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MVP 대전 골키퍼 강성일


안산과의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상대선수 세 명의 슈팅을 연이어 막아내는 ‘신기’를 보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이번 선수권대회가 낳은 최고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대전 골키퍼 강성일.

  강성일의 활약은 비단 결승전에서만 돋보였던 것이 아니었다. 강성일은 결승전에 앞선 세 경기에 연이어 경기 MVP를 차지하면서 ‘대전 돌풍의 핵’으로 부상했다.

  수적 열세에 몰렸던 수원과의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무수한 슈팅을 혼자 막아내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고, 팽팽한 접전을 벌였던 고양과의 8강전에서도 승부차기에서 고양의 세, 네 번째 키커로 나선 김윤동과 이정운의 슈팅을 모두 막아내면서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4강에서 막강 공격력을 자랑하는 강릉에 단 한 골만을 허용하며 팀을 결승에 올리는 수훈을 세웠다.

  이번 대회가 강성일을 주목받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강성일은 이미 한양대 1학년이던 지난 98년 이동국, 김은중(서울), 김용대(광주) 등과 함께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돼 아시아를 휩쓸었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강성일은 뜻하지 않은 발목부상으로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고 점점 축구팬들의 뇌리 속에서 잊혀져갔다.

  대학을 졸업하고 2002년 K리그 대전에 입단하며 프로무대에 발을 들여놨지만 당시 만 31세로 절정의 기량을 뽐내며 한·일 월드컵 대표까지 발탁된 최은성의 그늘에 가려 단 세 경기에만 출장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2005년 K리그 2군인 경찰청에 입대한 강성일은 제대 후 지난해부터 K리그 팀이 아닌 내셔널리그 대전에서 뛰게 됐다.

  강성일은 유망했던 79년생 골키퍼 중에서 안타깝기 그지없게도 혼자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함께 청소년 대표를 했던 김용대는 이후 시드니 올림픽 대표를 거쳐 프로에서도 기량을 인정받아 국가대표 골키퍼로 성장했고, 그맘때 그보다 기량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이정래(경남), 최무림(울산)도 K리그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강성일은 “함께 운동했던 친구들이 나서는 K리그 경기를 보면 부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나도 K리그에 못지 않은 자부심을 가지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 언젠가 다시 K리그로 돌아갈 수 있으리란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내셔널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군림한 강성일의 도전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