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심판 모임 '레프리즈'를 찾아가다


밥 열 술이 한 그릇이 된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돕기 쉬움을 이르는 말. 바로 십시일반(十匙一飯)이다.

 국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자신의 것을 나눠주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은 요즘, 서로 부족하지만 나누는 기쁨을 누리는 한 모임. 

 레프리즈는 대한축구협회 서울시 소속 심판이 심판비의 5%씩을 적립하여 사회봉사 활동의 뜻을 품고 만든 자발적인 모임이다.

 지난해 1월, 서울시 축구협회 심판 5명이 소박하게 시작한 모임이 어느덧 1년의 세월이 지나, 지금은 21명의 서울시심판이 동참하고 있다.

 레프리즈는 사회 복지재단 신애원 아이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소중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신애원 아이들에게 축구교실을 열어주며 축구공, 축구화 등도 선물하고 매달 조금씩 후원금도 전달하며 아이들의 꿈을 심어주고, 작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는 홍명보 장학재단이 주최한 자선 축구경기에 아이들을 초청해 함께 관람하는 등 축구를 통한 봉사활동을 꾸준하게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도 레프리즈는 신애원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서 많은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번에는 연예인 축구단과 친선게임과 갖고 팬싸인회도 열어줄 계획도 세워놓았다고 한다.

 또한, 레프리즈는 축구를 하고 싶지만, 형편상 어려운 학생들에게 재정적으로 후원도 하고 있다.

 현재 레프리즈가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이상규 학생은 신애원에서 만난 친구다. 작년 축구 교실을 통해 눈여겨보던 이상규 학생은 레프리즈의 도움으로 올해 남대문 중학교 축구부에 진학하게 되어 꿈에 그리던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올해는 경신중학교에 다니는 김대희 학생을 후원하기로 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축구를 포기해야할 처지에 있던 김대희 학생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주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남모르게 좋은 일을 펼치는 레프리즈는 서울시 심판들의 모임이지만, 아주 작은 소모임이고, 회원 대부분도 2,3급 심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20대 회원들도 눈에 띄었다. 모두 재정적인 부분에서 여유롭지 않은 형편이다.

 레프리즈 모임의 리더역할을 담당하는 이일중 심판은"다른 사람들에게는 얼마 안되는 푼돈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정말 소중한 돈이고, 받는 사람도 분명히 소중하게 느끼리라 생각합니다."며 회원들을 자랑스러워했다.
이어 이 심판은 "이 모임을 모르는 심판들이 많아서 참여하지 못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좀 더 활성화돼서 형편이 어려운 축구부 학생들에게 더 많이 후원하고 싶은 게 우리의 바람입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한축구협회가 지정한 심판비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 심판비의 5%를 적립하는데도 선뜻 내어주며, 더 많은 아이들을 도와주지 못하는 것에 못내 안타까워 하는 이들에게서 십시일반의 미덕을 느낄 수 있었다. 

신석주 기자(vision007@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