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목표”


10년만의 한파를 기록했던 지난 15일.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에 온몸이 경직될 만큼 추운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미사리 조정경기장 내 잔디축구장에는 축구화를 신은 여자선수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춥다’를 연발하던 선수들은 이내 진지한 눈빛으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올해 새롭게 창단해 신생팀으로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정정택) 여자축구단의 공개 선발테스트에 지원한 선수들이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강재순 초대감독을 선임하고 선수단을 공개모집하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1987년 울산현대에서 프로에 입단한 강재순 감독은 1997년 강일여고 여자축구부에서 지도자로서 첫 걸음을 내딛은 뒤, 강원도립대학을 거쳐 2006년 충남일화여자축구단의 초대감독을 지냈다.

테스트에 참가한 56명 선수들의 연습경기 모습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지켜보던 강재순 감독은 “신생팀으로서 WK리그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경기력을 끌어올리겠다”며 겸손한 출사표를 던졌다.

살을 에는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비며 테스트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지난해의 여자축구 붐이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선수단을 꾸려 24일 삼척으로 동계훈련을 떠날 예정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2011 여자축구에 어떤 새바람을 일으킬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다음은 강재순 감독과의 일문일답.

Q. 공개 선발테스트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 연습경기를 통해 기술력, 체력, 전술이해도 등을 살펴볼 것이다. 나뿐 아니라 연맹에서 온 경기감독관 2명이 함께 경기를 지켜보며 테스트하고 점수를 종합한다. 총 56명의 선수가 지원을 했는데, 테스트를 통해서 그 중 23명 정도가 선발될 예정이다.

Q. 올 시즌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선수단 구성은 언제쯤 마무리 되나?
- 테스트 결과를 종합해서 선발된 선수들을 20일쯤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 코칭스태프도 꾸려지지 않은 상태인데, 코치들 역시 공개선발을 통해 모집할 계획이다.

Q. 공개테스트를 통해 선수를 선발하기 때문에 경험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 그렇지 않다. 오늘 테스트를 받는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다 알고 있는 선수들이다. 오늘 테스트에서는 기술력, 체력, 전술이해도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고 참고해서 선발할 것이다.

Q. 훈련일정과 올 시즌 계획은 어떻게 되나?

- 선수단 모집이 확정되면 24일 소집해 삼척으로 동계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열심히 준비해 올해 WK리그와 전국체전, 선수권대회 등에 참가할 것이다.

Q. 여자축구감독으로서 느끼는 여자축구만의 묘미가 있다면?
- 여자축구는 아기자기하고 세밀하다. 남자축구보다 박진감이 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외 다른 부분에서는 남자축구보다 더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Q. 실업팀뿐 아니라 학원팀들의 창단소식도 속속 들려오고 있다. 여자축구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인데 소감이 어떤가?
- 최덕주 감독을 비롯한 어린선수들이 큰일을 해줘서 덕분에 선배들이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초창기에는 언니선수들의 노력으로 여자축구를 이끌어 왔는데, 어린 선수들이 먼저 좋은 결과를 내줘서 여자축구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Q. 신생팀으로서 각오가 대단할 것 같다. 올 시즌 어느 정도 성적을 예상하나?
- 일단 같은 신생팀인 스포츠토토가 가장 큰 경쟁상대인 것 같다. 우리 팀은 늦게 출발했고, 어떻게 보면 다른 팀에서 부름 받지 못한 선수들로 구성된다. 하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WK리그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타 팀과 너무 차이가 나지 않도록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 올리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기존 팀을 한 팀이라도 따라잡을 수 있다면 큰 성과를 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목표는 기존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김상희 기자
사진=이세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