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연맹 스폰서 찾아 전국 헤매는 현실과 너무 대조


조중연 회장이 전체육계를 통 털어 최초로 최고액의 연봉을 받는 ‘CEO’로 변신했다. 대한체육회 56개 가맹단체 중 봉급을 받는 회장은 조중연 축구협회장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 회장의 구체적인 연봉은 베일에 가려 있으나 억대를 훨씬 넘어섰고 2억 원대(판공비 포함)에 근접하는 거액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고 있다.
 
 협회 김진국 전무는 ‘조 회장의 연봉을 밝혀 달라’는 질문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회장의 연봉을 책정한 근거가 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선거 당시 CEO형 회장이 되겠다고 공약 했으니 봉급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조중연 회장이 협회에 상근하겠다고 한 만큼 봉급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CEO형 회장으로서 그만큼 돈을 많이 벌어들이겠다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조중연 회장이 억대 연봉을 지급받는 CEO형 회장이 됐다는 사실이 입소문으로 알려지자 축구인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면서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모 원로 인사는 과격한 반응을 나타내며 ‘전축구인들이 피와 땀으로 겨우 만들어 놓은 토양과 과실들이 특정인의 전유물이 된 것 같다’면서 ‘음지에서 고생하는 선. 후배 축구인들이 수두룩한 실태를 굳이 외면하고 명예는 물론이고, 경제적인 과실까지도 독차지 하겠다는 그 발상 자체가 너무 안타깝다’고 쏘아 붙였다.
 
 모 시도협회장은 ‘대의원 총회에서 회장의 보수지급에 대한 안건을 심의한 적이 전혀 없다’면서 ‘회장이 거액의 보수를 정기적으로 받겠다고 한다면 각 시도 협회장들과 연맹 회장들에게도 급료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이없어 했다.
 
 모 유명 축구인도 ‘협회라는 것이 봉사하자는 근본이념과 취지로 모인 단체가 아니냐’며 ‘회장 자신은 억대 연봉을 받아 챙기면서 어떻게 경기장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봉사를 하자고 말 할 수 있느냐’며 ‘그런 구상 자체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 감독관은 ‘경기인 출신으로 봉사를 하겠다는 투철한 신념이 아니면 어떻게 이런 쥐꼬리 같은 활동비를 받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주야장창 경기장에 나타날 수 있겠느냐’며 ‘경기인 출신 회장이라는 대선배가 보일 수 있는 처세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초 조중연 회장에게 연봉을 지급하기로 결의한 바 있으며 정관 제70조. 1항 (임원의 보수) ‘상근 임원의 보수는 이사회에서 따로 정한다’를 근거로 결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협회의 모 인사는 ‘이사회가 아니며, 회장단 회의로 봐야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모 시도협회장은 ‘대의원 총회에서 심의하고 인준도 제대로 받지 않고 어떻게 억대 보수를 집행, 지급하겠다는 것이냐’며 협회 정관 제31조. 3항. (사업계획 및 예산의 승인, 사업실적 및 결산의 승인에 관한 사항)에서도 나타나 있듯 ‘대의원 총회의 고유 권한이 분명하며 심의와 인준을 받아야 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서정복 협회 감사(전남협회장)는 ‘조중연 회장에게 활동비를 지급한다는 것만 들었다’면서 ‘억대의 급료를 정기적으로 지급한다는 대목은 듣지 못했으며, 회의에 참석하지 못해 정확한 내용을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조중연 회장에 대한 연봉 지급이 공론화의 장을 전혀 걸치지 못했으며, 이사회에서 전광석화로 처리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고 있다. 실제적으로 은밀하게 결정했다는 정황이 피부에 확연하게 느껴지는 대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 회장에 대한 연봉 지급을 발의한 것으로 알려진 협회 모 고위 간부는 ‘난 그런 내용을 발의한 적이 없다’고 언급 자체를 극구 회피했다.
 
 조중연 회장에 대한 억대 연봉 지급을 둘러싼 뜨거운 논란과 파문은 곧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으며 전체육계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한체육회의 모 고위 인사는 ‘축구가 최고 인기를 지녔다고는 하나 조중연 회장의 처세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단체장이 봉급자가 된다는 것도 유쾌하지 못한 일이며, 매사에 봉사하는 체육계 풍토가 특정인에 의해 일거에 무너져 버리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혀를 찼다.
 
 특히 싸늘한 경제 한파로 국민과 기업 등이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프로연맹과 여자연맹 등은 대회 개최가 눈앞에 있는 시점까지도 메인 스폰서를 찾아 전국을 헤매고 있는 궁핍한 현실에 몸을 떨고 있다.
 
 이런 축구계의 난감한 실상과는 다르게 조 회장이 ‘CEO’ 운운하며 고액의 연봉을 받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사실에 대해 축구인들과 사회적 여론의 추이가 어떻게 나타날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근 기자(ceo@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