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대진 방식에 일선 지도자들 주목
전형두 경남협회장 인터뷰

창원에서 열리고 있는 무학기 대회를 최일선에서 진두 지휘하고 있는 전형두 회장. 깎지 않아 덥수룩한 수염에 두터운 파커를 입고 모자를 푹 눌러 쓴 특유의 털털한 모습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정겹기만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개장한 창원축구센터를 자랑할 때는 목소리 톤이 한 옥타브 올라갔으며 “국내에 창원센터를 따라 올 만한 곳이 또 있을까요?” 하는 장담과 자랑도 서슴없이 늘어놓았다.

 전형두 회장은 무학기의 독특한 대진 추첨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먼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우리가 시행했다고 해 하는 말이 아니라 어느 팀도 다음 경기를 장담할 수 없고, 실력 있는 팀만이 토너멘트에 초대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하니까 너무너무 재미있다는 말이 나온다” 며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 회장의 호언장담처럼 실제로 무학기는 올해부터 독특한 방식으로 다음 경기의 상대 팀을 맞게 된다.

 상대를 맞게 된다는 용어를 쓸 수 있는 것이 무학기는 특정 팀이 거둔 전적에 의해 다음 라운드의 상대 팀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즉 30강 토너먼트에 들어가면서 부터 매 경기로 상대를 추첨으로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대회 등에서 흔하게 벌어지던 승점 조절이나 득점 조절하기 등은 아예 생각도 할 수 없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번 대회의 추첨방식을 다른 전국 대회 등에서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벌써 나오고 있기도 하다.

 무학기는 텃세가 없기로도 정평이 자자하다. 전 회장은 “무학기에서는 홈팀 텃세가 전혀 없어요, 무학기가 벌써 15회의 연륜을 갖고 있지만 2002년도에 마산공고가 서울 언남고와  결승에서 만나 마산공고가 유일하게 우승을 한번 했을 뿐이지 홈 팀은 아예 텃세를 누렸다는 말은 나온 적이 거의 없어요”라고 덧붙였다.

 무학기의 독특한 대전 방식은 무학기에 참석한 감독들의 평가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무학기에 출전한 과천고 박두홍 감독은 “매 경기에 임하는 감독들의 심적 부담은 크지만 토너먼트에 들어가면서 상대 팀을 선택하고 강팀 등을 피하기 위해 조를 옮겨 가거나 또 비겨주기 등 조율이 전혀 필요 없다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안동고 최건욱 감독도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다만 감독의 수덕이 팀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수덕이 없는 나 같은 감독들은 심사가 짠하다”고 우스갯 소리를 한바탕 늘어놓기도 했다.

 무학기는 올 시즌을 여는 첫 대회로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 사실이다. 대회 중반에 무학기를 평가한다는 것이 이른 감이 없는 것은 아니나 여러가지 면에서 흥미를 끌고 있으며 흥행요소가 다분해 대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먼저 쾌적하고 아름다운 창원축구센터에서 전 경기의 72% 가량인 62경기를 소화했다는 점과 창원축구센터의 천연 잔디와 인조 잔디의 상태가 매우 좋았다는 점 등은 높은 평가를 받을 것 같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무학기는 ‘협소한 경기장에서 산만하게 치러졌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고착되어 있었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말끔하게 사라지면서 경남축구협회의 위상도 한 차원 격상될 것이 확실하다.

 전형두 회장은 도 협회장으로서는 드물게 경기인 출신으로 그런 본질적 자질과 토양만으로 고군부투하며 무학기를 전국 최고의 대회로 이끌어왔으나 이제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쾌적하고 월등한 인프라를 앞세워 후배들을 무학기에 초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회장도 한 시름 덜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무학기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점점 흥미로워 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우승 전선의 전운도 점점 짙어지고 있다.

김영근 기자 (ceo@weeklysoccer.co.kr)
사진 = 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