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관 퇴진, 후임 감독 이문석 내정’


여자 축구계가 총체적으로 감독 교체의 난기류에 휩싸여 있다.
올해에만 벌써 여자 실업 6개 팀 중 3팀의 감독이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대교가 지난해 안익수 감독을 박남열 감독으로 전격 교체하면서 교체 바람의 시동을 걸었고, 지난 10월 초에는 수원FMC가 한문배(전 한양대 감독)감독과 이성균(수원고 감독) 감독의 맞교체를 단행했다.

 지난 10월 말 현대제철에서는 안종관 감독이 물러나고 이문석 코치가 후임 감독으로 내정됐다.

 지난 가을부터 교체설이 꾸준하게 나돌던 안 감독은 챔피언 결정전 이전부터 ‘결과와 상관없이 곧 물러날 것 같다’는 의사를 스스로 밝혀왔다는 후문이다. 

 감독 교체 바람은 여자 고교에도 여진을 몰고 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먼저 동산정보고 김동훈 감독이 지난 12월 1일자로 부산 아이파크 GK코치로 팀을 떠났다. 후임 감독에는 유영실(35. 전 국가대표) 코치가 내정된 것으로 열려졌다.

 유영실 씨는 여자축구의 1세대 선수로 미모와 실력을 갖춰 큰 인기를 끌었던 국가대표선수 출신으로 지난 6월부터 동산정보고 코치로 부임하여 활동해왔다.

 지난 10월 코치 성추행 사건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았던 여주대학도 감독 교체설이 파다하게 나돌았으나 이영기 감독의 재신임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학과 중·고 감독들도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
특히 심각한 성적 부진에 시달려온 감독들이 경질 대상으로 꾸준하게 거론되고 있기는 하다.

 지방의 모 대학은 팀 해체설이 꾸준하게 나돌고는 있으나 대학의 근거지 지역 축구협회와 여자 축구계 인사들이 학교 당국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팀 해체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면서 학교 당국자들을 끈질기게 설득하고 있으며 당국자들의 인식도 정상 궤도로 돌아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여자 축구는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던 선수 수급현상이 다소 주춤하면서 큰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는 그런대로 평년작의 수급 상황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중·고등부의 선수 수급이 흔들거리고 있다.

 더구나 올 실업 드래프트에서 조차 선수들의 취업이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나며 취업에 대한 불안감은 점점 짙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올 연말 여자 실업 팀 창단을 준비 중이던 용인시청이 창단을 내년으로 미루며 상당수 선수들의 취업에 적신호가 켜졌고, 모 그룹도 팀 창단 의사를 밝히다가 슬그머니 철회한 것으로 알려져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자연맹(회장 오규상)도 고심하고 있다. 박일진 부회장은 ‘WK리그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팀을 창단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지방자치 단체와 고교·대학 등이 2-3 곳이 있다’며 ‘연맹이 팀 창단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선 지도자들이 스스로의 갖가지 욕망 등을 자제하고 여자 축구계와 팀에 해악을 끼치는 일 등을 절대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때 이른 겨울의 삭풍처럼 여자 축구계에 몰아친 감독 교체의 냉기류가 그라운드에 어떤 그림을 그려낼지 궁금하기만 하다.

김영근 기자 (ceo@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