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감독, 샤워장 수시로 들락거리며 폭언


본사는 성추행에 대한 제보를 받고 신중하게 접근하며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으나 사안의 중요성을 비추어볼 때 보도하는 것이 알권리와 한국여자축구발전에 더 유익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보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학부모와 선수들의 심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음을 밝히며 선수들과 학부모들과 학교관계자 여러분들께 양해를 당부 드립니다.<편집자주>


서울 송파의 A여자중학교 K감독(U-17세 전여자청소년월드컵대표팀 감독)이 상습적으로 소속 선수들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벌여온 사실이 밝혀져 축구계가 깊은 충격에 빠져 들고 있다.
 
 더구나 성추행의 대상이 된 선수들이 14-15세에 불과한 미성년자라는 점과 한국여자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대표선수들이었다는 점에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피해자 학부모들이 검찰에 고소장을 낼 것으로 알려져 자칫하면 사태가 엉뚱한 방향으로 진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저지른 K감독이 U-17청소년국가대표팀을 맡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협회도 여론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청소년 지도자 선임에 대한 인성에 철저한 검증제도의 확립이 절실하다는 지적과 여자연맹에 각 카르텔의 감독 선임권을 이임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즉 감독의 인성과 동향 파악 등 내부 정보에 정통한 여자연맹에 각 카르텔의 감독 선임권을 이임했다면 이번 사건은 아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특정 인사가 ‘내 사람 챙기기’ 부작용이 잉태한 당연한 인재라는 지적도 빗발치고 있다.
 
 숙소에서 성추행을 저지른 K감독은 금남의 구역이자, 폐쇄 공간인 축구부 숙소 안에서 거의 공개적으로 성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밝혀졌다는 점에서 사회적 충격과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17일 오후, 피해 선수들과의 면담은 집단적으로 이뤄졌다. 모처에서 기자와 만난 A중 출신 선수들은 매우 어렵게 입을 열었다. 겁에 질린 안색으로 기자를 만나 한동안 입을 열지 않던 선수들이었지만 말문이 터지자 기절초풍 할 내용들을 봇물처럼 쏟아내기 시작했다. 
 
 모 선수는 ‘감독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가슴을 만지거나 툭툭 건드리고, 가슴을 밑에서 위로 올려치기 하는 등 성희롱이 너무 자주 반복되다보니 나중에는 그런 추행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느껴졌다’는 사실을 털어놔 충격을 줬다.
 
 또 다른 선수의 증언은 듣기도 민망한 대목이 적지 않았다. 감독이 숙소에서 너무나도 천연덕스럽게 자주 선수들의 가슴을 더듬는 탓에 추행을 당하는 선수, 또 그런 추행을 지켜보는 선수들까지도 ‘그러다 말겠지’ 하며 넘어간 것이 사실이라는 황당한 사실을 털어 놓았다.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동료들의 독백을 듣기만 하던 모 선수가 덧붙인 말은 더욱 가슴을 쓰리게 만들었다. ‘만약 감독이 추행을 할 때 반항하거나 거부한 선수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심한 구타를 자행했다’는 황당한 말을 털어 놓았다.
 
 결국 K감독은 자신이 저지른 성추행을 거부하거나 반발하지 못하도록 만들기 위해 팀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살벌하게 조성하면서 선수들의 입을 철저하게 막아오며 성희롱을 즐겨온 것이었다. 
 
 더구나 K 감독은 소속 선수들을 ‘이쁜조’와 ‘미운조’로 철저하게 구분하며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주전 선수를 선발하는 기준도 다분히 즉흥적이었고 의도적이었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기준으로 주전 멤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추행에 순응하느냐 반발하느냐가 선발의 첫째 조건이 됐으며 외모와 스타일도 빼놓을 수 없는 기준으로 삼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더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또 있다. K감독이 이토록 성추행을 장기간 저지르면서도 이런 추행이 팀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고 선수들이 반발하지 못하게 된 것은 K감독이 U-17청소년대표팀 감독이라는 허상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K감독은 성추행을 저지르다가 선수들의 눈치가 좀 이상해지거나 낌새가 불안해지면 해당 선수 등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 ‘너 대표선수 해야 할 것 아냐’하며 은근하게 회유하면서 ‘대표 팀 감독이라는 지위를 보호막으로 최대한 활용했다’ 는 것이다.
 
 K감독은 선수들이 운동을 끝내고 땀을 닦는 샤워실 까지 공공연하게 침입하는 만행을 수시로 저질렀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낱낱이 밝혀졌다. 샤워장에 침입해서 샤워하는 선수들을 태연하게 지켜보곤 했다는 것이다. 샤워장 침입에 놀라 선수들이 황급하게 타월로 몸을 가리고 법석을 떨어도 안색도 전혀 변하지 않고 오히려 ‘너, 몸을 가린 타월 안내려’하며 고함을 지르고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민망한 말을 내뱉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심지어 샤워장을 나서면서 ‘좋은 그림, 구경 많이 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고 선수들은 허탈하게 웃었다.
 
 K감독은 누구인가. 서울 S공고와 경기도의 A대를 졸업하고 프로에서 은퇴한 이후 지난 2005년 1월 최인철 감독 후임으로 A중학교 감독으로 부임했다. K감독은 최인철 감독이 이룩한 팀을 이어받아 잠시 반짝했으나 최 감독 제자들이 졸업하면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지도력을 지닌 K감독이 지난해 12월 U-17청소년여자대표팀을 맡으며 월드컵에 출전하게 되면서 선임 배경에 의혹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러나 K감독은 뉴질랜드 청소년월드컵대회에 참가하여 8강에 진출하는 지도력을 선보이며 축구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으나 이번에 터진 성추행사건으로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특히 K감독은 지난해 말 동산정산고(전 위레정보고) 감독 교체 과정에 개입하면서 갖가지 파렴치한 행동과 추문을 양산한바 있다.
 
 K감독은 A중 제자들을 볼모로 삼아 동산고에 입성하려고 시도했으나 학교 측이 강력하게 거부하고, 김동훈 감독을 선임하자 A중학교 선수들을 배후에서 조정 하면서 갖가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동산정보고의 선수 중 거의 90%가 K감독의 A중 출신. K감독은 이런 현실을 최대한  악용하면서 지난 12월 말부터 A중의 완도 전지훈련 등에 동산고 선수들을 2회나 동행하고 끝내는 상당수 선수들을 동산고에서 빼돌려 지방을 전전하게 만드는 등 여자 고교축구계와 동산고를 파국으로 유도하는 파행을 저질렀다.
 
 K감독은 동산고에 진학한 제자들에게 곧 ‘오주FC’를 창단할 것이라는 감언이설로 현혹하면서 ‘잠실의 모 여고에 축구부를 창단하겠다’는 호언장담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동산고 재단 고위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팀 해체 계획이 없다’고 말하고 있으며, 여자축구계는 클럽 소속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현재 동산고 선수 신분이면서도 팀 합류를 거부하고 있는 상당수 선수 중 U-17청소년대표선수도 섞여 있으며 자칫하면 이 선수들은 무적선수로 전락하고, 청소년대표 팀 등에서도 탈락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상당수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아직도 K감독이 조성한 허상에 속아 막무가내로 K감독을 졸졸 따라다니는 교조적인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기자가 K감독을 만나 반론을 듣기 위해 숙소와 학교를 수차례 찾아갔으나 K감독은 자리를 비웠고 핸드폰도 받지 않았다.
 
 한편 협회와 여자연맹은 K감독의 성추행 사실을 학부모들의 진정서를 접수 받아 파악했으며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맹(회장 오규상)은 17일 오후, K감독에게 ‘20일 연맹 상벌위에 출석하라’는 긴급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고위 관계자는 ‘상벌위에서 최대한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협회 기술위원회와 기술교육국(국장 조영중)에도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갖가지 추문이 끊이지 않았던 K감독이 U-17청소년감독으로 선임될 당시에도 뒷말이 무성했기 때문이다. K감독은 청소년대표 팀을 맡자마자 제자들을 집중적으로 대표선수에 선발했고 U-17청소년 팀에는 나이가 미달되는 선수들까지 3명이나 합류시켜 파문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협회 모 고위 인사가 ‘K감독의 비호 세력’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고 있으며 성추행이 터진 이 시점까지도 싸고돌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다.
 
 K감독이 비록 일회성으로 차출된 지도자에 불과하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형편없는 인성의 소유자가 U-17청소년대표팀을 맡을 수 있었는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으며 지도자들은 싸늘한 눈초리로 조중연 회장의 내부 정리와 수습 조치를 지켜보고 있다.
 
 사실 조중연 회장은 내우외환에 크게 시달리고 있는 양상이다. 밖으로는 AFC 함만 회장이 황당한 막말을 쏟아내고 있고, 협회 안으로는 조 회장의 보복인사 파문과 정실 인사의 여진으로 인해 가뜩이나 허약한 지지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양상이다.
 
 덧붙여 리그제 전면 도입을 앞두고 일선 지도자들과 각 시도 협회장들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게 변해가고 있으며 이번 회장 선거에서 허승표 후보를 대거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시 도 협회장들이 연합체를 구성하려 한다는 소문도 파다하게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 사회 분위기는 지도층의 성추행에 대해 매우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더구나 청소년대표감독이 제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추행이었고, 또 밀폐된 공간이나 다름없는 숙소에서 장기적으로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추행이 상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 등을 감안해보면 이 사건의 사회적 파문과 파장도 매우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자축구계에 어떤 부작용과 파장을 몰고 올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U-17청소년대표팀 감독의 미성년 여자선수 성추행 사건은 축구계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근 기자(ceo@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