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옥 부장 “우수한 성적보다 인성을 강조”
둔촌중을 창단하여 10년 동안 유병수(인천유나이티드)와 최성근(고려대), 엄문기(풍생고) 등의 국가대표선수와 유망주를 키워낸 이강옥 부장은 작년 12월 동고동락해왔던 정윤길(전 고창북고 코치) 감독에게 지휘봉을 물려주고 최일선에서 물러났다.
이강옥 부장은 전남체고와 서울대를 거쳐 유공에서 세미프로 선수생활을 한 경기인 출신으로 둔촌중을 창단하면서 중등 축구계에 ‘성적보다는 인재 육성’이라는 새바람을 몰고 온 주역이다.
이 부장은 일천한 역사를 가진 둔촌중을 인재의 산실로 만들기도 했지만 전국무대에서 둔촌중을 강호로 급성장시키기도 했으며 거의 매년 대물을 배출하면서 고교 감독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지난 2006년에는 최성근, 2008년에는 엄문기 등 유망주를 연속적으로 배출하면서 스카우트 시장을 뜨겁게 달구며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 장본인이다.
기자가 동계훈련을 앞두고 훈련 중인 둔촌중 축구부를 찾았을 때도 이강옥 부장은 마치 제 자식을 바라보듯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시선을 집중하며 아쉬움과 함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강옥 부장은 현재 지휘봉을 놓았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 할 수 있게 전방이 아닌 후방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특히 이 부장은 “성적의 포로가 된 선수보다는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를 육성하려 노력했다”며
“감독이라는 무거운 짐을 벗고 보니 시원섭섭하다”는 말로 지나온 10년 세월의 여정의 고달픔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중학교 감독이야 말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우수 선수를 육성할 수 있는 지도자이기에 축구협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성원이 절실하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Q. 둔촌중 감독에서 물러났는데…
- 둔촌중에서만 10년 동안 감독으로 지내다 작년 겨울 물러났다. 공립학교다 보니 10년 이상 지도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금 일찍 감독에서 물러났다.
팀 창단부터 함께한 학교라 정이 많이 가고 애틋한 맘이 들고 시원섭섭하지만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Q. 일선에서 물러나 부장으로서 1년을 지냈는데 느낌이 어떤가?
- 더 냉철하게 선수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감독을 할 당시에는 내 생각과 입장에서만 지도하고 관찰했는데, 한 걸음 물러서서 지켜보니 오히려 선수들의 능력을 정확하게 볼 수 있고 판단할 수 있어 더 좋다.
Q. 올 시즌을 돌아본다면?
- 올 시즌 팀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다만 3학년에 올라가는 선수들의 기량이 역대 선수들보다 월등히 좋아 2010년에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Q. 둔촌중을 맡아 좋은 성적을 거두기보다는 인재 육성에 주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 우승은 못했으나 큰 부담은 없다. 꼭 우승을 해야지만 강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학축구에서 성적의 포로가 된다면 좋은 인재를 육성할 수 없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나도 한때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선수들을 강하게 훈련해서 준우승까지 차지한 적도 있다. 하지만,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기본기가 충실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Q. 감독을 하면서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 10년 동안 감독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뛰는 것을 많이 요구하기 보다는 드리블, 트리핑 등 보다 기술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시켰다. 유소년기를 막 넘긴 선수들이 오랜 시간 운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길어야 2시간 반 이상을 훈련시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열심히 공부해야하는 축구선수로서 대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업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모자란 부분은 방과 후 수업을 통해서 보충하는 것이 선수생명에도 좋다는 소심을 갖고 있다. 우리학교의 경우 영어선생님을 별도로 초빙, 꾸준히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내가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바로 성실성이다. 성실한 자만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학교 때 기교 있고 경기를 잘하는 선수가 결코 나중에도 최고가 되는 것은 아니다. 꾸준함이 없다보면 중도에 힘들어 하고 결국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학교 때부터 성실히 노력하면 현재보다는 고등학교에서 더 나아가 대학교 등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현재 우리 학교 출신 선수 중에 K리그에서 신인 돌풍을 일으킨 유병수와 고등학생으로는 유일하게 올림픽 대표팀에 오른 최성근 선수가 있는데 이 선수들은 중학교 시절부터 악바리처럼 열심히 훈련하면서 카르텔을 높여갈 때마다 성장한 케이스라로 할 수 있다.
정윤길 감독 “둔촌중의 색깔, 계승하기 위해 노력”
Q. 올 시즌 감독으로 첫 해를 보냈는데…
- 지난 11년 동안 계속 둔춘중 코치 생활을 계속해왔었기 때문에 선수들도 잘 알고 팀 상황에도 적응할 필요가 없었다.
선수들과 오랜 시간 함께 해 가족같이 정이 많이 쌓인 팀이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으나 처음 감독을 맡다보니 의욕이 너무 앞선 점도 있고 책임감도 더 커진 것 같다.
오랫동안 모신 이강욱 부장님께서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주시고 지금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둔촌중은 그동안 성적 위주가 아닌 자율적이고 성실한 축구를 강조한 만큼 앞으로도 이 감독님의 철학을 계승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Q.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데, 동계훈련 계획은?
- 2010년은 1월부터 대회가 시작되기 때문에 훈련 시간이 너무나 부족하다.
우선 체력과 조직력 훈련에 매진할 생각이고, 1월 전지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계획이다.
Q. 2010년 시즌 목표가 있다면?
- 둔촌중에서 생활한지 11년이 된 것 같다. 감독이라면 누구나 우승을 하고 싶어 할 것이다.
2010년에는 3학년 선수들이 그 어느 해보다 좋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한 번도 둔촌중이 우승을 해본 적이 없어 우승을 하고 싶다.
하지만 아까도 말 했듯이 우승보다는 선수들이 즐겁게 자율적으로 축구하기 위해 감독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P급 지도자를 준비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더 효과적인 훈련법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싶다.
신석주 기자 (vision007@weeklysoccer.co.kr)
사진 = 안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