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환 회장, 재신임 받은 후 협회 대폭 개혁할 것’
‘신준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고 투명하고 젊은 협회 만들겠다’

강원도축구협회(회장 정영환)의 차기 회장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현 정영환 회장은 이미 년 초에 출마를 공언한 상황이고, 그 뒤를 이어 5월 27일 오후 신준철(57. 강릉시 생축회장) 씨가 전격적으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현회장의 임기가 5개월이나 남은 시점에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기이한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신준철씨 외에도 차기의 출마의사를 갖고 있는 인사가 2-3명이나 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주문진 출신의 이 모 씨는 출마 의사를 갖고 있었으나 신준철씨가 출마를 선언하자 장고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차기 회장 선거에 나설 후보는 이미 출마를 선언한 정영환. 신준철 씨 등을 포함하여 최소한 3명 이상의 후보가 경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졌다.

  정 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최돈포 회장의 전여 임기 1년의 직무대행으로 협회를 맡아 오다가 지난번 선거에서 만장일치로 4년 임기의 회장에 선출됐다.

  정영환 회장의 재선 가도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안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강력한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사실 강원도축구협회의 속사정은 들여다 볼 수록 복잡하고 실태래 같이 엉켜있다.

  원래 강원도축구협회는 춘천에 있었으나 지난 83년 최돈포 전 회장이 강릉으로 가져왔고, 그 이후 강릉 출신 인사들이 협회를 완전 장악해왔다. 최돈포 회장의 20년간에 걸친 장기집권에 타 도시 축구인들의 은근한 경원과 반발이 계속되어왔지만 최 회장의 카리스마에 눌려 묵묵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최돈포 회장이 떠나면서 타 도시 축구인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만약 강원도축구협회가 이전을 하게 된다면 속초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런 분석의 이면에는 안종복(인천유나이티드 대표)이라는 걸출한 축구행정가를 인식한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적으로 안종복 사장은 도민구단 창단에 상당한 기여와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김진선 강원지사를 끝내 설득하고, 결국 도민구단 창단이라는 옥동자를 탄생하도록 것도 안 대표의 영향력이 누구보다 컸다는 후문이다.

  정영환 회장 체제가 가장 크게 흔들리게 이유를 강원도민 창단 과정에서 찾는 축구인들이 많은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도민구단 태동과 창단 발표에 강원도축구협회가 ‘완전 왕따 당했다’ 는 소문이 파다했고 소문은 축구인들 간에 거의 정설처럼 굳어져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불안요인으로 인해 강릉 축구인들은 정영환 회장 체제에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크게 동요하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신준철씨를 앞장서서 지지하고 있는 젊은 축구인들의 속내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현지 사정에 밝은 모 축구인의 전언이다. 

  더구나 전국 제일의 구도라는 명성이 붙은 강릉시가 자체 협회조차 만들지 못하고, 도축구협회의 부속품쯤으로 전락시킨 것 아니냐는 대목은 설득력이 강하다.

  대부분의 강릉 축구인들은 이런 비판과 반문에 뜨겁게 호응하고 있으며, 강릉시축구협회는 신설하기위한 연판장도 수차례 돌았고 특히 관동대 최 모 교수가 강릉협회 신설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27일 전격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신준철씨는 현재 강릉시생축회장으로 강릉농고와 경희대 육군대표를 거쳐 국민은행강릉지점장을 지낸 경기인 출신이며, 신준철씨의 형은 강릉제일고 교장 준택씨로 역시 경기인 출신이다.

  신준철씨는 젊은 지도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바탕으로 출마를 결심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릉농고 축구부 사태를 지켜보면서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통감하고 출마 권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신준철씨는 저돌적인 추진력을 갖고 있으며, 30년 가깝게 은행에 재직하며 강릉지점장까지 오를 정도의 뛰어난 친화력과 행정력을 겸비한 외유내강형의 인사로 알려졌다.

  신준철씨는 생축회장 선거에 뒤늦게 참여하고서도 상대 후보를 도중하차 하도록 만들 정도로 튼튼한 다양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으며, 출마를 선언하자 말자 차기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준철씨는 ‘지역 축구인들의 여러 가지 위기감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사실이다’ 며 ‘강릉시가 구도라는 명칭에 걸맞게 협회의 위상을 정립하고, 어렵게 지켜온 전통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도 개혁과 변화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도에 프로 팀도 생기는 마당에 협회가 앞장서서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또 모두가 참여하면서 더욱 다양하게 축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선도해 나가는 젊은 협회로 만들고 싶다’는 출마의 변을 밝혔다.

  한편 강원도축구협회는 25명(중앙대의원 5명 포함)의 대의원이 투표로 선출하며, 총회는 11월 말로 예정되어 있다. 


 강릉에서 - 김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