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전국대회 폐지, 축구계에 부정적 영향 가능성 높아’
현재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구제역 여파가 축구계를 강타하고 있어 2월 중순으로 예정된 8개의 전국대회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난감한 상황에 돌입하고 있다.
먼저 춘계 고교연맹전(회장 조병성)을 유치한 합천군(군수 하창완)이 오는 2월17일부터 28일까지 10일 간 개최될 예정이었던 고교연맹전 취소를 전격적으로 결정하고 6일 연맹에 대회 취소 협조 공문을 발송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연맹 정종선 전무는 “구제역이라는 돌출 악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합천군의 입장은 이해되지만 일정이 너무 촉박해 어이가 없다”면서 “타 도시를 상대로 개최를 일단 타진해보고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합천군 고위 관계자는 “군에서 아직 구제역이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합천군이 한우 집산지이자 대규모 돼지 사육단지라는 현실을 감안해 전국대회를 진행한다는 것이 너무 큰 위험부담이라고 판단하여 대회 반납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이며 곤혹스런 입장을 토로했다.
춘계연맹전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활동한 박무곤(합천군체육지원계장)씨는 “구제역은 국가재난상황인 만큼 고교연맹의 선처를 당부 드린다”면서 “모든 공무원들이 총동원되어 군 초입 등에부터 구제역 유입을 막기 위해 노심초사 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여 연맹 관계자들과 지도자들의 깊은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합천군은 동계훈련을 오겠다는 팀들에 대해서도 구제역 예방 차원에서 방문을 사절하고 있으며, 이미 군에 들어와 동계 캠프를 차린 팀들에 대해서도 하루 빨리 귀향해 줄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합천군은 매년 동계훈련을 오는 축구팀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작년의 경우 약120여 개 팀이 동계훈련을 왔다. 합천군은 천연잔디구장 7면을 개방하고 선수들의 부상과 치료를 위해 병원비 등을 실비로 지원하고 있으며 목욕비 등을 할인해주는 등 갖가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1월 말 안동시에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올해 2월 중순을 기점으로 개최될 예정인 8개 지역의 전국대회 중 최소한 2~3개 대회 정도는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춘계 초·중·고·대학 등의 전국대회의 개최가 예정된 도시는 해남군, 강진군, 강릉시, 창원시, 광양시, 군산시, 합천군, 서귀포시 등이나 구제역이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이 도시 중에서 전국대회 취소를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전국대회가 개최될 예정인 일부 도시는 구제역 외에도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도시까지 포함되어 있어 돌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전국대회에 참가하는 지도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강릉시도 한우농가에서 키우던 소가 1월1일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아 관계 당국자들을 긴장시키고 있으며 통일대기 개최가 어떻게 될 것인지 유동적인 상황에 빠져있다.
이미 전국대회를 유치했다고 하더라도 시와 군 등에서 난색을 표명하면 대회 개최가 물 건너 갈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지방축구협회의 입장이 매우 곤혹스러워지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예방 차원에서 외지인들의 방문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대회 주최 측이 설령 대회 개최를 강행한다고 해도 이미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에서 오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예방을 실시 할 것인지도 큰 고민거리이며 확실한 구제역 예방법도 현재로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대회 주최 측의 고심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구제역의 여파로 축구계가 크게 흔들거리는 것 말고도 전국대회 개최를 위협하는 또 하나의 중대한 변수와 뇌관이 도사리고 있다. 축구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국민스포츠인 야구가 전격적으로 올해부터 모든 전국대회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지역 리그제를 통한 왕중왕전을 시도하고 있어 축구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아울러 관계 당국에서도 ‘축구도 전국대회를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더구나 전국 대학총장협의회의 고위 관계자는 “전국대회 입상성적이 진학에 영향을 끼칠 수 없도록 올해 안에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혀 축구계에 전국대회 존속과 폐지를 놓고 한바탕 소용돌이가 불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적으로 프로연맹을 제외한 7개 연맹의 재정이 전국대회 개최를 통해 상당 부분이 조성된다는 현실을 충분하게 감안하면 전국대회 존속과 폐지는 각 연맹 등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현안이라는 점에서 구제역으로 시작된 전국대회 일시 반납의 여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축구계가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 김영근 기자
사진=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