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철 감독, 사면의 뒤를 따라 …‘오‥꿈같은 우승’


하재철 감독의 우승 첫 마디는 ‘좀 더 성숙하고 진지한 지도자로 거듭 나겠다’는 촉촉한 한마디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하 감독은 이런 저런 파문으로 그라운드에서는 악명이 높은 지도자였다.

 하 감독은 10일 결승전이 열리는 순간까지도 징계 중인 난감한 처지였다. 지난 5일 열린 상벌위에서 사면 조치를 받긴 했으나 아직 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못해 징계 중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래창 감독관이 협회로 부터 사면이 된 것을 확인하고 후반전에 벤치에 앉아 선수들을 지휘를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한 것이다.

 하 감독은 우승 소감에서 ‘기나긴 터널을 벗어나 밝은 곳으로 나온 기분이다. 매사에 감사하면서 경기에 임하도록 하겠다’는 감회를 피력하며 ‘조중연 회장님과 오규상 연맹 회장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하재철 감독은 안양공고와 건국대를 거친 정통 경기인 출신. 그러나 여자축구계에서는 ‘열돌이’ 라는 별명이 더 유명 할 정도로 다혈질 성향의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조중연 회장이 내린 27명의 사면자 명단에 하재철 감독이 들어가자 상벌위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았으나 ‘좋은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논리를 편 모 위원의 적극적인 견해가 받아들여지면서 사면자 명단에 승차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평소 하재철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은 축구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으며, 그 뛰어난 지도 능력을 김상은 최미래라는 걸출한 투 스트라이커의 존재에서 찾는 지도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오산고는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지난 2006년 청학기 우승을 2연패 할 당시보다 올해와 내년이 더 좋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를 받고 있다. 하 감독이 소회를 피력한 것처럼 경기장에 나설 때 마다 자신의 감정을 추스리고 더욱 연구하면서 긍정적인 자세로 그라운드에 나선다면 여자고교 축구에 또 한명의 전설적인 지도자가 태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든 감격의 우승 현장이었다.
 
전남 강진에서 김영근 기자(ceo@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