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의 2010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청사진


허정무 감독이 30일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월드컵에 나서게 될 예비엔트리 30명을 발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대표팀은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며 불과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남아공월드컵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허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는 투혼과 조직력이 있다”면서 “나뭇가지 하나를 부러뜨릴 수는 있지만 열개가 된다면 다른 이야기”라고 강조하며 우리가 월드컵에서 맞붙게 될 세계적인 아르헨티나 공격수 메시(바르셀로나)에 대해 팀과 팀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다음달 16일 에콰도르전이 국내파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고 해외파들은 컨디션을 점검하고 본선에 대비해 얼마나 경기력을 가다듬을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라고 말하며 오는 16일 에콰도르전을 통해 월드컵에 오를 최종엔트리 명단의 윤곽이 가려질 전망이다.

허정무 감독과의 일문 일답

Q 우선 김치우(서울)와 황재원(포항)의 발탁 배경을 설명해 달라
-사실 황재원과 김치우의 기량은 이미 대표팀에 발탁 되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황재원의 경우 인천과 경기에서 퇴장을 당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이러한 일들이 자신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였고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현재 대표팀 수비라인에 약간 부진한 선수가 있어 보강 차원에서 발탁했다. 김치우의 경우 북한과 월드컵 최종예선이후 탈장 수술을 받아 컨디션이 떨어져 있었으나 최근 감각이 많이 좋아져 이번 엔트리에 발탁했다.

Q 역대 월드컵팀과 비교했을때 차별화 된 부분이 있다면?
-역대 대표팀 경기를 보면 만족스럽게 경기를 치른 적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지금 대표팀은 신구 조화에서 많은 성과를 이뤘다고 본다. 우리 선수 전체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꿈과 열정이 있고, 투혼으로 무장돼 있다. 기량은 반드시 갖춰야 하지만 분명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투혼이 있어 어느 대표팀에 비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Q 이번 예비엔트리를 선발하면서 가장 고심되었던 부분은?
-고심한 부분 일일이 말씀드리기 어렵다. 설기현(포항)은 현재 재활하고 있고 운동장에서 정상적 훈련을 못 하기 때문에 불가피 하게 제외하게 됐다. 김두현(수원)도 같은 맥락이다. 예비 엔트리 30명은 많은 고심 끝에 각 포지션에서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선발 안 된 선수들은 애석하지만 지금 30명의 선수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해 큰 역할을 해줄 것이다.

Q 메시는 어떻게 막을 것인가?
- 히딩크 감독도 얘기했듯이 메시만 가지고 고심할 필요가 없다. 또한 아르헨티나는 메시 한 명의 팀이 아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 한 명만 있는 것이 아니다. 11명 대 11명이 싸우는 것이다. 팀 대 팀으로 상대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그리스, 나이지리아와 경기도 매우 중요하다.

Q 공격력이 더욱더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좋은 선수들이 나가서 일을 해주기를 바란다. 공격에서 좀 더 좋은 선수가 나오길 바라고 일을 저지르기를 바란다. 안정환(다렌 스더), 이동국(전북), 이승렬(서울)과 기존 박주영(AS 모나코), 이근호(이와타) 등이 많은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다. 에콰도르와 평가전에서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고 시원한 골 장면이 나와주기를 기대한다.

Q 구자철(제주)이 눈에 띄는데.
-어리지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동계 전지훈련과 동아시아선수권에서도 입증됐듯이 나이와 상관없이 대표팀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이 성장해야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 능력이 있느냐가 선발 기준이었다.

Q 현재 대표팀을 다른나라 대표팀과 비교하면 어떤가?
- 다른팀과 비교했을때 당연히 나은점도 있고 부족한 점도 있지만 결코 16강을 낙관할 수 없다. 힘든 경기를 치르겠지만 우리는 거기에 대한 분명한 열정이 있고 투혼이 있다. 나무 하나를 부러뜨리기는 쉽지만 묶으면 또 다른 힘을 발휘한다. 특유의 응집력과 미래를 향한 꿈을 갖고 노력하는 자세는 다른 어떤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Q. 역대 월드컵을 지켜보면 언제나 첫 경기가 만족스럽지 못했는데.
-선수, 트레이너, 코치, 해설자로 역대 월드컵을 보면서 첫 경기를 잘 치르지 못하면 결과도 항상 좋지 않았다. 처음에는 고전하다가 나중에 몸이 풀리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 에콰도르전, 한일전 등을 거치면서 내공을 쌓아갈 것이다. 또한 막연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가져서는 안 된다. 이번 본선에서는 당당하고 유쾌하게 도전 할 것이다.

Q. 오는 16일 에콰도르 친선경기 평가 기준은?
-  이번 에콰도르전이 국내파에게는 자신의 기량을 입증할 수 있는 마지막 중요한 기회이고 해외파들에게는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시간이다. 정예를 추리는데 에콰도르전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친선경기가 마지막 시험무대인 셈이다.

 한종훈 기자(gosportsman@weeklysoccer.co.kr)
 사진=안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