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도약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과천고 박두흥 감독이 한 말이다. 박두흥 감독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과천고 축구부는 지난 2002년 6월 창단 후 2009년 대통령 금배와 전국체전 제패를 비롯해 많은 전국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고교축구 신흥강호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7월 양산에서 열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에서 승부차기 끝에 부경고를 물리치고 우승기를 휘날린데 이어 올해는 7월 함안 무학기에서 3위를 기록하며 강호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갔다.
이렇게 잘 나가는 과천고 축구부에 무슨일이 벌어졌을까.
문제의 발단은 과천고 박두흥 감독이 10명 가까이 되는 대다수의 선수단을 정리하는 일에서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여러 학부모들과 마찰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박두흥 감독은 “다 내가 잘못해 일어난 일이다”면서 “하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라고 말했다.
과천고 축구부는 창단 이후 과천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인해 선수들의 운동환경이 거의 최상급 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과천시는 학교 축구부에 년 1억원을 지원한다. 또한 연습구장, 숙소 등 선수들이 축구에만 전념하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의 환경을 갖췄다.
1억원이라는 액수가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을 수 있는 돈이지만 소위 회비를 내며 운동을 시켜야 하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조금이나마 매달 내는 회비의 액수가 적어지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과천고는 다른 학교보다 20만원 가량 적은 회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동계 훈련비 등 기타 들어가는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이런 전폭적인 지원과 매년 전국대회에서 우승권에 있는 강팀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의 선망의 팀으로 손꼽힌다.
과천고 박두흥 감독은 “사실 우리가 과천시와 학교측의 전폭적인 지원도 있고 해서 오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운을 뗀 뒤 “최근 몇 년 동안 오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거의 다 받아주니 팀 운영이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박 감독은 “선수들을 받는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청탁이 들어온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후 박 감독은 자신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팀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
박 감독은 “떠나보낸 제자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마음뿐이다”면서 “하지만 팀을 살리기 위해서는 팀에 맞는 선수들을 찾아야겠다”고 말했다.
현재 과천고를 떠난 선수들은 같은 권역 내 타 학교 등지에서 운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현재 과천고 축구부에는 1학년 13명 2학년 4명 3학년 12명이 남아있다.
박 감독은 “2학년 선수들이 거의 없어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이 선수들로 최상의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과천고는 주말리그 마지막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승점 27점으로 이변이 없는 한 왕중왕전에 무리 없이 오르게 된다.
박 감독은 “주축을 이룰 3학년 선수들 가운데 환자들이 많고 1학년 선수들이 좋지만 3학년들과 실전을 겨루기엔 피지컬 적으로 무리가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왕중왕전에서는 학년에 상관없이 컨디션위주의 선수 선발과 남은 기간 조직력 극대화를 통해 승부를 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박 감독은 “지금 1학년 가운데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정말 많다”면서 “올 겨울 이 선수들이 기본기, 체력, 조직력을 잘 쌓으면 내년 날이 더워지는 쯤에는 팀이 정상괘도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이기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