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의 도시’ 강진군에서 열린 춘계연맹전이 막을 내렸다. 오규상 회장 취임 이후 최초로 벌어진 공식대회인 춘계연맹전은 이변이 속출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등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가림초는 선수층이 어느 팀보다 두터웠고 한채림과 최은지가 팀의 우승을 이끈 견인차로 활약했다. 특히 최은지는 단신이었지만 집중력이 남달랐고 골을 넣을 줄 아는 선수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경기 신하초의 분발도 눈부셨다. 전력상으로는 조금도 뒤떨어진다고 볼 수 없었지만 최은지를 막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인으로 꼽혔다.

 중등부에서는 전통의 강호 울산 청운중이 파죽의 4연승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고등부는 예상치 못한 파란이 일어났다. 오산정보고의 우승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오산정보고는 3승2패의 전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오산정보고는 예선에서 동산정산고와 대산고에 연이어 패했지만 토너먼트에 접어들면서 강일여고와 포항전산고를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하며 예선에서의 1패를 당했던 대산고와 다시 맞붙어 패배를 멋지게 설욕한 것이다.

 대학부는 한양여대의 독주가 돋보이는 양상을 보였다. 한양여대는 예선에서 여주대를 만나 4:0 이라는 큰 점수로 서전을 장식했으나 울산 과학대와의 경기에서는 혼비백산하는 널뛰기 경기력을 나타냈다. 울산 과학대에 전반 한 골을 먼저 넣은 한양여대는 후반에 3골을 추가하며 여유있는 승리를 거두는 듯 했지만 잇달아 3골을 허용하면서 흥미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한양여대는 강원도립대를 만나서는 다시 평정을 찾고 높은 경기력을 보이며 3:0으로 물리쳤다. 한양여대의 우승이 거의 확정된 위덕대와의 경기는 지소연이라는 걸출한 선수의 독무대가 됐고 4:0이라는 큰 점수 차이로 대미를 장식하며 정상에 올랐다.

 강진 춘계 연맹전은 대회 중반 모 여고 학부모가 그라운드에 난입하여 심판 3명을 폭행한 불상사가 대회 이미지에 먹칠을 한 것이‘옥의 티’였다. 여자 심판 3명은 강진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지난 9일 오후 MRI를 찍었으나 큰 부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춘계연맹전에 투입된 심판들은 대체적으로 판정도 공정했고 능력이 뛰어난 여자 심판들이 대거 투입됐다. 여자 축구계의 재원으로 꼽히는 국제심판들도 투입되며 큰 기대를 걸었으나 학부모로부터 국제 여자심판 2명이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그 빛이 퇴색되고 말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오규상 회장 취임 이후 첫 대회를 치른 신 집행부도 큰 무리 없이 대회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집행부 전원이 강진에 불철주야 상주하면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결집력을 보인 것은 큰 수확이었다.

 강진 춘계연맹전의 성공적인 요인은 무엇보다 강진군청의 철저한 대회 준비와 열성적인 지원도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각 경기장에 투입된 자원봉사자들은 성심성의를 다해 선수들과 학부모와 관중들에게 지극으로 봉사를 했으며 군청 관계자들은 경기장 곳곳에 상주하며 경기 진행을 도왔다.

 특히 전라남도축구협회 신정식 부회장의 열성적인 노고는 축구인들로부터 뜨거운 칭송을 받았다. 신 부회장은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각 경기장을 순회하면서 지원활동을 벌였으나, 모 여고 학부모가 심판을 폭행하는 현장에 있다가 싸움을 말리는 과정에서 학부모로부터 터무니없는 오해를 받아 강진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는 난감함도 겪었다는 후문이다.

 신정식 부회장은 ‘춘계 연맹전은 대회 막판에 심판이 폭행을 당하는 불상사로 인해 모든 봉사자들의 노력과 성의가 다소 빛이 바랜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쓴 입맛을 다셨다.

김영근 기자 (ceo@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