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감독 “선수들 무분별한 프로 진출 막아야” 이구동성


“홈에서 벌어지는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하겠다”

 19일과 26일 연이어 벌어지게 되는 U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전주대 정진혁 감독과 단국대 신연호 감독이 챔피언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두 감독은 16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기자실에서 벌어진 U리그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만면에 미소를 머금으면서도 U리그 챔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정진혁 감독이 먼저 “장기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결승까지 진출했다. 상대인 단국대가 항상 정상권에 있는 팀이지만 우리 대학도 지방팀이면서도 나름 좋은 성적을 거두는 팀이다 홈에서 벌어지는 1차전에서 승리하고 2차전 어웨이 경기를 여유있게 준비하겠다”며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신연호 감독도 “7개월간의 대장정을 거쳐 최종전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영광이다. 전주대와는 매년 전국대회에서 자주 마주치지만 U리그에서는 소속된 그룹이 다르다보니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전주대 선수들은 운동장에서 열정적으로 움직이며 파이팅이 넘치는 만큼 챔피언결정전 두 경기가 좋은 경기 될 것 같다. 홈에서 벌어지는 2차전에서 재학생, 동문, 학교 관계자들이 보는 앞에서 행가레를 치고 싶다”며 화답했다.

 서로 상대에 대한 칭찬만을 늘어놓던 두 감독은 ‘상대의 약점을 꼽아달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여유롭게 대답했다.

 신연호 감독이 “전주대는 선수들이 열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팀이기는 하지만 완전한 개인의 능력과 플레이가 보이지는 않는다. 상대의 실수를 파고들 생각이다”며 먼저 일격을 가하자 정진혁 감독도 “신연호 감독 부임하기 전부터 단국대에는 져본 기억이 없다. 대학선수권대회를 통해서 단국대 전력에 대한 파악도 어느 정도 이루어졌고, 단국대 18번 선수(한그루)가 위협적이지만 그 선수가 1차전에 나설 수 없다고 알고 있어, 한결 여유로운 경기가 될 것이다. 또 신 감독이 아직 원숙미가 부족하다고 생각을 한다. 홈에서 벌어지는 1차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챙겨 2차전을 여유롭게 맞을 생각이다”며 응수했다.
 
 이어 두 사령탑은 “1차전에서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며 뜻을 모았다. ‘수비에 문제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신연호 감독은 “우리 팀의 경기를 많이 보셨다면 시즌 초와 현재 전술에 많은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전술이라는 것은 하루하루에 만들어갈 수 없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부임한지 7개월이 되어가고 있지만 전국대회에서 한 차례 결승에 올랐다. 수비에서의 약점을 다른 부분에서 보완할 생각이다. 변화는 그 날 경기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1차전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토너먼트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평을 들은 정진혁 감독은 “작년 3개 대회에서 결승에 올라갔지만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올해로 이어진 것 같다. 홈경기를 앞두고 비장의 카드를 준비할 것이다. 그날 현장에서 좋은 경기, 내용있는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며 1차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양 팀 감독들은 서로의 키플레이어들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정진혁 감독은 “토너먼트대회에서 고전을 했던 데는 김영권의 공백이 작지 않았다. 알다시피 김영권은 FC 도쿄로 입단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현재 메디컬테스트와 세부적인 조건에 대한 협의만 남아있다.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활약을 했듯이 우리 팀에도 아주 큰 역할을 하는 선수이다. 본인도 일본으로 진출하기 전에 전주대 축구부에 ‘마지막으로 봉사한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김영권에 대한 기대를 표출했다.

 신연호 감독은 “주장인 김대일이 중원에서 게임을 잘 이끌어준다면 경기가 잘 풀릴 것”이라며 은근한 기대를 드러냈다.

 서로 승리를 장담하며 설전을 벌이던 두 감독은 대학 선수들의 무분별한 프로진출 문제로 인한 지도자들의 고충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하소연을 했다.

 신 감독은 “재학중인 선수들 중 K리그 드래프트에 지원한 선수들이 몇 명 있다. 이 선수들이 프로에 낙점 받을 것으로 본다. 올해는 큰 영향은 없겠지만 내년에 팀을 운영하는데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요즘 학교 동의 없이 무분별하게 재학 중에 프로구단에 입단하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데 대학축구가 살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 학교의 협의나 동의 없이 프로에 입단할 수 없도록 한다든가 3학년 이하 선수들은 대학에서 뛸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학연맹 상임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정진혁 감독은 “일부 선수들이 자퇴 신청을 하고 드래프트 신청을 하면서 현장 지도자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학축구가 살아나서 선수들이 경험을 쌓아야 프로 무대에서도 더욱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곧 한국축구가 고르게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협회에서도 U리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같은 목적이 아니겠나. 자유계약일 때에는 선수육성금 명목으로 프로구단들이 대학에 계약금의 일부를 지급했지만 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받아도 선수 계약금의 4분의 1인 1,250만원 밖에 받지 못한다. 제자이기 이전에 다 후배들이다. 후배들이 좋은 대접을 받으면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 연맹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처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신 감독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신필중 기자 (pjshin@weeklysoccer.co.kr)
사진 = 안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