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멜코리아 변 석 화 회장


험멜코리아(이하 험멜)의 변석화 회장은 자신이 즐기던 축구를 통해 중견기업을 일궈낸 특이한 이력을 지닌 기업인이다.
 80년대 아마추어 축구계에서 '월계조기회'는 강북을 대표하는 명문구단으로 정평이 자자했고, 오늘날 험멜의 멘탈을 제공한 근본이기도 하다.
 1994년 동대문에 위치한 월계스포츠라는 조그마한 업소로 시작된 험멜은 16년이 지난 지금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본사 빌딩 2채를 비롯, 전국 92개의 대리점을 가진 거대한 회사로 변모했다.
 변석화 회장의 성실한 성격과 뛰어난 사업수완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해온 험멜은 전북 현대, 경남 FC 등 두 팀의 프로축구단과 프로농구단 원주 동부 푸르미의 후원사를 맡는 등 점차 그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각종 신년 행사들로 인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변 회장을 6일 월계동 본사에서 만나 창업과 성장의 배경을 들었다.

 Q. 새해가 되었는데 최근 근황은?

 - 신년 행사들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
더군다나 4일 서울지역에 엄청난 눈이 내리면서 행사가 하루씩 늦춰져 더욱 정신이 없는 것 같다. 사실 오늘(6일)도 협회 신년 인사가 있어서 가봐야한다.(웃음) 

 Q. 처음 험멜이 생겼을때만 해도 규모가 작았다고 들었는데 성장 배경은?

 - 우리나라가 아마 스포츠브랜드의 숫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을 것 같다. 국산 브랜드도 많고 외국 브랜드도 많은데 소비자분들께 인정받는 것보다는 사랑을 받는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축구인들께서 많이 도와주셨는데, 그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정도까지 성장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직원들도 열과 성을 다해서 각자 제 몫을 해줬기 때문에 회사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축구인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학축구연맹회장과 내셔널리그 노원 험멜 구단의 구단주를 맡고 있는 등 축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데 축구를 사랑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 어려서부터 축구를 많이 좋아했었고, 사실 그 시절에 할 수 있는 다른 놀이가 별로 없었다.
 이쪽 지역 선, 후배들 모두가 축구를 사랑하고 축구에 삶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축구는 조직적인 운동이면서도 상당히 도전적이고, 경쟁적인 운동이지만 상대에 대한 예의와 배려, 인내심 등을 갖고 있는 굉장히 매력적인 종목이다.
 어떻게 봐서는 축구가 인생의 축소판 같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 완벽한 팀워크와 서로에 대한 배려, 도전 의식 등이 강하다고 생각이 된다.
 지금도 주 5회에 걸쳐 축구를 하고 있는데 얼마 전 다리를 다쳐서 반 깁스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못하고 있다.
 축구를 좋아하다보니 대학연맹의 회장이라는 자리에도 올랐고, 꿈이었던 내셔널리그 팀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Q. 지난해 12월 10년간 꾸준히 후원해온 O. B축구회 행사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 대학연맹 회장이 되고 나서부터 O. B 선배분들을 처음 뵙는데 감히 성함으로만 들었던 대단하신 분들이었다.
 일제시대와 6. 25 등 민족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한국축구를 이끌었던 분들인데 실업팀을 창단하고 나서 인사차 다니면서 그 분들의 대접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일 년에 단 한 번씩이라도 그 분들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는 자리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한 찰나에 마침 그런 자리가 없어서 함께 젊은 시절을 함께 보냈던 분들끼리 모여서 담소라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드려고 했다.
 10년이 지난지 모르고 있다가 지난해 행사장에 가서야 10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알았다.
 선배님들께서 ‘젊은 사람이 고생한다’, ‘더 열심히 하라’는 취지에서 감사패를 주신 것 같다.

 Q. 올해부터 U리그가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되면서 대학연맹의 기능과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 연맹의 역할이 그렇게 축소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두 번의 시범리그를 마치고 올해 처음 정식으로 출범하는 U리그가 정착하고 지도자, 선수, 각 팀들이 겪는 단점이 보완이 된다면 한국축구 발전에 큰 영향을 할 것이고, 대학연맹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다.
 연맹에서 주최하는 대회 수는 분명 줄지만 1년 내내 대회가 열린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운영상 나타나는 단점을 찾아서 보완하고 장점을 더욱 살리는 것이 우리 연맹의 역할이다.
 권역별 이동거리가 길어지면서 선수들이 피로가 쌓였는데 금방 적응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U리그를 운영해보면 분명 좋은 성과점이 나오지 않을 듯싶다.

 Q. 올해 대학연맹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생각인지?

 - 12일 새로운 임원진들과의 상견례를 하는 자리를 통해 올해 연맹이 나아갈 길을 준비하고자 한다.
 좋은 국제 경기를 많이 준비해서 학생들에게 국제 경험을 키우도록 할 생각이며 다소 소외되어왔던 지방학생들에게도 좋은 경기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Q. 대학 지도자들 사이에서 드래프트 문제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 가장 큰 문제는 1학년을 마치고 바로 일본으로 진출하거나 드래프트에 나서는 선수들이 많은데 이것이 학교 측과 협의하에 된 것이 아니고 에이전트와 선수들의 독단적인 움직임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집안에 부모님이 계시다면 학교에서는 스승이 부모이며, 감독들이 각 선수의 장, 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데 어린 선수들이 그런 부분을 간과하고 무시하는 것 같다.
 지도자들은 적당한 시기에 맞춰 선수들을 프로 무대에 진출시키려고 하지만 선수들이 이를 따라주지 않아 안타깝다.
 일찌감치 프로무대에 나섰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선수들도 늘고 있는데 이 선수들이 대학팀에서 보다 더 경험을 쌓은 후 프로로 진출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서 프로가 활성화되어야 하는 것은 맞는 얘기지만 프로가 살기 위해서는 대학축구가 더욱 튼실해야한다.
 최소한 대학에서 3년 정도는 선수 생활을 한 후 프로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나 싶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연맹차원에서 협회에 공식적으로 공문을 발송했다.

 Q. 2010년이 되었는데 축구인들에게 인사말 한마디를 건넨다면?

 - 월드컵 7회 연속 본선에 나간 것을 비롯해, 20세와 17세 대표팀이 나란히 월드컵 8강에 올랐고, 여자 16세 대표팀이 AFC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2009년 한국축구에는 좋은 일이 많았다.   
 2010년에도 축구인 모두가 하나가 되어 남아공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으면 좋겠고, 축구협회와 축구가 모두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이다.

신필중 기자 (pjshin@weeklysoccer.co.kr)
사진 = 안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