에 J군을 폭력혐의 등으로 고소장을 접수한 상황이다.
지난 90년대 초반 기승을 부리던 지도자들의 선수 구타와 폭력이 사회로 철퇴를 맞고 언론에 실태가 자주 고발되면서 거의 대부분 사라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도자들의 구타가 거의 사라졌다고는 하나 일부 지도자들은 이번에는 선배들의 폭력을 은근하게 조장하거나 방관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실 감독의 폭력도 큰 사회문제이긴 하나 고학년들의 구타는 더욱 큰 사회문제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먼저 고질적이며 반복적인 구타에 질린 유망주들이 축구를 아예 접어버리게 만들면서 인재 손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고, 우리 사회의 일부 젊은이들 간에 번지고 있는 염세주의에 신입생들이 혹시라도 물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쉽게 떨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협회 김진국 전무는 ‘체육회와 협회가 구타를 일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계몽과 계도를 하고 있으나 협회의 손이 못 미치는 경우가 없지 않다’며 ‘먼저 감독이 굳건한 의지를 갖고 구타가 사라지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절실하다’면서 ‘숙소 구타행위는 폭력을 휘두른 당사자는 물론이고 해당 지도자에게도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대학에서 구타가 난무하고 있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으나 피해 당사자의 진정서 등이 협회에 접수되면 그 실태를 정확하게 조사하여 협회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근 기자 (ceo@weeklysocc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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