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청 정광석 감독 인터뷰


올 시즌 내셔널리그에 혜성처럼 등장해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팀이 있다. 그 주인공은  용인시청 축구단.

 올해 1월에 창단해 선수단을 구성하고 동계훈련 및 조직력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시간이 2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만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광운대와의 FA컵 2라운드와 대한생명 2010 내셔널리그 공식 데뷔전까지 모두 승리하면서 용인시청의 초반 상승세가 무섭다.

 이런 상승세 분위기의 숨은 주역은 바로 용인시청의 초대 사령탑인 정광석(40) 감독이다. 정광석 감독은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1993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 한국프로축구 신인왕 수상 등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낸 당사자이다.

 또한 2002년부터 용인시 축구센터 소속 원삼중학교 축구단의 창단 감독으로 역임했고 광양제철중, 광양제철고 감독을 거쳐 K리그 프로구단인 전남드래곤즈 스카우터로 활약했다. 2009년에는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최우수지도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냈고 유소년 감독을 거쳐 프로구단 스카우터까지 역임한 정광석 감독은 올해 1월 용인시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용인시청축구단의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정광석 감독은 "사실 성인팀 감독은 처음이라 부담이 많이되고 어깨가 무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젊은 감독의 패기와 열정으로 새로운팀에 들어온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항상 도전할 수 있는 정신력을 심어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오는 4월 2일 울산현대미포조선과의 원정경기에 대비해 용인시 축구센터에서 야간훈련을 하고 있는 정광석 감독을 지난 30일 만나봤다.

Q. 광운대와의 FA컵 2라운드와 충주험멜과의 리그 데뷔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는데 소감은?
- 우선 경기들을 승리로 장식해 기쁘지만 두 경기 모두 코치진들뿐만 아니라 선수들까지도 어려운 경기가 되리라 예상하고 있었다. 솔직히 FA컵보다 리그 공식 데뷔전에 초점을 맞추며 팀 조직력을 갖춰가고 있었다. 하지만 광운대와의 FA컵에서 먼저 실점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점골을 성공시키고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 승리로 장식했다. 그당시 몸이 무거웠지만 끝까지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또한 지난 27일 열린 내셔널리그 공식 데뷔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가졌다. 홈에서의 첫 경기를 잘 해야한다는 심적부담이 컷던 탓인지 선수들이 전반전에 몸들이 많이 무거웠다. 사실상 경기내용은 완벽히 마음에 들지않지만 홈팬들에게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는데 만족하고 앞으로 더욱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게 선수들과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Q. 어떻게 프로구단 스카우터에서 용인시청 사령탑을 맡게 됐나?
- 광양체철고 감독 당시 전남드래곤즈 감독인 박항서 감독님이 스카우터직을 제의해 일을 하게됐다. 처음 제의받고 많은 고민을 했다.  유소년 감독을 하면서 현장에만 있었는데 스카우터를 하게되면 현장을 떠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자 박항서 감독님이 현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으면서 선수들을 보는 눈을 키우는것이다라는 말씀을 듣고 스카우터를 시작하게 됐다.   
스카우터를 하면서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됐다. 브라질에 가서 2달간 있으면서 리그를 경험하고 내셔널리그도 많이 보면서 성인축구의 시야를 넓혔다. 그러다 용인시에서 창단한다는 연락을 받고 고민을 하게됐다. 전남 구단측에 이야기를 했는데 아무나 성인팀의 감독을 맡는 것은 아니다라고 사장님은 물론 박항서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면서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다.   
     
Q.용인은 인접해 있는 수원과 성남에 비해 축구 활성화와 저변확대가낮은 지역이다. 어깨가 무거울 것 같은데?
- 용인시 축구센터를 비롯해 많은 운동장들이 있어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은 좋다. 그러나 FA컵과 리그 경기를 치르면서 경기를 보러오신 팬들에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여건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리고 경기일정을 몰라서 못 왔다면서 아쉬워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다. 성남과 수원에비해 프로팀이 없어 상대적으로 저변확대가 낮을 수도 있지만 용인시민들역시 축구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됐다. 축구동호인들의 대회가 있을 때 팀 창단을 알리면서 인사한 적이있는데 반응들이 좋은 것을 보면서 우리가 좋은 경기를 펼치면 시민들께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창단 첫 해인 올해 용인시민들이 많이 경기장에 찾아오실 수 있게 특히 홈경기에는 화끈한 경기를 펼칠 생각이다.
또한 우리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용인시 축구센터가 도심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어 시민들이 찾아오기 쉽지 않을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용인시에 시내에서 경기장까지 한번에 올 수 있는 셔틀버스를 마련해달라고 건의를 한 상태이다.
그리고 연고지 용인의 유소년 축구 꿈나무들을 위해 우리 팀이 승리할 경우 제공되는 승리수당을 코치진들과 선수들이 조금씩 모아 지역 초등학교 축구부에 물품 등을 통해 지원할 생각이다.

Q. 내셔널리그 15개 팀 감독들 중 가장 젊은 것으로 아는데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 우선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 훈련을 할 경우 엄한 감독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운동이 끝난 후 같이 숙소생활도 함께하고 지내면서 운동 선배로서 선수들을 대할 수 있어서 때로는 멘토로서, 때로는 형처럼 대화할 수있다는 것이 젊은 감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단점은 성인 팀감독으로서의 연륜과 경험이 적다보니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상태인지 한눈에 가늠하기가 쉽지않다. 오랜 경력을 지내신 감독님들은 선수들을 한눈에 보면 딱 파악할 수 있다는데 나는 이제 시작단계이므로 쉽지가 않다. 그래서 더욱선수들과 대화를 많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용인시청축구단을 어떤 팀으로 이끌고 싶은가?
- 올해보다는 내년을 위해 담금질을 시작했다. 성적을 올려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정적인 측면이나 팀분위기 등 실력 외적인 부분까지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이민성 플레잉 코치나 박성배 이광석 같은 경험이 많은 프로출신 선수들에게서 실력뿐만 아니라 평소 생활, 경기준비, 마인드컨트롤 등 다양한 부분을 배우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이런 부분을 통해서 다름 팀들에게 용인시청은 만만한 팀이 아니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선수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팀으로 만들고 싶다.

Q.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선수들에게 꼭 당부하는 것이 있나?
-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을 반드시 한다. 경기에 나갈 모든 준비가 끝나면 '우리(코치진)가 해야 할 일들은 모두 끝났다. 운동장에서 경기를 펼칠 사람은 너희들이다. 최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라. 1명이든 10명이든 우리를 보러 온 관중을 위해 최선을 다해라'고 이야기를 한다.

Q. 공식적으로 2경기를 치르면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 공격에 대한 부분이 늘 아쉽다. 동계훈련 때부터 고민한 부분이 바로 공격부분이다. 그리고 패스미스를 줄이면서 패스에 대한 질적인 부분을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들이 같이 훈련한지 3개월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적인 부분에서 아직 완벽하지 않다. 그러다보니선수들이 경기에 대한 조율이 안되다보니 패스미스 같은 실수를 자꾸 범하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 선수들이 좀더 호흡을 맞춰가다보면 나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Q. 내셔널리그 역사상 울산현대미포조선에외국인 용병 2명이 뛰게됐는데 용병도입에 대한 생각은?
- 용병도입에 대한 제도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을 위해 보다 나은 실력을 갖고 있는 용병들이 경기를 펼쳐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나쁠게 없다고 본다. 또한 용병이 내셔널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후 상위리그로 도약한다거나 다른 나라로 간다고 할 때 구단에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플러스가 될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형평성의 문제를 연맹에서 많이 생각해줬으면 한다. 내셔널리그팀들은 일반 기업이 구단인 팀들도 있지만 지자체에 속해있는 팀들이 많이 있다. 지자체에 속해 있는 팀들은 용병제에 대한 생각을 왠만하면 꿈꿀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지역의 대표성을 띄고팀을 창단한 지자체 특성상 용병도입에 대한 생각이 대부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연맹에서는 15개 팀의 특성을 잘 고려해서 모든 팀들이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제도를 만들어주셨으면 한다.

Q. 오는 4월 21일 FA컵 32강에서 K리그 성남일화와 상대하게 됐다. 어떤 각오로 임할 것인지?
- 성남일화의 신태용 감독과는 동기이자 친구다. 성남일화는 프로팀들도 상대하기 어려운 강팀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우리는 우선 가까운 시일에 있는 울산현대미포조선과의 원정경기와 예산FC와의 리그 홈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날 상황을 봐야알겠지만 성남전에는이민성 플레잉코치나 박성배 선수 등 경험있는 선수들이 엔트리에 포함돼 전체적으로 팀을 조율하도록 만들 생각이다. 경험있는 선수들이 들어가면 어느 정도 버텨주면서경기를 펼칠 수 있을거라 본다. 승리에 대한 욕심은 있다. 하부리그 팀들이 상위리그 팀들을 상대로 승리했을때 바로 FA컵의 묘미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을 갖고 편하게 임하다 보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용인시청축구단을 주목하고있는 내셔널리그 팬들과 용인시민들에게 한말씀 한다면?
- 용인시청은 언제나 경기장을 찾아와 주시는 여러 분들을 위해 최상의 경기력을 펼칠테니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주시기 바랍니다. 경기가 끝난 후 돌아가실 때 용인시청의 다음 경기가 언제인지 벌써 기다려진다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수들을 기운나게 하는 것은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관중들의 응원소리입니다. 그런 응원소리가 많이 울려 퍼지는 곳에 용인시청 팀이 항상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용인시청축구단 많이 사랑해주세요. 

양문철 기자(ymch@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