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자 U-17 신임 감독이 선임됐다.
정연삼(현대정과고) 감독과 하재철(오산정보고) 감독이 복수로 추천되면서 뜨거운 각축전이 벌어졌으나 지휘봉은 정연삼 감독에게 돌아갔다.
정 감독은 서울 체육중학교와 남강고를 거쳐 청주대와 대우 로얄즈에서 선수 생활을 한 정통 경기인 출신이다. 지난 1993년부터 여자 축구계에 몸을 담았다. 이이우 전 초대 여자국가대표 감독을 1세대로 본다면 서정호(서울시청 감독) 감독과 함께 지도자 2세대로 분류되는 고참급 지도자로 분류된다.
정연삼 감독은 울산 출신이 아니면서도 동향 선배의 권유로 울산에 정착한 특이한 이력도 갖고 있다. 울산시에 정착하게 된 이면에는 오규상 여자연맹 회장의 후광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대축 명예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청운중을 창단하면서 지휘봉을 잡아 현재는 현대정과고에 몸담고 있다.
정 감독은 93년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한국여자 축구 미래의 꿈나무와 국가대표들을 육성해왔으며 전국 대회 우승을 약50여회 차지할 정도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02년부터 2010년 까지 소속 선수들의 50%가 청소년국가대표선수로 선발 될 정도로 전통의 강호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인정받으면서 오는 11월 열릴 U-17청소년 월드컵 감독으로 선임됐다.
정연삼 신임 감독은 “오는 11월 개최될 U-17청소년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충주 여왕기축구대회가 끝나는 즉시 선수들을 소집할 계획이며 선수를 폭 넓게 선발할 계획이다”며 “해당 연령의 선수들을 꼼꼼하게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Q. 월드컵에 나서는 감독으로서 포부를 말해 달라
- 청소년 월드컵은 단기 대회의 중요한 의미와 성격도 지녔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가 걸린 것에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모든 노력을 다해 선수들을 선발하겠다.
Q. 정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팀을 완성하기위해 어떻게 선수들을 선발할 계획인가.
- 5월 초 부터 1차로 약30여명을 선발하여 선수로서의 기능을 점검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6월 중순 쯤에는 25명으로 정리를 할 계획이다.
Q. 공·수의 포지션 선발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 공격에서는 3배수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의 공격라인은 좋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수비력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 특히 수비진의 전문성이 뒤떨어진다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수비에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선수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지도자들에게 큰 책임이 있다. 성적에 연연하다보니 수비 선수들의 전문성보다는 팀 안정성에 비중을 두게 되면서 일시적으로 생겨난 현상이다.
선수층이 얇은 탓에 좋은 능력을 지닌 선수들을 먼저 공격에 배치하고 남은 선수들을 수비에 두는 등의 편법을 시정하면 좋은 수비수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여자축구에서 수비력을 경시하는 현상은 곧 사라 질 것이며 수비선수들에 대한 사기 진작책도 필요 할 것 같다.
Q. 일본은 한국 축구가 꼭 넘어야 할 산이다. 울산에서 벌어진 지난해 한·일 여자실업팀들 간의 친선경기에서 수원시설관리공단이 일본 팀에 참패했는데?
- 울산에서 양 팀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정리했다. 결국 세계 여자축구의 새로운 흐름은 기술과 체력의 외길에서 벗어나면 끝말에는 정신력의 싸움이 승부의 분수령을 이룬다고 믿고 있다.
일선 지도자들은 선수들과 많은 대화가 절실하다. 지도자와 선수들이 좀 더 가깝게 머리를 맞대면서 공감대를 두텁게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일본 팀 지도자들에 배울 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Q. 특정 지도자의 개인적 소신과 취향으로 보기에는 특정 팀 선수들이 대표선수 선발 등에서 불이익을 봤다는 평가가 비등한데?
- 매우 예민하고 답변이 곤란한 질문이다. 그러나 청소년 전임 지도자는 무엇보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정 지도자의 재임 기간은 단기간이 될 수 있지만 선수들은 한국여자 축구를 이끌어 갈 동력이다.
기능이 탁월한 선수가 있다면 소속 팀이 선발의 장애물이 될 수는 없는 것이 정상 아닌가. 큰 문제가 있다면 모를까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끌어안고 또 걱정하고 고민할 일이 있으면 함께 고민하면서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승부를 다투는 지도자이기 이전에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을 갖기 위해 저부터 많은 노력을 하겠다.
정연삼 감독은 여자 축구에 20년 가깝게 몸담고 있으면서도 김용호, 최덕주 감독에 이어 3번째로 U-17세 감독을 맡았다. 사실 정 감독이 보낸 20여년의 세월은 강산도 두 번 이상 변한다는 기나긴 세월이다.
그러나 정연삼 감독보다 더 긴 세월을 한길에 몸담고 있는 서정호 감독은 또 어떨까. 서정호 감독은 30년에 가까워지고 있으나 대표 감독 등 하마평에만 오를 내릴 뿐 선임 소식은 아직 듣지 못하고 있다.
한 때 여자 축구계는 사회적 무관심과 외로움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소외 지역이 분명했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지도자들의 피와 땀이 밑거름이 되고 각종 대표 팀이 국제대회 등에서 성적도 내고, 당연하게 사회적 관심과 지원 등이 봇물처럼 터지면서 여자 축구계는 화려한 조명을 받는 신천지로 떠오르고 있다.
정연삼 감독의 전임 감독 취임은 그런 면에서 시사 하는 바가 많은 것이 사실이며 한길 정신으로 여자 축구를 지켜낸 인사들이 맡아야 할 보직을 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영근 기자
사진=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