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9일 치러지는 제18대 국회의원 선거를 보름 정도 앞두고 축구판에도 총선 열기가 예사롭지않다.
공교롭게도 양대 축구단체 수장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곽정환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이 이번 총선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둘 다 내년 1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데 한나라당 소속인 정몽준 회장은 텃밭인 울산 동구을 선거구를 포기하고 '빅뱅'으로 관심을 모으는 최대 격전지 서울 동작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또 곽정환 회장은 평화통일가정당 총재로 이번 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20석) 구성을 목표로 선거활동에 올인하고 있다.
여기에 안종복 인천 유나이티드 사장이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 40번으로 이름을 올렸다.
정몽준 회장이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했을 때 안종복 사장이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월드컵 홍보단장을 맡아 반대진영에 있었지만 지금은 같은 배를 타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됐다.
그러나 이들 3인방 모두 선거법에 발목을 잡혀 축구와 관련한 공식 활동이 제한되는 점은 닮았다.
‘축구협회장 정몽준'이나 `프로연맹회장 곽정환'이라는 명의로 화환이나 조화를 보내는 것은 법규에 저촉된다. 축구 행사와 관련한 공식 활동도 상당히 위축이 될 수 밖에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겸하고 있는 정몽준 회장은 지난 14일 스위스 취리히 FIFA 집행위원회에 참석한 이후 축구행사 참석을 자제하고 있다. 26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남북대결이 열리는 상하이에도 날아가지 않는다.
이번 임기를 끝으로 축구협회장을 더 이상 맡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한 뒤 정치인으로 승부수를 걸겠다고 결심한 만큼 총선 승리에 매달릴 수 밖에 없어서다.
곽정환 회장도 프로축구연맹 회장 재선을 내심 염두에 두고 있음에도 평화통일가정당 후보들의 지원 유세 등 정치 일정으로 축구연맹을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비례대표 40번을 받은 안종복 인천 유나이티드사장도 국회의원 배지를 기대하면서도 행보에 조심스럽다.
안종복 사장은 "내심 35번 정도를 기대했는데 당내 사정으로 순번이 뒤로 조금 밀렸다. 하지만 체육인이 비례대표에 유일하게 들었다는 점은 자부심을 느낀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축구인 3명 가운데 투표함 뚜껑을 열었을 때 희비가 어떻게 엇갈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