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공행상’ 인사 퍼레이드 언제나 끝날까


조중연 집행부가 지난 9일자로 단행한 인사에 반발하여 이상호(59) 경기국장이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 국장은 월드컵기념관 근무로 인사 발령을 받은 것을 협회 내부통신으로 알게 됐으며 곧, 노흥섭 부회장을 만나 사의를 표명하고 협회를 떠났다.
 이 국장은 10일 출근을 하지 않았으며 현재 강원도에 머무르고 있다. 이 국장은 11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더 이상 이 조직에 남아 있을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명예롭게 떠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8년 동안 근무하게 해준 축구협회에 감사하고 있다’면서 ‘축구가 너무 좋아 지난 18년간 휴가도 가지 못하면서도 피곤한 줄 모르고 근무 할 수 있었다’며 ‘그렇다고 현 집행부에 감사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조중연 회장 체제 출범 이후 협회 안에서 현직 국장이 인사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 국장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상호 국장에 대한 보복성 인사가 곧 있을 것 같다’는 소문은 이미 지난 2월 말부터 파다하게 떠돌고 있었고 이번 인사에서 그 실체가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이상호 국장은 리그제를 이끌어 나갈 경기 분야의 실무 총책으로서 협회 수뇌부가 현장의 목소리와 우리 축구계의 현실을 도외시 하며 막무가내로 밀어 붙이는 것에 대해 직언과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며 ‘일선 지도자들의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도 없이 밀어붙이려고 만 하느냐’는 소신 발언을 한 것이 결정적으로 수뇌부로부터 미운 털이 박히게 된 이유가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국장이 경기 분야의 실무 총책으로서 굳은 소신을 펼친 것 못지않게 미움의 대상이 된 이유가 또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각 지역 리그 참가 팀을 배정하면서 고위 인사들로부터 받은 청탁을 단호하게 거절한 것 때문이라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협회는 각 지역 리그를 구성하면서 거의 대부분의 지역이 참가 팀이 모자라 타 지역 등에서 무작위로 팀을 끌어들이는 것이 어쩔 수없는 현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지역 저 지역 등에서 강제로 차출하면서 짜깁기 식으로 참가 팀을 꿰맞출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 고위 인사들의 입김이 수시로 작용한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실제적으로 시안에 나와 있던 특정 팀이 타 지역으로 슬그머니 옮겨진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일선 지도자들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오고 있으며, 이런 부작용 등으로 리그제 성공의 적신호가 켜지고 협회의 신뢰성도 땅에 떨어졌고, 행정의 공정성까지도 크게 훼손당했으며 각 시도 협회장들과 일선 지도자들의 반응은 하루가 다르게 냉소적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협회의 일부 고위인사들의 부적절한 처신은 더욱 리그제 혼란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상호 국장은 ‘특정 팀의 지역 배정을 다시 해줘라’는 고위 인사들의 청탁에 수시로 시달렸으며 청탁을 거절하는 경우, 큰 목소리를 듣기 일쑤였으며 그런 투철한 소신이 이번 인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사실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권한. 그러나 ‘人事가 萬事다’는 말처럼 인사는 물 흐르듯 해야 한다는 것이 철칙이다. 특히 인사에 위인설관이 끼어들 때 그 폐해는 막대하며 조직 전체가 크게 흔들리게 되는 것이 다반사이며 결국 ‘人事가 萬死’가  되고 말 것이다.

 조중연 회장이 취임 이후 단행한 인사의 특징은 ‘내 사람 챙기기’와 ‘위인설관’과 ‘굴러온 돌이 밖인 돌 빼기’ 등으로 대별된다. 즉 협회 밖의 친위 인사의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협회 안의 인사를 밖으로 내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친위 인사들을 위한 ‘위인설관’을 수시로 벌이고 있는 것이다.
 
조중연 회장의 부적절한 인사의 또 다른 특징도 드러나고 있다. 부회장 몫의 정실 인사의 대상들이 ‘승진과 입성 열차’에 승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모 부회장 계보의 이 모 씨. 모 부회장 측근의 이 모. 장 모 씨 등의 파격적인 기용이 눈길을 잡아끌고 있으며, 장원직(고문. 전K3리그위원장)씨를 K3리그위원장 U리그위원장을 겸직하도록 한 것과 서동필(전경기국장)씨를 리그제 추진본부 부위원장에 각각 내정한 것 등은 조중연 회장의 오만한 인품과 의중이 배어나는 대목으로 인식된다.

 조중연 회장의 끝없는 논공행상과 부회장들의 내 몫 챙기기가 언제쯤 끝날 것인지. 축구인들은 촉촉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김영근 기자(ceo@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