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철 감독 “갈수록 전력 좋아지고 있어…”
9월 하순의 어느 날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중산근린공원 인조잔디구장.
한 팀의 선수들로 보이는 중학생 선수들이 유니폼과 노란색 조끼를 입은 채로 반으로 나뉘어 연습경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시간 스포츠 모자를 꾹 눌러쓴 채 운동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본부석 가운데에서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던 한 남자는 연신 큰 소리로 선수들의 움직임에 대해 지적했다.
올해로 창단한지 만으로 꼭 10년째가 되는 대화중은 전임 김진옥 감독의 열성적인 지도 속에서도 전국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었다.
대화중은 2년 전 김진옥 감독이 막 창단을 준비하던 K3리그 고양시민축구단의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자 공개 채용을 통해 이영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프로 전임 심판이기도 한 이영철 감독은 ‘감독과 심판을 병행하는데 것이 어렵지 않나’라는 질문에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 일정으로 일요일에만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재성 심판위원장과 협의를 통해 탄력적으로 일정으로 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감독과의 일문일답.
Q. 현재 소화하고 있는 경기 북부리그에서는 9위를 기록하면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데?
- 리그에서의 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선수들이 위축되거나 하는 부분은 없다. 1, 2위를 다투는 발곡중, 덕계중과 모두 1무 1패를 기록했는데 졌을 때 큰 점수 차는 나지 않았다. 선수들의 경험을 쌓아주기 위해 18명 엔트리에 들어간 선수들을 모두 경기에 투입했다.
Q. 훈련은 보통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가?
- 한창 성장기에 있는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잘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새벽에 훈련을 하지 않고 오후훈련과 야간훈련을 할 때 더욱 집중해서 운동을 하고 있다. 야간에는 선수들의 영어 수업이 있는 목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시간 20분 정도 체력훈련을 한다. 체력이 떨어지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두 시간 이내에 훈련을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주 2회에서 3회 정도 학교에서 가까운 대화레포츠구장이나 이곳을 빌려 자체 연습게임을 하거나 다른 팀을 초청해 연습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 운동장에는 인조잔디가 깔려있지 않아서 패스 등 기술적인 훈련을 하지 못하고 체력훈련과 가벼운 슈팅 연습만을 하고 있다. 정해열 교장 선생님이 지난달에 새로 부임하셨는데 축구부에 대한 열의가 높으시고 인조잔디를 조성하는 부분에 대해 긍정적이시기 때문에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Q.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선수들의 진로문제와 선수 스카우트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 3학년 선수들 12명은 고등학교 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내년에 들어올 신입생은 15명 정도를 받을 생각인데 현재 12명이 들어오기로 했고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7~8명의 선수 중 3명 정도가 더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퇴근 후에도 학부모를 비롯,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지도자들을 만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Q. 훈련 때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선수들을 지도하는지?
- 위치 선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만큼 정석이라는 것은 없겠지만 ‘움직일 줄 모른다는 것은 곧 축구를 못한다는 것’이다.
축구에 대해 어느 정도 눈을 뜬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항상 최선을 다하면서 선수들이 스스로 하나씩 배우는 것을 보고 발전하는 것도 매력이다.
이해를 못한 선수들이 실전에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해할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가르쳐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매를 들 수는 없지 않은가?
학생의 신분으로 어긋난 행동을 하거나 인성적으로 잘못을 했을 때는 학부모의 동의를 얻어 어느 정도 체벌을 하지만 운동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절대 매를 들지 않는다.
Q. 앞으로 팀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계획인가?
- 학교 내 숙소 생활이 폐지되면서 학교 밖에서 숙소생활을 해야 하는 등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갈수록 재제를 받고 있는데 완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화중에 온 선수들은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열심히 노력해서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Q. 앞으로의 포부나 목표가 있다면?
- 많은 지도자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도 우승을 해보고 싶다. 3년 내에 어떤 전국대회서든지 한 번이라도 우승을 하고 싶다. 우승이라는 것을 해봐야지만 선수들 스스로도 힘들게 운동했던 것에 대해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신필중 기자 (pjshin@weeklysoccer.co.kr)
사진 = 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