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클은 사전에도 ‘축구에서 상대편이 가지고 있는 공을 기습적으로 빼앗음 또는 그런 기술’이라고 표기되어있을 정도로 축구의 기본이다

 하지만 “우리는 경기 중에 절대 태클을 하지 않습니다” 를 당당히 외치는 팀이 있다.
이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재미 교포로 이루어진 LA 스타워즈 팀은 지난 5월29일 한국에 들어와 서울시의회 팀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이 경기에서 LA 스타워즈 팀은 단 한 차례도 태클을 하지 않았다. 실점을 당하는 그 순간까지도. 왜 태클을 하지 않을까?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태클을 하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태클은 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당하는 사람이 잘 받아줘야 한다. 우리 팀은 50대가 대부분인데 다치지 않고 축구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다칠 수 있는 태클은 안하자는 게 우리 팀의 방침이다”고 말했다.
의사는 물론 목사, 회사원 등 여러 분야에서 본업에 충실한 현지 교민들로 이루어진 LA 스타워즈(김정배 회장, 한창호 감독)팀은 만들어진 목적도 특이했다. 거창한 창단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단순했다. 

 “19년 전 병원 직원들과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운동을 하고 있던 흑인 친구들이 보였다. 힘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 그래도 자신 있는 축구를 하게 됐다. 경기를 하다 보니 어느샌가 직원들이 하나둘씩 주저앉는 게 아닌가.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건강을 챙겨야겠다라는 생각에 축구모임을 시작했다. 확실한 전적을 파악할 수 없지만 아직 이 팀이 승리한 기억이 없다.”

 팀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앨버트 안(Albert An) 박사는 “지는 것은 당연히 속상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우리는 건강을 위해 또 즐기기 위한 축구를 한다. 몸을 다치면서까지 이기고 싶지는 않다. 승리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즐겁게 축구하면 그만이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처음 팀을 만들어서 활동할 당시 LA는 축구 불모지나 마찬가지였다.

 “시작할 때는 운동장 확보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김정배 회장이나 한창호 감독이 팀을 위해 말로 다 못할 정도로 수고하면서 팀을 꾸려나갔다. 경기에서는 지는 게 일이었지만, 상대방을 다치게 하는 플레이는 전혀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젠 LA에서는 우리 팀을 젠틀맨 팀이라고 부를 정도로 인정받았고, 경기장도 허락 없이 사용할 정도로 우리 팀에 대한 신뢰가 쌓여 자부심을 느끼며 축구를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국을 찾은 LA 스타워즈 팀은 벌써 15년이 넘게 국회의원 축구모임과 교류를 하고 있다.

 “고국에 오면 언제나 푸근함도 느껴지고 좋다. 또 많은 축구인을 만나서 반가움과 고마운 마음도 든다” 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LA 스타워즈는 이번에는 나라의 비보 탓에 국회의원 축구모임과의 친선경기는 취소됐다.

 올 10월에 다시 한 번 한국을 찾겠다는 스타워즈 팀은 국회의원과의 친선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축구를 통해서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습니다. 다치지 않고 즐기는 축구, 건강을 위한 축구를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며 포부를 말했다.

신석주 기자 (vision007@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