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인 감독 “올 시즌 통합우승 노린다”


경상남도 창녕군 부곡면에 위치한 창녕군스포츠파크. 창녕군스포츠파크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여 분지를 형성하는 바람에 4계절 내내 바람을 피할 수 있어 최근 종목을 막론하고 여러 팀으로부터 최적의 전지훈련지로 손꼽히고 있다. 축구 역시 부곡을 전지훈련지로 찾는 팀이 늘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지난해 1월 개장한 창녕군스포츠파크가 천연잔디 1면에 인조잔디 3면을 갖추고 있어 축구환경에 최적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설과 함께 겨울철에도 영상6도의 따뜻한 평균기온과 항상 섭씨 78도의 유황온천인 부곡온천이 있어 선수들이 훈련 후 온천욕을 통해 빠른 피로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를 비롯해 100개 팀 정도가 창녕군스포츠파크에서 동계훈련을 치렀고 올 시즌에도 기자가 찾은 1월 13일 초중고 실업팀을 통틀어 현재 약 30개 팀 정도가 부곡을 찾아 올 시즌 도약을 위해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중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부곡에 동계훈련 캠프를 차린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의 훈련장을 찾았다. 2006년 내셔널리그에 첫 발을 디딘 부산교통공사는 그해 10월 경북에서 펼쳐진 ‘제87회 전국체전’에서 일반부 우승을 이끌어내며 내셔널리그 강호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09년 대전광역시에서 펼쳐진 ‘제90회 전국체전’에서도 우승을 거머쥐었으며 지난해 7월 강원도 삼척 내셔널리그 선수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내셔널리그 강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부산교통공사는 유독 리그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다른 대회에서는 우승의 고지에 올랐지만 리그 통합우승은 한 번도 일궈내지 못했다. 1992년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맡아 아시아 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이끌어내며 2006년부터 부산교통공사를 지휘하고 있는 박상인 감독 역시 “다른 대회에서 우승을 많이 해봤지만 유독 리그와 인연이 없었다”고 운을 뗀 뒤 “지난해에도 전반기 2위를 차지하며 사실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후반기에 선수들이 급격한 체력저하 현상을 보이며 결국 미끄러졌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올 해 10명 가까운 선수를 물갈이 하며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 기량이 좋다. 이번 동계훈련을 잘 치러 리그 통합 우승에 도전 하겠다”며 올 시즌 출사표를 던졌다.

다음은 부산교통공사 박상인 감독과 일문일답.

Q. 2년 연속 전지훈련으로 부곡을 찾은 이유는?

- 부곡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다. 고향을 떠나 전지훈련지로 부곡의 장점이 너무나 많다. 우선 주위를 둘러보면 이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분지를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겨울철 바람을 막아줘 훈련에 도움이 된다. 또한 지난해 창녕군스포츠파크 개장으로 인해 축구 인프라가 잘 갖춰졌고 관광지다 보니 숙박시설과 무엇보다도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따뜻한 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내 생각에는 이곳 부곡이 동계훈련의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Q. 올 시즌 리그 전반기에 2위에 올랐고 내셔널리그 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는데?

지난해 동계훈련의 성과가 좋았다. 사실 지난해 전반기 리그 2위가 너무나 아쉬웠다. 더 치고 올라갈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전반기 리그를 치르느라 지쳤는데도 불구하고 내셔널리그 선수권대회에서 잘해줘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현장 지도자로서 너무나 기뻤다.

Q. 전반기 성적은 좋았지만 후반기 성적이 저조했는데?

- 전반기 매 경기 혈전을 치르느라 선수들이 정말 많이 지쳤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체력분배도 중요한데 우리는 그러한 부분에서 약점을 보였다. 그 결과로 후반기에 선수들이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였고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해 후반기 결과가 좋지 않았다.

Q. 오늘 훈련장에 와서 보니까 선수들이 많이 바뀐 것 같은데?

- 우리 팀은 지금 대대적인 팀 리빌딩 중이다. 올 해 10명의 선수가 새롭게 보강됐다. 새로 영입한 선수들 거의 대부분의 기량이 좋아서 만족하고 있다.

Q. 이번 동계훈련 중점은?

-  우선 우리가 1월 3일부터 이곳으로 와서 1차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체력적인 부분이 많이 모자람을 느꼈다. 선수들 체력훈련에 중점을 둘 생각이고 다른 대학팀들과 연습경기를 통해 새로운 선수들과 기존선수들의 호흡을 맞춰 볼 예정이다. 그리고 설 연휴를 보낸 후 2월 7일부터 다시 부곡으로와 2차 전지훈련을 통해 세밀한 부분전술과 세트피스 훈련을 통해 전술을 가다듬을 생각이다. 현재까지는 선수들의 동계훈련 성과가 만족스럽다. 하지만 부상선수들이 많은 것이 조금 염려되는 부분이다.

Q. 평소 훈련 여건은 어렵지 않나?

- 우리는 훈련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2009년 전국체전에서 우승하니 시에서 예산을 들여 최신식 시설로 전용구장을 지어줬다. 그라운드 상태도 매우 좋고 선수들이 실내 훈련도 같이 할 수 있도록 실내연습장까지 갖춰있다.

Q. 평소 선수들에 어떤 주문을 하나?

- 학생이 아닌 성인이다. 성인이다 보니 개인기나 기본기는 이미 갖춰있다. 나는 선수들에게 항상 생각하는 축구를 강조한다. 무작정 뛰는 축구가 아닌 머리를 써가며 창조적인 플레이를 만들 줄 아는 선수가 되라고 주문한다.

Q. 올 시즌 부산교통공사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를 꼽으면?

- 솔직히 그 부분이 조금 민감하다. 지금 시즌 시작 전이기도 하고 주전 다툼에 선수들이 서로 경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특정 선수를 거론하기는 조금 그렇다. 이해해 달라 대신 시즌이 시작되면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Q. 현장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어떤 스타일의 축구를 추구하는가?

- 수비 보다는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한다. 빠른 패스를 통한 공간창출과 타 팀보다 한 박자 빠른 축구를 구사하려 노력중이고 한 번의 찬스가 와도 반드시 골을 넣을 수 있는 결정력 있는 축구를 추구한다. 그러기 위해서 선수들 상호간에 콤비네이션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본다.

Q. 마지막으로 내셔널리그 발전을 위해서 하고 싶은 말은?

- 요즘 한창 승강제 제도에 대해 말이 나오고 있다. 내셔널리그에서 현장지도자 생활을 하며 느낀 것 인데 우리나라 축구 발전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승강제 도입이 필요하다. 내셔널리그 선수들에게는 프로진출이라는 커다란 동기부여가 되어 열심히 할 것이고 프로선수들은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루 빨리 현실에 적합한 방향을 만들어 승강제 도입이 실현 되었으면 좋겠다.

※ 필자가 부산교통공사 훈련장을 방문한 날이 1월 14일이었다. 정확히 일주일 뒤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2011년도 정기 대의원 총회를 통해 2013년부터 프로축구 승강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한종훈 기자
사진=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