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학업 두 마리 토끼 잡은 새내기 11학번
12월 14일 경희고(교장 홍익표)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현을 만났다. 그에게는 이제 특이한(?) 이력이 생겼다. 올 시즌 내내 등번호 18번이 새겨진 자주·곤색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휘젓던 그가 체육 특기자도 아닌 일반 수시전형을 통해 11학번으로 서울대(체육 교육)에 입학하게 된 것이다.
사실 축구도 마찬가지지만 운동선수로 살아가며 학창시절 학업과 운동을 함께 병행하기는 힘들다. 빠르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운동의 길로 들어서게 되면 그 순간부터는 갖가지 이유로 십중팔구 그 운동에 ‘올인’ 하게 되며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학업과는 멀어지는 것이 현 실상이다. 물론 최근 각계각층의 노력 끝에 일선 지도자들도 기본적인 학업 능력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운동부원에게 학업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지만 어려서부터 운동에만 매달렸던 선수들이 학업에 적응하기란 여간 쉬운 것이 아니다.
경희고 김현은 본지 기자와 인터뷰에서 “‘운동선수는 아는 것이 없다’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축구와 학업 둘 다 정말 열심히 했다”고 밝히며 “서울대 축구부원으로 U리그에도 참가하면서 선진 축구를 공부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다음은 김현과 일문일답
Q. 학교 성적이 제일 궁금한데
- 그동안 축구를 하면서도 꾸준히 공부를 해왔다. 그리고 빠지지 않고 모든 수업에 다 참가했다. 중학교 때는 아마 꾸준히 반에서 10등 안에는 들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와서 1학년 마치고 2학년에 올라갈 무렵 문과와 이과를 나누게 되는데 문과 전체 11등으로 문과로 갔다. 3학년 때는 반에 38명이 있었는데 5~7등 정도였다.
Q. 성적이 좋은데, 비결이 있나?
-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하느라 집에 와서 학원 갈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과외를 하거나 학원은 다녀 본적 없고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누나가 많이 가르쳐 줬다. 누나의 도움이 가장 크고 학교에서는 개개인의 장래를 생각해 주신 선생님들이 공부할 책도 주시는 등 학업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정말 많이 신경 써 주셨다.
Q. 서울대로 진학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 아까도 말했듯이 고등학교 성적이 괜찮았다. 그렇다고 볼을 못 차는 것도 아니었다. 고2때 선생님께서 성적을 보시더니 적극 권유해 주셨다. 나도 서울대에 가고 싶었다. 그 때부터 조금씩 준비를 해왔고 이번에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앞으로 서울대에 가서 U리그에도 참가하며 축구선수의 길과 함께 꼭 잘 되어 프로에 갈 수 있는 실력을 만들겠다. 그리고 선수생활을 병행하며 학업에도 매진하여 축구 행정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선진축구에 대해서도 공부해 보고 싶다.
Q. 공부와 축구 두 가지를 하면서 힘들지 않았나?
- 축구를 하면서 훈련을 모두 마치면 자유시간이다. 그 시간에 휴식을 취하는 친구도 있고 이것저것 하는 친구도 있다. 나는 그 시간을 활용했다. 물론 훈련을 마치고 피곤 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무엇을 하던지 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 보다 순간 집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클럽 팀인 이회택축구교실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축구에 대해 잘 모르셔서 반대를 하셨다. 하지만 내가 1년 넘게 혼자 버스타고 축구교실을 통학하다 보니 부모님께서 성적이 떨어지지 않는 조건 하에 허락하셨다. 그 이후 축구를 계속하고 싶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Q. 고교 생활을 돌이켜 보면?
- 친구들과 합숙 생활을 해가며 같이 웃고 힘들어 할 수 있는 동료애라는 것이 생겨 좋았다. 한 순간 한 순간 다 잊지 못할 추억이다. 사실 고2때 제일 힘들었다. 친구들은 2학년 때부터 3학년 경기에 나서고 하는데 나는 자주 나서지 못했다. 그때 처음 축구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었다.
Q. 최근 근황과 대학교에 가면 가장하고 싶은 것은?
- 수능 마치고 운전면허도 따고 여행도 가고 싶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았던 상황이라 불안 불안했다. 솔직히 옷을 사러 가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이제야 조금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고등학교시절 합숙을 해서 좋았던 점도 많았지만 반대로 개인시간이 부족했다. 내년에 학교에 입학하면 연애도 해 보고 싶다.
Q.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 정말 기회가 된다면 최종적으로 FIFA 사회공헌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 축구를 통해 아프리카 등 전 세계 빈민들에 희망을 주는 ‘희망전도사’ 역할을 하고 싶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와 축구 모두 쉽지 않겠지만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후회없이 정말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내가 큰일을 이룬 건 아니지만 작게나마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부모님과 선생님께서 나를 정말 좋게 봐 주셔서 이룰 수 있었다. 이 자리를 통해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또한 변일우 선생님께서 많은 배려와 격려를 해 주셨는데 나중에 선생님처럼 학생과 운동선수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 되겠다.
한종훈 기자
사진=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