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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9 총선, 최대 격전지 동작 을구 현장 스케치
기사 작성일 : 08-04-07 14:21
축구를 매개로 한 대회의 광장, 정치는 아예 뒷전으로 밀려
스타 응원군 안정환 황선홍 나타나자 사인 잔치 벌어져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와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가 맞붙은 서울의 동작 을구는 이번 4. 9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대선에서 참패한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가 먼저 동작 을에 둥지를 틀었으나 곧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가 이곳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면서 동작 을구는 국민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동작 을구에 출사표를 던진 두 후보는 성씨도 같은 정 씨지만 여러 가지 닮은 면이 많다. 먼저 정동영 후보와 정몽준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인큐와 같았던 둥지를 툭툭 털고 천리타향인 서울로 근거지를 불시에 옮겼다는 점이 같다.

 민주당 정동영 후보는 전주에서 전국 최고 득표를 할 만큼 철옹성 같은 지지도를 가진 정치인이다.

그러나 대선에서의 참패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그토록 굳건한 정치적 고향과 토양을 미련 없이 등지고 서울로 발길을 향했다.

정몽준 후보도 거의 비슷한 상황이지만 정동영 후보의 입장과는 다르게 타의로 울산을 떠났다는 점이다.

정몽준 후보의 서울 입성은 상당한 정치적 의미를 동반하고 있다. 매우 위험한 도박이지만 그 도박이 성공 할 경우 상상할 수 없는 대단한 정치적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며, 위험한 장사 일수록 이익이 더 많이 남는다’는 속설이 생각나는 행보로 비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정동영 후보가 대선의 후폭풍으로 인해 어차피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처해 있다고 본다면 정몽준 후보는 여러 가지 희망적인 정치적 분위기와 환경을 등에 업고 서울 동작 을에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비쳐진다.

이번 4. 9 총선의 최대의 격전지로 떠오른 동작 을구의 선거 현장을 본사 취재진은 3월 30일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이곳에 머무르며 현지 주민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청취했다.

‘축구를 매개로 한 대회의 광장, 정치는 아예 뒷전으로 밀려 ’
30일 오전 9시부터 경민고 운동장에서는 ‘제1회 동작이글스 생활축구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오락가락하는 부슬비가 계속 내리면서 운동장에는 이곳저곳에 물이 고여 있었고 땅은 질척했으며 날씨도 매우 음산하고 쌀쌀하기만 했다.

경민고 운동장 이곳저곳에서는 커피 내음이 진동했고, 설사 얼굴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운동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하게 커피를 권했고 또 스스럼없이 권하는 커피와 녹차 등을 넙죽넙죽 받아 마셨다.

이런 풍경은 전국 어느 축구장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만큼 축구라는 스포츠는 유대감이 강하기도 했지만 ‘축구’의 최대의 강점이 바로 이런 강하면서도 끈끈한 동질성이었다.

제1회 동작 이글스 대회에는 8개 팀이 출전했다. 거의가 동작구를 근거지로 한 팀들이었으며 회원은 거의 2.000여명에 달하는 큰 모임이었다.


이 대회에 전 국가대표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팀이 업서버로 초청됐다. 이 팀에는 국가대표 허정무 감독. 정해성 코치. 김현태 GK코치. 김주성 국제부장. 김재한 부회장 . 이영무 기술위원장. 신연호 한양대감독 등으로 구성됐다.

국가대표선수들이 주축이 된 팀의 첫 경기 상대 팀은 사당 이글스. 운동장엔 물이 이곳저곳에 고이고 아주 질펀했지만 대표선수 출신들답게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였고 운동장 여기저기에서는 탄성이 자주 터져 나왔다.

특히 이영무 기술위원장과 김주성 국제부장은 물이 고여  질펀한 운동장이긴 했지만 아주 열심히 뛰었고,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멋들어진 골을 성공시키고서는 맨땅에 무릎을 끓고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연출해 ‘역시 목사님답다’ 라는 탄성을 듣기도 했다.

대표 팀 허정무 감독도 비지땀을 흘렸다. 배가 나온 모습의 허 감독은 수비수를 자청했지만 간간히 화려한 공간 돌파력을 선보이며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두 팀의 친선 경기 후반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9시 25분 경,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가 먼저 경민고 운동장에 들어섰다. 요란한 박수는 아니었지만 이곳저곳에서 박수가 간간이 터져 나왔다.

정동영 후보는 소속 정당의 특징적 색상의 점퍼를 입었고. 동호인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는 모습도 아주 익숙해보였다.

정동영 후보는 경기장을 거의 다 돌고 착석했다. 곧이어 정몽준 후보가 학교 교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문을 열고 내리면서 즉석에서 유니폼으로 바꿔 입고 또 황급하게 축구화를 신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짙은 연민이 우러났다.

 정몽준 후보를 반긴 것은 매우 낫익은 원군들. 이회택 김재한 허정무 이영무 씨 등이 반갑게 맞았다. 우리 속담에 ‘초록은 동색’ 이라는 말처럼 정몽준 후보가 나타나자 상황은 확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동영 후보와 지역구 현안을 논의하던 축구 동호인들은 정몽준 후보가 나타나자 우르르 정몽준 후보 쪽으로 몰려들었고 ‘축구’라는 동질성을 인식하며 친숙함은 충만해졌고 어느덧 정치는 사라져버리고 ‘축구’를 주제로 한 대회의 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곧 대회의 개막을 알리는 대회 선언이 거행되고, 지역구 인사들의 축사와 내. 외빈 소개가 지루하게 이어졌다.

김휘 회장은 축사에서 ‘축구는 만국의 공동 관심사이며 만인의 친구이자, 동호인들은 형제 같은 존재다’고 강조했다.

김휘 회장의 축사는 아주 간단, 명료했지만 듣는 입장에 따라서는 내포하는 의미가 남다른 발언이 없지 않았다. 약50분간이나 진행되던 개회식이 끝나고 정동영. 정몽준 후보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부산스러움 속에서도 양 후보에게 악수를 청하고 사인을 요청하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그러나 정몽준 후보에게 몰린 관중이 훨씬 더 많았다. 잠시 망설이던 정동영 후보가 손을 흔들며 운동장을 떠났다. 정동영 후보는 운동장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얼굴에 웃음을 띄며 손을 연신 흔들어댔지만 안색은 그렇게 밝은 편이 아니었으며 축구장에 온 것 자체가 후회되는 표정이 역력해보였다.

이미 시간은 12시를 조금 넘어선 시각이었고 허기를 느낄 시간이었다. 대회 주최 측에서 준비한 펄펄 끓고 있는 국밥냄새는 회를 동하고도 남았다.

운동장에는 약 1.000여명의 관중들이 한편으로는 정뭉준 후보와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았으며 상당수 동호인들은 쭉 둘러앉아 아주 맛난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는 한가한 풍경이 펼쳐졌다.

경문고 운동장은 이미 국회의원 선거는 저 뒷전이었고, 오직 ‘축구’ 만이 대화의 주제였고  공통 관심사였으며  그 분위기의 주역은 단연 정몽준 후보와 축구만의 이중주가 울려 퍼졌다.

‘스타 응원군 안정환 황선홍 나타나자 사인 잔치 벌어져’ 
 오후 1시로 접어들며 정몽준 후보가 상도동의 남성초등학교로 옮긴다는 소식이 왔다. 정 후보는 남성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리는 연예인 친선축구대회에 참가하는 일정이었다.

오전의 경민고 운동장과는 딴판으로 남성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인조잔디가 깔려 있었다. 운동장에 들어서자 이미 경기는 진행되고 있었다. 이 지역의 조기축구 팀과 영화배우 팀과 가수 팀 등이 참가하는 친선대회였다.

한가하던 남성초 운동장에 웅성거리는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왜 그런가 하고 바라보자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부산 아이콘스 안정환 선수와 황선홍 감독이 말끔하게 신사복을 차려 입고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 뒤에 정몽규 구단주의 모습도 보였다. 한바탕 사인 잔치가 벌어지고 스타들과 함께 사진을 함께 찍는 행렬이 길게 줄을 이었다.

작은 소란이 어느 정도 수그러드는 순간 정몽준 후보가 나타났다. 정 후보는 곧 유니폼을 갈아입고 남성초 운동장에 나와 있는 유권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정 후보는 안정환과 황성홍 감독과도 반갑게 악수를 했다. 곧 이어 벌어진 친선경기에는 김진국 김주성 씨 등과 팀을 이뤄 함께 뛰었고 김흥국을 주축으로 한 영화배우와 가수 혼합 팀과 경기를 가졌다.

전반전 경기 30분 동안 정몽준 후보는 5번의 슛 찬스를 잡았지만 단 한골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전반 30분을 다 뛴 정 후보는 땀을 잔뜩 흘리며 경기장을 나섰고, 기자들이 몰려들면서 즉석에서 집단 인터뷰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정 후보는 인터뷰에서 ‘축구장에 들어서면 고향에 온 것처럼 푸근하고, 또 축구인들을 만나면 친인척을 만난 것보다 더 반갑다’며 축구와의 인연을 누차 강조했다.

정 후보는 기자들과 인터뷰를 마치고 주변에 모여 있던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며 지역의 현안을 청취했다.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축구인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내창(전 경기감독관) 씨는 이 지역에서는 구대인에 속하고 인지도 또한 높은 축구인으로 선.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축구인이다.

이내창씨는 ‘지역에서 정몽준 후보에 대한 이미지가 나쁜 것 같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 처음에는 별다른 지역 연고가 없는 인사들이 불쑥 출마를 선언하면서 주민들이 한동안 어리둥절했지만 이제는 두 후보 중 어느 분이 당선되더라도 그만큼 지명도가 높은 인사들인 만큼 지역 발전도 훨씬 더 빨라질 것 아니냐는 희망적인 기대감을 갖고 있다’ 고 덧붙였다.

친선 경기는 계속되는 상황이었지만 정몽준 후보는 ‘더 많은 주민들을 만나야 된다’면서 그 자리를 떠났다.

-김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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