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 본선 5월 13일 예정


경희대, 중앙대, 선문대가 FA컵 본선으로 가는 마지막 3장의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8일 하나은행 FA컵 예선라운드 마지막 경기가 천안 축구센터와 김천 종합운동장에서 각각 펼쳐졌다.

 먼저 경희대는 천안 축구센터에서 펼쳐진 서울 유나이티드(이하 서울)와의 경기에서 경기종료 직전 나온 강주호의 천금 같은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이룬 뒤 승부차기 끝에 4-3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경희대는 시작부터 대학생의 패기를 앞세워 힘있게 밀어붙였지만, 중반 이후 오히려 서울의 강력한 압박과 거친 수비에 고전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전반과 비슷한 단조로운 패턴으로 이어지던 경기는 후반 8분, 서울의 김준형이 상대에게 위협을 가하는 거친 태클로 퇴장당하면서 서울은 수적 열세에 놓이며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이에 반해 경희대는 수적 우위를 점하며 더욱 세차게 공세를 퍼부었고 한 방의 카운트 펀치를 노리는 듯 서울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경희대는 후반 27분 되려 서울의 김동해에게 일격을 맞았다.

 수적인 열세로 수비에만 전념하며 역습을 노리던 서울은 단 한 번의 역습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중앙에서 볼을 가로챈 김동해는 페널티 박스 중앙까지 빠른 발을 이용해 단독돌파를 시도했고, 이어진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가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슛이었지만, 경희대 골키퍼 장정현의 실수가 동반된 행운의 골이었다.

 다급해진 경희대는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부으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빈틈이 없고 거친 서울의 수비는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경희대의 공격은 번번히 차단당하며 아까운 체력만 허비하는 꼴이 됐다. 하지만 '두드리면 열린다.'는 말처럼 경희대의 일방적인 공격은 후반 막판에 가서야 결실을 보았다. 끊임없이 문전으로 볼을 붙이는 방법으로 득점을 노린 경희대는 결국 후반 43분 강주호의 헤딩골이 터지며 기적적으로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전,후반 1-1로 비긴 두 팀은 규정대로 승부차기로 승패를 가리게 됐고, 그 결과 경희대가 4-3의 승리를 챙겼다. 서울은 전날 치른 전주대와의 경기로 인한 체력저하를 극복하지 못하고 막판 동점골을 내준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이어 펼쳐진 경기에서 중앙대는 고려대를 승부차기 끝에 힘겹게 물리치며 본선무대를 밟게 됐다. 대학 명문 간의 승부답게 양 팀은 쉴 새 없이 공, 수를 주고받는 빠른 템포의 경기력으로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쪽은 중앙대였다. 전반 39분 가운데에서 찔러준 스루패스가 문전으로 쇄도하던 심재명에게 연결됐고, 심재명은 골문을 비우고 뛰어나온 골키퍼까지 가볍게 제치며 밀어 넣는 침착성을 보이며 선제골을 만들었다. 먼저 앞서나간 중앙대는 전반을 압도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후반들면서 상황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한 골의 여유가 있는 중앙대는 다소 느슨해진 플레이를 보이기 시작했고, 고려대 추적의 빌미를 제공했다. 우려대로 점차 중앙대는 공격의 주도권을 고려대에 넘겨주는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고, 급기야 후반 13분 박희성에게 동점골까지 허용했다. 후반에 투입된 고려대 이재민의 왼쪽 돌파를 계속해서 허용한 것이 결정적인 실수였다. 이재민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수비를 제치고 크로스를 올렸고, 이 공을 박희성이 수비보다 앞서 따내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 골키퍼 몸에 막고 나온 공을 재차 밀어 넣어 1-1 동점골을 만들었다. 동점을 허용한 중앙대는 뒤늦게 본연의 경기력이 회복하며 역전 골을 노렸지만 추가득점에는 실패했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중앙대는 고려대를 5-3으로 어렵게 물리쳤다.

 한편, 같은 날 김천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경기에서는 선문대가 구미 실트론FC를 역시 승부차기 끝에 4-1로 제압했다. 선문대는 구미 실트론FC와의 경기에서 후반에만 서로 두 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속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4-1의 승리를 거둬 마지막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구미 실트론 FC는 전날 대학강호 연세대를 2-0으로 꺾는 파란을 연출하며 예선 3라운드까지 진출, 본선에 대한 희망을 살렸지만 결국 선문대의 산을 넘지 못했다.

 이날 모든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패가 가려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열한 명승부를 펼쳐졌다.       

 대학 10개 팀, K3리그 5개 팀과 0-19 3개 팀이 출전한 이번 예선 라운드에서 예선을 통과한 경희대, 중앙대, 선문대 세 팀은 K리그 및 내셔널리그팀이 포함된 본선 32강전에 오르게 됐다. 본선 무대는 오는 5월 13일 치러질 예정이다.

신석주 기자(vision007@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