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에 축구붐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달 많은 축구인의 관심 속에서 출발한 U리그가 회를 거듭하면 할수록 흥미진진한 경기가 이어지면서 각 대학 재학생들에게도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하지만 U리그를 보다보면 선수들의 뛰는 환경이 너무나 열악하기 그지없어 마음 한 구석이 편치 않다.

  각 대학을 순회하면서 경기를 치르는 U리그 특성상 학교 운동장에서 경기가 열리다보니 초, 중, 고등부에서도 정식 경기를 치르지 않는 맨땅에서 경기를 하기 일쑤이다.

  잔디가 깔린 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팀은 전체 10개팀 중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명지대 등 네 팀에 불과하다. 광운대의 경우 운동장 공사로 인해 한시적으로 노원마들구장을 쓰고있고 그나마도 모두 천연잔디가 아닌 인조잔디이다.

  건국대는 이천에 대규모로 최신 시설을 자랑하는 운동부 훈련장을 조성했지만 재학생들의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맨땅인 본교 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4월말에 잔디조성 공사가 완료된다며 U리그 개막전을 라이벌 고려대에 뺏길 수 없다던 연세대도 아직껏 맨땅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성균관대, 수원대, 중앙대, 한양대의 경우 원정 경기가 아니면 U리그에서 잔디를 밟을 수가 없다.

  맨땅은 아무래도 잔디구장에 비해 마찰이 심하고 충격을 완화해 줄 수 없기 때문에 선수들이 넘어질 경우 큰 부상을 입을 위험이 많다.

  맨땅에서는 잔디구장에서 경기를 할 때보다 선수들이 부상을 피하기 위해 굳이 무리한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잔디위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하지만 맨땅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만큼 경기력 자체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경기를 보러온 관중들이 손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또 그 뿐만 아니라 축구만을 위한 경기장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종목을 위한 구조물이 경기장 가까이에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건국대 운동장에 경우 주출입구 쪽 골 그물이 배구 경기를 위해 세워놓은 기둥에 닿아 있다.

 경기에 집중한 나머지 골문으로 쇄도하던 선수가 미처 달려오던 탄력을 줄이지 못하고 부딪힌다면 자칫 큰 부상으로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축구장을 만들 수 있는 땅이 한정돼있고 각 대학의 사정상 축구 전용경기장으로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십분 이해를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선수들을 위험에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시범리그로 치러지는 만큼 관계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서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에서 더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들을 조금이라도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