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천신만고 끝에 본선 진출


서울시청이 한양여대를 4:0으로 손쉽게 물리치며 지난해 전국체전 준결승전에서 아깝게 놓친 우승에 다시 한 번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서울시청은 지난 18일 효창운동장에서 벌어진 제28회 서울특별시장기 축구대회 및 제90회 전국체전 서울특별시 대표 선발전에서 한양여대를 상대로 주전들의 고른 활약을 펼치며 예상밖의 4:0 대승을 거뒀다.

 경기는 초반부터 언니(?)들의 파워가 기선을 제압한 서울시청 분위기로 흘러갔다.

 초반부터 중원을 확실히 장악한 서울시청은 유연한 패스플레이로 조금씩 한양여대 문전을 노렸고, 우위를 잡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서울시청은 전반 16분 문슬아가 골 에어리어 중앙에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비교적 이른 시간 선제골이 터져 나오면서 승기를 잡았다.

 한결 여유가 생긴 서울시청은 계속해서 한양여대 문전을 매섭게 압박하며 전반 33분 또다시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서울시청 장원정이 골에어리어 부근에서 돌파를 시도하다가 수비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 냈다.

 페널티킥 기회를 잡은 서울시청은 박초롱이 키커로 나서 오른쪽 골대로 침착하게 차 넣으면서 두 골차로 간격을 벌렸다.

 이후에도 서울시청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더욱 압력을 가해 곧바로 4분 후 정세화의 빠른 측면 돌파로 수비수를 제친후 골라인을 벗어나기 직전 올린 크로스를 박초롱이 직접 왼발로 연결한 감각적인 슈팅이 그대로 오른쪽 골문 구석에 꽂히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승패가 어느 정도 결정된 후반은 한양여대가 반격을 시도하며 분전했지만, 번번히 골키퍼 안서진 선방에 막히며 기회를 날렸고, 더욱더 힘겹게 후반전을 버텨갔다.

 서울시청의 마지막 골을 장식한 선수는 이날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정세화의 몫이었다.

 후반 13분 박초롱이 왼쪽 측면에서 전달한 날카로운 패스를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뚫은 정세화의 단독 찬스로 이어졌고, 뛰어나온 골키퍼를 살짝 제치며 그대로 밀어넣어 쐐기골을 작렬, 대승의 끝을 장식했다.

 결국, 서울시청은 한양여대의 패기를 초반에 휘어잡으면서 4: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서울시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시 대표로 체전에 참가해 지난해 준결승전에서 위덕대에 승부차기 끝에 패한 아쉬움을 설욕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됐다.

 이 날 1골 1도움을 기록한 정세화은 경기 내내 빠른 발을 활용, 한양여대의 측면을 무너뜨리며 수비를 무력화시키고 마지막에 득점까지 성공시키는 등 만점활약을 펼쳐 보였다. 

 한편, 남자 일반부에서는 90분을 넘어 130분간의 혈전을 펼친 끝에 노원 험멜코리아(이하 노원)가 3:2의 신승을 거뒀다.

 이 날 경기는 유행가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라는 가사처럼 노원은 이겨도 이긴게 아니었다.

 노원은 서울 유나이티드(이하 서울)와의 일반부 결승전에서 연장전반 3분 터진 이철의 결승골로에 힘입어 3:2로 힘겹게 따돌리고 전국체전 출전권을 획득했다.

 N리그의 노원과 K3리그의 서울의 맞대결은 노원의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손해볼 것이 없는 서울은 한 번 해 보겠다는 각오로 노원을 압박한 반면, 이겨도 본전인 노원은 지나친 부담감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경기를 주도한 쪽은 서울이었지만, 선제골의 몫은 노원이었다.

 경기 초반 이완의 왼쪽 돌파로 노원의 수비진을 흔들며 득점찬스를 잡아간 서울이지만 골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반면, 서울의 공격을 막는 데 급급했던 노원은 전반 37분 찾아온 단 한번의 기회를 확실히 잡으며 앞서 나갔다.

 후방에서 길게 찔러준 공을 전혁민이 잡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더니 골키퍼까지 재치있게 무너뜨리고 텅빈 골문을 향해 밀어넣었다. 서울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깬 노원의 예리한 역습이었다.

 전반에 한 골을 허용한 서울은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졌는지 노원의 문전을후반들어 더욱 거세게 압박했지만, 먼저 득점을 터트린 쪽은 이번에도 노원이었다.

 후반 25분 서울은 페널티 박스안 쪽에서 치고 들어가던 이재영이 수비와 경합 도중 넘어졌고,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였지만, 주심은 단호했다.

 이재영이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하며 2:0까지 앞서 나간 노원이었다.

 석연치 않은 판정이 계속 나오자 흥분하기 시작한 서울은 이후 해보자하는 오기(?)가 발동하면서 더욱 날카롭게 노원의 문전을 위협했고, 결국 후반 종료 6분전 공격에 깊이 가담한 수비수 정명호가 문전으로 찔러준 공을 가슴으로 잘 받아놓은 뒤 정확한 슈팅으로 추격의 불씨를 지폈고, 계속되는 공격으로 추가시간에 신상훈이 멋진 헤딩슛이 기적적으로 터지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돌려세웠다.

 당황할 법한 노원은 오히려 침착하게 연장전반 3분, 이철이 문전 중앙에서 머리로 골을 터트리며 한걸음 앞서나갔다.

 서울도 기회가 있었다. 연장후반 3분 페널티킥 찬스를 잡았지만 신진원이 실축하며 아까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연장후반 7분 경에는 아찔한 상황도 발생했다. 서울 지상훈 골키퍼와 노원 정제호 선수가 골을 놓고 경합하는 도중 충돌을 일으켜 두 선수 모두 병원에 후송되며 경기가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선수가 부족한 서울은 결국 신진원 선수가 글러브를 끼고 골문을 지키는 안타까운 상황을 연출했다.

 경기는 결국 연장에 터진 이철의 헤딩슛이 결승골이 되면서 3:2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주심의 미숙한 경기운영으로 선수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서포터즈의 야유와 과격한 몸싸움으로 인한 부상선수 발생하는 등 매끄럽지 못한 경기로 보는 내내 눈쌀을 찌프리게 했다.

신석주 기자(vision007@weeklysoccer.co.kr)
김현석 기자(hyunseok@weeklysoccer.co.kr)
사진 = 안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