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인 후배들에 새로운 길 열어주고 싶다”
지난해 11월 열린 2011 시즌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는 총499명의 선수들이 K리거의 꿈을 위해 당찬 문을 두드렸다.
그중 몇 명의 선수들이 K리거로 선발 됐을까? 정답은 번외지명 포함 총146명의 선수들이 새로운 K리거로 탄생했다. 퍼센트로 나눠 보면 30%에도 못 미치는 29.3%에 불과하다.
이날 선발된 선수들이야 자신의 기량을 더욱더 높게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어려서부터 학창시절 내내 축구만을 위해 살아왔던 나머지 선수들은 엄밀히 예기하면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내셔널리그나, 챌린저스리그 그리고 해외진출을 모색하며 다시 한 번 도전의 꿈을 키울 수는 있지만 이마저도 극소수에 불과 하다.
최근 일선 지도자들의 학업에 대한 중요성인식과 ‘공부하는 축구선수 육성’이라는 목표로 초중고 주말리그제가 시행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여건상 축구 뿐 아니라 어느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 빠르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그 운동에 ‘올인’하게 된다. 따라서 학생시절 운동만큼이나 중요한 기초 학업과도 자연스레 멀어지게 된다.
물론 그 선수들이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 대학이나 프로에 나설 수 있으면 성공이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극소수이고 나머지 진출에 실패한 선수들은 학업을 쌓았던 일반인들과 함께 같은 경쟁선상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에 L.A에 위치한 Pacific States University 축구부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영길 감독은 “나 역시도 이런 저런 이유로 운동에만 매달려 왔는데 은퇴 후 일반 직장생활 당시 기초 학업의 부족을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지도자 생활 후 일반 회사 홍콩지사에서 3년간 근무하며 외국어 특히 영어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감독은 “사실 선수들 역시 기초 학업과 특히 세계화에 맞춰 영어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여건상 공부와 담을 쌓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감독은 “새로운 길을 찾는 우리 후배들이 이 곳 Pacific States University에서 축구와 그리고 영어 그리고 학업을 병행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경희대 최초 프로리그 진출이라는 하나의 신화를 세운 이영길 감독은 86년 선수 은퇴 후 지도자 생활과 일반 직장 생활을 거쳐 현재는 미국 Pacific States University 축구부 감독을 맡아 지도하며 축구인 후배들이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9월 19일 선수 선발 차 잠시 서울을 방문한 이영길 감독을 만나 자세한 예기를 들어봤다.
Q. 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계기를 듣고 싶다.
- 선수 생활 은퇴 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잠시 지도자 생활을 했었다. 그러던 찰나 4년 전 미국 학교에서 감독을 맡아 달라는 제의가 있었다. 직장생활을 홍콩에서 근무하며 영어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 느꼈고 나 역시 영어라는 공부와 보다 넓은 세계를 경험해 보고 싶어 선택했다.
Q. Pacific States University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어떤 학교인가?
- Pacific States University는 1928년 설립되어 역사가 깊은 학교로 비즈니스 분야에서 포괄적인 교육을 제공하며 지금까지 약 12,0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리고 한국의 건국대학교와 같은 재단이고 ACCI(미국대학 인정협회)에 국가인정교육기관으로 인가를 받았다.
Q. 축구 후배들에 Pacific States University를 추천하는 이유는?
- 사실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은 어려서부터 축구만 한다. 최근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건상 아직까지는 어쩔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 선수들이 모두 대학과 프로에 진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축구만 해왔던 선수들에 축구 그리고 학업을 병행하며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
Q. 구체적으로 말해보면
- 누구나 알다시피 미국은 모든 운동이 클럽위주의 운영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일정 성적이상 되지 않으면 시합에도 나갈 수 없다. 자연스레 공부를 해야 하는 또 하나의 목적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면 학업도 늘고 축구를 같이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교양과정을 통해 졸업 후 스포츠 메니지먼트나, 스포츠 마케팅, 스포츠 지도자를 비롯해 국제 심판 등 여러 갈래로 길을 찾아 떠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다. 그리고 이곳에 왔다고 축구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일정 성적이 필수인 선수들에 해당되는 말이지만 우리는 내년부터 미국대학리그에 참여하게 된다. West Coast Soccer League(WCSA)리그인데 스텐포드, UC버클리 등 미국 서부 유명지역 대학팀이 모두 속해있는 메이저급 대학리그다. 여기서도 잘 하면 미국프로축구 등 얼마든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Q. 그렇다면 한국과 비교했을 때 학업이나 선수들 훈련 환경과 여건은 어떤가?
- 일반 대학생들과 같이 수업도 듣고 똑같이 진행된다. 이곳에 오는 우리 선수들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게된다. 나를 믿고 멀리 타국으로 보낸 부모님들을 생각해 나 역시 이 선수들이 모두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보살피고 있다. 훈련은 수업이 다 마친 뒤 진행되며 학교 내 천연잔디와 인조잔디 운동장이 모두 있다.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봤지만 여건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나를 비롯한 미국인 필드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하게 되는데 선수들의 빠른 영어습득을 위해 훈련 시 절대로 한국어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
Q. 이미 많은 선수들이 이 감독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들었는데
- 초기에 나를 따라 29명의 선수들이 미국으로 건너갔다. 모든 선수들이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현재 그 선수들 가운데 축구선수의 꿈을 이어가는 선수, 스포츠 에이전트에 도전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고 그 곳에서 자기 분야를 찾아 학업에 매진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리고 영어를 가장 걱정하는데 이곳에 온 모든 선수들이 2년 반 정도 지나니 토익 800점 정도는 무난하게 넘었다. 사실 한국에서 운동만 했지 영어와 담을 쌓았던 선수들이 이정도면 대단한 것이 아닌가.
Q. 선수 선발 방식은?
- 7월에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에서 운동장을 돌며 선수를 선발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반 선수들이나 편입을 노리는 선수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현재 14명의 선수가 나와 같이 미국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Q. 끝으로 축구 후배들에 하고 싶은 말은?
-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어려부터 기초학업의 중요성은 끈질기게 말한 것 같다. 이제는 우리 후배들이 이제는 축구를 즐기며 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 성적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웃으며 하는 축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친구들에 조금이나마 많은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운동장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다.
(Pacific States University 이영길 감독 010-2026-8889)
한종훈 기자
사진=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