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MC, 챔프 2차전 2 : 0 승리… 올 시즌 챔피언 등극’
‘덕장’ 이성균 감독이 이끄는 수원FMC(이하 수원)가 부산에서 열린 1차전에서 현대제철(이하 현대)에 한 골 차 패배를 당하는 궁지에 몰렸으나 2차전에서 현대에 2골 차로 승리를 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수원은 1차전에서 0 : 1로 패배를 당하면서 부담을 갖고 경기에 들어갔으나 끈질긴 승부 근성으로 끝내 한 골 차의 역전승을 거두면서 챔피언 등극에 성공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결승전 2차전 전반은 거의 수원의 독무대였다. 수원은 전반에만 9개의 슈팅을 난사했다. 전반 내내 소나기 같은 공세를 펼치고서도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며 오히려 현대에 반격을 허용하며 아찔한 순간에 처하기도 했다.
결승 2차전이 열린 울산종합경기장은 U-17청소년들의 세계 재패의 영향으로 좋은 분위기가 충만했으나 관중석은 역시 텅 빈 상황이었다.
수원은 전반에 9개의 슛을 난사하고서도 한골도 뽑아내지 못했다. 반면 현대는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기는 했으나 지나치게 체력을 소비하면서 2차전에서는 수비에 치중하며 전반에 단 한 개의 슛만을 기록하는 부진을 선보였다.
수원은 이성균 감독이 취임하면서 ‘더 재미있고 더 아름다운 축구를 추구하겠다’는 팀으로 변신하면서 플레이에 급격한 변화를 선보였다. 미드필더에서 공격으로 들어가는 공의 흐름은 템포가 빨라졌고 리턴도 능률적으로 이어졌다.
특히 용병 까리나와 전가을이 주고받는 리드미컬한 패싱은 공격의 흐름을 주도하면서 아름답고 매서운 공격을 자주 창출했다.
공세를 줄기차게 이어가던 수원은 후반전 11분 천금 같은 첫 골을 뽑아냈다. 주인공은 청소년대표선수와 국가대표를 거친 전가을. 전가을이 현대 문전 중앙 지점을 홀로 파고들어 가다가 오른발로 강하게 감아 찬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현대 골문을 크게 흔들었다.
수원은 10개의 슈팅 만에 첫 골을 터트렸고, 슈팅을 난사한 끝에 고진감래 첫 골을 기록하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역시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전가을은 자신의 이름과 같은 동명 계절을 만나자 용이 소나기를 만나 하늘로 비상하듯 지속적으로 용트림을 했다.
전가을은 다시 후반 19분 현대 중앙 20m지점에서 강력한 오른발 터닝슛을 터트리면서 챔피언 결정전에서만 두 골을 잡아내는 해결사 능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여자 축구계의 전통의 강호 현대도 강력한 반격을 펼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이미 분위기는 수원으로 방향을 잡은 듯 했다.
현대는 후반 18분, 27분, 43분, 48분 등에 강력한 반격을 펼치며 슛을 터트리긴 했으나 공은 안타깝게도 골문을 계속 외면하고 말았다. 현대는 중거리 슈팅에 이은 강력한 문전 쇄도로 여러 차례 걸쳐 만회 골을 노렸으나 이상하게도 매 순간 간발의 차이로 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역시 우승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던가. 수원고 감독에서 수원시 시설관리공단 감독으로 전출되면서 안색을 찡그리고 왔던 이성균 감독은 끝내 우승 감독으로 변신하는 절치부심의 계기를 맞은 것이다.
수원의 저력은 용병과 국내 토종 골잡이들과 찰떡궁합. 용병 까리나의 분투는 토종 골잡이들의 등을 떠밀었고, 토종 골잡이들은 용병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의 지원으로 위기의 순간마다 골을 잡아내면서 승리를 견인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현대는 종료 휘슬이 울릴 때 까지도 만만치 않았다. 현대는 종료 시간에 얻은 코너킥에 GK 이성주까지 문전에 투입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런 승부수도 우승의 여신이 외면하며 수원 수비벽을 끝내 허물지 못하고 분투를 삼키다가 현대는 끝내 무너지고 만 것이다.
한편 수원시설관리공단 전가을은 이번 시즌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했고, 이성균 감독은 취임 1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축구계에서도 덕장의 면모를 그대로 이어가게 됐다.
- 울산에서 김영근 기자
사진=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