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청의 우승… 김장현 대회 최우수선수


제57회 대통령배 전국 축구대회가 13일간의 일정을 모두 소화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강릉시청이 창단 후 10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며 마무리된 대통령배의 13일간의 기록을 정리했다.

강릉·천안시청의 해피엔딩

 강릉시청(이하 강릉)의 돌풍은 예선전부터 돋보였다. 라이벌 고양 국민은행(이하 고양)에게 2:0 완승을 거두더니 울산 현대미포조선(이하 미포)과도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보였다. 강릉의 가장 큰 고비는 8강에서 만난 숭실대와의 경기였다.

 전반에만 숭실대에 2골을 실점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간 강릉은 후반 막판까지 1골을 뒤져 패색이 짙던 추가시간에 김철기 선수의 기적 같은 동점골이 터지면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다. 이후 거침없이 4강과 결승전에서도 승리를 만들어내 창단 10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영예를 누렸다.

 천안시청(이하 천안)은 비록 마지막에 우승을 내줬지만, 이번 대통령배의 가장 위대한 도전으로 남았다. 하재훈 감독이 5년 만에 그라운드로 복귀해 처음 출전한 공식대회인 대통령배에서 결승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누렸다. 천안은 안산 할렐루야와 대전 한수원, 광주 광산축구클럽을 차례로 격파하며 결승에 진출해 주위의 놀라움을 샀다. 탄탄한 조직력과 5골밖에 실점하지 않은 수비력이 돋보인 천안은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커 내셔널리그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힘없이 무너진 내셔널리그 강자

 이번 대회는 내셔널 리그의 참패였다. 물론 내셔널리그 팀의 우승으로 마무리됐지만, 상처뿐인 영광인 셈이다. 대회시작 전 우승후보로 '디펜딩 챔피언' 미포와 지난해 준우승팀 고양, 선수 보강으로 내셔널리그 강자대열에 오른 부산 교통공사(이하 교통공사) 등을 꼽혔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치 못한 결과로 모두를 당황케 했다.

 우선, 고양은 불운한 조 편성에 눈물을 흘렸다. 고양을 포함해 미포와 강릉, 전북 예원예술대가 속한 6조는 그야말로 죽음의 조였다.

 고양은 미포와 만난 첫 경기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어려운 승부를 펼쳤고, 강릉에 발목을 잡히면서 예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결국, 16강에는 미포와 강릉이 진출했다.

 16강전에서 미포와 교통공사는 이변의 희생양이었다. 내셔널 리그 강자들은 악몽과도 같았다. 16강에서 대전한수원을 만난 미포는 5년간 한수원에 단 한 번도 져본 역사가 없지만 이 날만은 달랐다. 대전한수원은 후반에 내리 3골을 기록하며 3:2의 드라마틱한 결과를 연출하며 8강에 올랐다.

 반면, 미포조선은 너무나 허무하게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교통공사는 숭실대에게 힘없이 무너졌다. 교통공사의 우위를 점치는 관계자들을 무색하게 숭실대에 내리 두 골을 내주며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쳐 2:1로 무릎을 꿇었다. 안산 할렐루야도 천안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빛나는 스타 김장현, 이용승

 이번 대회 최우수 선수는 '강릉의 제라드' 김장현이었다. 김장현은 예선 첫 경기서부터 결승전까지 제 몫을 톡톡히 하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박요셉 선수가 예선도중 부상으로 빠져 홀로 중원을 책임지면서도 특유의 패스와 넓은 시야로 공격의 활로를 풀어주는 역할을 감당하며 도움 5개를 기록. 이 대회 도움 상을 받으며 2관왕에 올라 진정한 대통령배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득점왕은 교통공사의 이용승 선수가 차지했다. 팀이 비록 16강에서 숭실대에 덜미를 잡히며 일찌감치 대회서 물러났지만, 이용승 선수만은 끝까지 빛났다. 올 시즌 경남FC에서 전격 이적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용승은 자신의 진가를 이번 대회에서 보여주며 내셔널리그에서도 득점왕을 노릴 태세다. 

깔끔한 경기운영. 베테랑의 힘

 경남 남해는 축구대회를 치르는데 있어 베테랑이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대회를 치른 만큼 그만의 노하우도 가지고 있다. 다른 시.도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니 말하면 입만 아프다.

 이번 대회도 13일의 기간 동안 아무런 사건, 사고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다시 한 번 준비된 도시임을 축구계에 알렸다.

 축구 휴양도시를 만들겠다는 남해 군수의 바람이 허세만은 아닌 듯하다. 

신석주 기자(vision007@weeklysoccer.co.kr)
사진 김성환 기자
사진설명 :  우승을 차지한 강릉시청 선수들이 박문영 감독을 헹가레 치고 있다.(위),  강릉시청 나일균이 수비수 2명을 제치며 돌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