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은 한국 축구사에 영원히 남을 영광의 한해로 기록될 것이다. 각 카르텔의 대표 팀은 국제대회에 참가하여 큰 결실을 거뒀다. 국가대표팀(감독 허정무)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토종 감독의 주도로 16강 진입을 이뤄내면서 ‘안방 장군’이라는 오명을 깔끔하게 벗어버렸다.
특히 미래의 주역인 남·여 청소년 팀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하여 거둔 눈부신 성적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또한 이같이 눈부신 성장은 어떤 집행부도 이뤄내지 못한 화려한 결과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대축 조중연 회장은 협회 창립 이후 첫 경기인 출신 회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한 각 카르텔의 대표 팀들이 국제대회 등에서 어떤 성적을 낼 것인지 초미의 관심을 끌었으나 당초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축구인들은 정몽준 전 회장이 재임 16년간 일궈낸 성적 이상으로 호성적을 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조 회장이 큰 노력도 했으나, 경기 운 만큼은 천운을 타고난 것 같다”는 표현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남·여 청소년 축구가 거둔 놀라운 성적은 온 국민의 찬사의 대상이다. 덧붙여 청소년 축구는 변방이 아니라 세계 청소년 축구의 중심 세력으로 떠올랐다는 평가에 전문가 상당수가 동의하고 있다.
청소년팀들이 국제무대에서 거둔 성적을 반추해보면 그 같은 평가가 절대 빈말이 아니다.
지난 10월 중국에서 개최된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U-19 남자 청소년대표팀(감독 이광종)은 예선 첫 경기에서 강호 이란을 2 : 0 으로 침몰시켰다. 한국 성인축구에 이란이 어떤 장벽으로 느껴졌던가를 되돌아보면 청소년대표팀이 얼마나 큰 장벽을 허물었는지 느낄 수 있다.
청소년대표팀은 이어 8강전에서 숙적 일본에 3 : 2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 끈질긴 저력을 발휘했다. 안타깝게도 북한에 0 : 2의 통한의 일격을 당하며 결승행을 일궈내지는 못했으나 U- 19 청소년대표팀이 보여준 놀라운 파이팅과 끈질긴 근성은 세계 청소년 축구계 다크호스로서의 위상을 여지없이 만천하에 과시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U-20 여자월드컵에 참가한 대표팀(감독 최인철)은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스위스를 4 : 0 으로 격파하며 기세를 올리며 4강까지 올랐다. U-20 여자대표팀은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덜미를 잡히며 3- 4위전으로 밀려났으나 여자축구의 밝은 미래를 확인시키는 소득을 거뒀다.
U-17 여자대표팀은 월드컵에서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두며 르네상스를 선도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 9월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U-17 여자월드컵 대회에 참가한 한국 U-17 여자대표팀(감독 최덕주)은 첫 경기에서 남아공을 3 : 1로 격파하고 멕시코 돌풍을 4 : 1로 잠재우며 나이지리아와 스페인을 연파하면서 결승에 안착했다.
한국은 일본과 결승에서 3 : 3의 무승부를 이뤄내며 승부차기를 벌였다. U-17 여자대표팀은 89분 동안 분전하면서 일본을 추격했으나 남은 시간은 1분. 한 골차 패배가 눈에 어른거리는 순간이었으나 절대 포기하지 않고 추가 시간에 동점골을 뽑아내는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이소담의 동점골로 경기는 승부차기에 접어들었고 U-17 여자대표팀은 승부차기에서 5 : 4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역대 여자대표팀 세계대회 첫 우승이라는 값진 승리를 거뒀다.
한국 남·여 청소년 축구가 이렇게 세계무대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는 것은 결과 이상의 의미를 주고 있다. 한국 청소년 축구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고 있으며 한국 청소년들의 수준과 기량이 세계 축구에 근접한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주도 세력으로 떠올랐다는 긍정적인 평가까지 받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여자 축구계의 속사정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여자청소년 선수들의 연이은 선전이 쉽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척박하기만 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초등학교는 21개 팀이 등록되어 있으나 국내 대회에 참가하는 팀은 14~15개 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학교는 18개 팀이 등록되어 있으며 고교 팀은 고작 16개 팀에 머물고 있다.
여자 청소년 선수들의 국제대회에서의 눈부신 선전 등이 사회와 체육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으면서 전국을 대상으로 신생팀 창단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오고는 있으나, 근본적으로 여자축구를 토착화시키겠다는 국가적인 정책적 지원은 아직도 미미한 실정이다.
대축과 여자연맹(회장 오규상)이 팔을 걷어붙이고 창단 유도에 나서면서 서울 우이초등학교가 12월 29일 창단식을 가졌고 내년 초에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실업팀 창단이 예정되어 있으나 각 카르텔의 체계적인 창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이 축구계의 중론이다.
여자축구가 이런 열풍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팀 창단이 지속적이고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며 대축의 능동적인 자세 전환도 절실하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특히 대축이 갖고 있는 권한을 여자연맹으로 대폭 이양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축이 큰 집이라면 작은 집은 산하 연맹인데 매사에 큰 집과 작은 집이 티격태격하는 것은 볼썽사나운 그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부수적으로 대축이 여자연맹을 만들어 준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태도로 비쳐지고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여자연맹이 팀 창단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내고 어렵게 조성한 르네상스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도 국가대표 선수 선발권과 대표 감독 선임권 등을 신속하게 이양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여자 축구계의 한결같은 바램이자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김상희 기자
사진제공=K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