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선에서 물러난 조관섭 풍생고 총감독 인터뷰
어느 팀이건 정상급의 팀을 만드는 것만큼 오랫동안 전국 정상권에 팀을 유지시킨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도 그렇지만 오랜 기간 애정을 쏟아가며 명문으로 만든 팀을 별다른 이유 없이 자신만의 주관으로 후배에게 물려주는 것 역시 그에 못지않게 어려운 것이다.
지난 1991년부터 사령탑을 맡아오면서 풍생고를 일약 명문고로 발돋움 시킨 후 10년이 넘도록 자신의 옆에서 코치로 보좌를 해오던 유성수 감독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일선에서 물러난 조관섭 풍생고 총감독(50).
비록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팀에 대한 그의 애정은 조금의 변함이 없었다. 총감독으로써 한발 물러나 팀을 바라보고 있는 조관섭 총감독을 풍생고의 고교챌린지 리그 경기가 있던 하남종합운동장에서 만나 얘기를 들어보았다.
Q. 성적이 크게 나빠진 것도 아니고, 문제될 만한 일도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직을 내놓은 이유는?
- 난 18년 동안 감독을 맡으면서 할 만큼 했다. 인수인계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큰 욕심을 부릴 수 있지 않을 때 후배나 제자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Q. 아무리 아끼는 후배라 할 지라도 18년 동안 맡아온 팀을 스스로의 의지로 넘겨준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 누가 해도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등부 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고 자부한다. 젊고 패기있는 사람에게 인수인계를 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왔다.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고, 흔히들 ‘박수칠 때 떠난다’, ‘웃으면서 떠난다’라는 말을 하는데 나 역시 그 시기에 대해 고민을 적지 않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서운하기 보다는 팀을 자연스럽게 물려줄 수 있어서 보람을 느끼고, 축구계에도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쁘다.
Q. 결정에 대한 후회나 미련은 없었나?
- 중학교 감독 4년까지 22년간 풍생에만 몸을 담았기 때문에 후회나 미련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중, 고 축구부 총감독이라는 직책을 달고 있지만 일선에서 은퇴를 했기 때문에 팀이 더 잘하고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제 내 임무다.
Q. 직접 선수들을 지도하다가 이선에서 팀을 지켜보는 것이 힘든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 전체적인 큰 틀은 감독이 짜고 나는 운영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감독의 작전이나 전술 등에 사사건건 개입을 하게 되면 감독 자리를 물려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얼마 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김치우 등 많은 제자들이 프로 무대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다면?
- 한 두 명만 얘기하면 나머지 제자들에게 욕을 얻어 먹을지도 몰라서 말을 못하겠다.(웃음) 졸업한 애들 중에 프로에서 성공한 애들이 많은데 지금 학생으로 있는 애들도 나중에 모두 실력과 인성 부분에서 훌륭한 선수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18년간의 감독 생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 감독을 맡은 첫 해인 1991년 10월에 있었던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한 것이 처음 우승을 한 것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Q. 감독 재임하는 동안 풍생고가 명문으로 발돋움 했는데 비결이 있다면?
- 아이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안에서 모든 것들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Q. 풍생중과 풍생고 모두 프로축구 성남의 유스 시스템에 속해 있는데?
- 현재 성남에서 고등부는 전부 지원을 해주고 있고, 올 초 계약한 중학교도 현재는 일부가 지원되고 있지만 내년이나 후년 정도면 100% 지원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성남 구단은 선수들에게 운동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제공해주는가 하면 지도자들이 신경을 써야하는 많은 부분에 대해 짐을 덜어주고 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Q. 풍생중, 고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연초에 중등 팀 성남과 유스 계약을 하면서 체계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충균 코치가 새로 왔는데 좋은 코치들로 좋은 선수들을 만들어서 프로에서 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Q. 총감독으로써 목표가 있다면?
- 지도자나 선수가 경기나 대회에 나선다는 것은 전쟁에 나가는 것과 같다. 전쟁에 나가면 이겨야 하듯이 우승이 목표다. 우승을 못하더라도 좋은 선수를 육성하는데 초점을 두고 팀을 도울 생각이다.
신필중 기자 (pjshin@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