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도 없이 어떻게 방패 뜷겠나"
15년만에 월드컵 예선에서 만난 남북 대결은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무승부로 결론이 났다.
26일 저녁 중국 상하이 훙커우 경기장에서 벌어진 북한과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한국은 볼 점유율에서는 앞섰으나 상대의 밀집수비를 끝내 뚫지 못하고 득점 없이 비기며 승점 1점을 얻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곽태휘 대신 중앙수비수를 맡은 강민수와 이정수, 왼쪽과 오른쪽에 이영표와 오범석의 포백으로 수비진을 구성하고 김남일과 조원희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박주영이 플레이 메이커로 투입했다.
조재진을 가운데 축으로 설기현과 박지성을 좌, 우 측면 공격수로 세운 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정대세가 최전방에 나서고 홍영조와 문인국이 좌, 우 측면에 나선 북한과 맞섰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공을 더 많이 소유하면서 경기를 주도해나갔지만 이렇다 할 득점찬스를 잡지 못하고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24분 주장 김남일이 목 부상으로 실려나가고 김두현이 투입되면서 한국은 더욱 더 공격적인 전형을 갖추고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북한은 수비수를 다섯 명으로 늘리며 밀집 수비로 맞섰다.
한국 선수들은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북한의 수비수들에게 계속 막혔고 측면에서 중앙으로 올라온 크로스 또한 그다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에 때린 3개의 슈팅 중 유효슈팅은 단 한개도 없었다. 오히려 홍영조와 정대세를 앞세운 북한의 역습에 6차례의 날카로운 슈팅을 허용하는 수비 난조에 빠져들었다. 한국은 후반에 조재진을 빼고 염기훈을 투입하면서 박주영을 최전방으로 밀어 올리고 박지성을 약간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배치시키면서 더욱 공격적인 전형을 갖추려 했으나 월등한 체력을 앞세운 북한 수비수들의 강
력한 대인 마크에 휘말리면서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국 아쉬운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한국은 승부를 내겠다는 생각이 아예 없이 처음부터 무승부를 의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올 정도로 수비 일변도의 대형을 유지하면서 역습에 주안점을 둔 안정 우선의 신중한 경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허정무 감독은 원정 경기에서 승점 1점을 획득했으며 북한과 1승 1무 승점 4점으로 동률을 유지했지만 골 득실차에서 앞서 조 1위 자리를 변함없이 차지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5월 31일 요르단을 홈으로 불러들여 세 번째 경기를 치르게 된다.
상하이에서-신필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