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남초·신정초는 순항, 대동초·신곡초 이변의 희생양


잘 키운 클럽팀 하나 열 학교 안부럽다?

 전북 무주에서 열리고 있는 2009 동원컵 전국초등축구리그 왕중왕전에서 부산아이파크(U-12)를 두고 하는 말이다.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 8일 무주초등학교에서 벌어진 대동초와의 16강전에서 이래준과 김윤서의 맹활약을 앞세워 3：2의 믿기힘든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미 32강전에서 서울잠원초를 1：0으로 잠재우며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감돈 부산아이파크는 16강에서 백승호가 버티고 있는 초등부 최강자 대동초라는 태산과 맞딱뜨리게 됐다.

 당초 대동초의 우위로 점쳐지던 경기는 전반 시작과 동시에 부산아이파크 이래준의 기습적인 선제골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행히 백승호의 만회골이 전반 종료 직전 터져 승부의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

 후반 들어 분위기를 잡은 대동초는 불화산 같은 공격을 펼치던 중 후반 17분 백승호가 역전골을 뽑아내자 관중석에서 ‘역시 대동초!’라는 환성이 터져 나왔다. 

 분위기가 대동초로 흘러갈 후반 22분 부산아이파크 에이스 김윤서가 천금같은 동점골로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패배의 끝자락에서 꿋꿋이 버텨낸 부산아이파크는 오히려 상대방을 향해 비수를 꽂았다.

 곧바로 1분 후인 후반 23분 첫 골의 주인공 이래준이 승부의 쐐기를 박는 결승골을 터트려 3：2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로써 서울의 두 강호를 동시에 제압하고 8강에 오른 부산아이파크는 이번 왕중왕전의 조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연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편, ‘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강호들이 약자에 발목을 잡히는 일은 축구에서 허다하다.

 소위 잘 나간다던 명문팀들의 수난은 16강에서 이어졌다.

 올시즌 6관왕을 노리던 신곡초가 32강에서 미끄러지며 대이변의 서막을 장식했고, 대동초 역시 클럽팀에 무너지며 왕중왕전과 작별을 고했다.

 서울신용산초는 인천남동초와의 경기에서 전반 4분 만에 전우진에 허용한 선제골을 끝내 따라잡지 못하면서 1：0으로 무릎을 꿇고 16강에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반면, 신정초와 광양제철남초는 순항을 펼치며 살아남아 왕중왕전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신정초는 지난 8일 등나무운동장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권승철의 두 골 활약으로 경남밀성초를 3：0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8강 무대에 올랐다.

 비교적 좋은 대진으로 장애물없이 유유히 8강까지 진출한 셈이다.

 광양제철남초는 지역리그 1위를 빼앗아 벼르고 벼른 순천중앙초를  만난 16강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 끝에 전반 21분 장성준의 선제골과 후반 14분 추정호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의 짜릿한 설욕전을 펼치며 8강에 진출했다.

 부산아이파크의 돌풍과 신정초, 광양제철남초 등 만만치 않은 8개 팀이 벌이는 치열한 왕중왕전은 이제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14일과 15일 양 일간 무주에서 8강과 4강을 치러 결승진출자를 가리는 초등부는 29일 서울월드컵보조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올시즌 초등부의 왕좌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석주 기자(vision007@weeklysoccer.co.kr)
사진 =황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