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잉글랜드 ● 미국 ● 알제리 ● 슬로베니아
비교적 무난한 조편성이라는 평가를 받는 C조는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독주가 점쳐지고 있다.
램파드, 제라드, 루니를 앞세운 잉글랜드는 네임밸류, 경기력 등 모든 면에서 한수 위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팀들이 잉글랜드를 잡는 것은 다소 힘겨워 보인다.
결국 C조는 북중미의 강자로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미국과 플레이오프까지 치르고 힘겹게 진출한 월드컵에서 맥없이 물러날 수 없는 슬로베니아와 알제리가 2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3파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 축구종가 자존심 이번엔 기필코! 잉글랜드
9위/12회/우승(1966)/유럽 F조 1위/파비오 카펠로
‘축구종가’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잉글랜드의 월드컵 성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유로 2008 본선진출에 실패하며 최고의 시련을 맛본 잉글랜드는 재기를 노리며‘우승청부사’파비오 카펠로 감독을 수혈했다.
자존심 강한 잉글랜드 축구가 우승을 위해 에릭손 감독 이후 다시 한 번 외국인 감독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잉글랜드는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등과 힘겨운 티켓 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비교적 손쉽게 티켓을 따냈고, 카펠로 감독의 영입은 성공작이었다.
세계 최고 리그를 보유하고 있는 잉글랜드는 그에 따라 각 부분 최고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름조차 나열하기 힘들만큼 방대한 선수들로 카펠로를 행복하게 하지만 이것이 잉글랜드의 약점이기도 하다.
루니, 제라드, 램파드, 퍼디난드 등 각 포지션마다 세계 최고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잉글랜드지만 막상 경기에서는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로 일관한다.
게다가 루니의 파트너와 확실하지 않은 NO1. 골키퍼의 문제로 최전방과 최후방이 불안한 잉글랜드로서는 모든 경기가 항상 불안하기만 하다. 남은 기간 잉글랜드는 최적의 선수조합을 찾아낸다면 월드컵에서 축구종가의 고공행진이 펼쳐질 것이다.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한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이 전부인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를 두 번째 우승의 기회로 삼고 있다.
키 플레이어 -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인 루니는 잉글랜드 공격의 화룡점정을 찍어줄 유일한 공격수다.
앨런 시어러 이후 확실한 공격수 부재. 이것이 잉글랜드 축구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현재 대표팀에도 데포, 크라우치, 헤스키, 월콧 등 세계 최고급 공격수들이 있지만, 무게감은 다소 떨어져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는 바로 웨인 루니다.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는 웨인 루니는 저돌적인 돌파와 문전에서 과감성만큼은 세계 정상급이다.
■ 북중미 지존, 이제는 월드컵이다. 미국
14위/8회/3위(1930)/북중미예선 1위/밥 브래들리
미국 축구가 이제는 북중미를 넘어 세계를 점령할 기세다. 1994년 미국월드컵 당시만 해도 미국의 축구는 밑바닥을 허덕이고 있었다.
1930년에 월드컵 3위에 오른 기록이 있지만, 그때는 유럽 많은 국가들이 불참했던 시기여서 평가 자체가 무의미하다.
미국은 1994년 월드컵 이후 MLS 창설과 주요선수들의 해외진출 등으로 실력이 급성장하며 두각을 나타내더니 어느덧 북중미 강자 멕시코마저 무너뜨리고 최고 자리에 등극했다.
그리고 2009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스페인의 무패행진 신기록(35경기)을 저지시켰고, 결승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3:2로 아쉽게 패하는 등 세계정상과도 호락호락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고, 탄탄한 조직력이 특징인 미국은 뛰어난 신체조건과 컨페더레이션스컵 준우승의 자신감으로 월드컵에 도전한다.
미국은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고전하는 기복 있는 플레이만 고친다면 16강 이상의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
키 플레이어 - 클린트 뎀프시(풀햄)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는 단연 랜던 도노반이다.
A매치 100경기 이상을 치를 만큼 미국 내에서 그의 존재는 거의 신의 경지에 가깝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대세도 바뀌는 법.
이제 미국 축구의 대세는 클린트 뎀프시 쪽으로 넘어왔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뎀프시는 최전방에서 측면, 중앙까지 가능한 전천후 공격수다.
양발을 사용하는 뎀프시는 기민한 움직임, 드리블과 과감한 중거리 슛까지 미국 공격의 핵심이다.
미국의 전설 도노반과 뎀프시의 활약 여부가 미국의 16강을 결정할 것이다.
■ 아프리카의 복병, 나도 있다. 알제리
26위/2회/조별예선/아프리카 C조 1위/라바 사단
지네딘 지단, 비에이라가 태어난 나라. 프랑스 축구의 모태로 불리는 알제리가 24년 만에 월드컵에 돌아왔다.
알제리는 이집트와의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결판을 내지 못하고 제3지역 수단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1:0으로 물리치고 힘겹게 월드컵 초대장을 받았다.
1980년대 아프리카 축구는 알제리의 독무대였다. 알제리가 월드컵에 진출한 시기도 1982, 1986년 이었고, 그 당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도 차지했었다.
하지만 그 후 알제리 축구는 철저한 침체기에 들어가며 왕좌를 가나,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나이지리아에 물려주고 멀찌감치 떨어졌다.
과거의 위용을 되찾기 위해 알제리 축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라바 사단감독을 21년 만에 다시 찾은 알제리는 사단의 지휘력 아래 똘똘 뭉쳐 월드컵 진출권을 따낸 것이다.
뛰어난 선수는 없지만,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특유의 축구가 살아난다면 알제리의 돌풍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키 플레이어 - 카림 지아니(볼프스부르크)
알제리 대표팀에 세계적인 네임밸류를 지닌 선수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 중 유일하게 네임밸류 상 밀리지 않은 한 선수. 카림 지아니다.
알제리의 왼쪽 측면을 맡고 있는 지아니는 지역예선에서도 4골을 터트리며 벨하지(포츠머스)와 함께 알제리 공격을 이끌었다.
수비를 중심으로 하는 알제리 축구에서 지아니의 측면은 상대를 허물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뛰어난 발재간과 돌파력으로 측면을 공격하는 지아니의 공격력이 살아난다면 알제리의 역습은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안고 싸우는 것이다.
■ 철벽 방어선 구축! 16강 문제없다. 슬로베니아
31위/1회/조별예선/유럽 C조 2위 P.O 통해 진출/마트야츠 케크
슬로베니아의 월드컵 진출은 말 그대로 기적이었다.
유럽예선에서 가장 격전지였던 C조에서 체코, 폴란드 등을 뿌리치고 슬로바키아에 이어 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히딩크의 러시아와 만난 플레이오프에서 ‘히딩크의 매직’마저 잠재우며 극적으로 본선행에 이름을 올렸다.
슬로베니아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 처음으로 월드컵에 진출했다.
당시 유럽에서 주목받던 자호비치를 중심으로 하는 짜임새있는 축구로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슬로베니아의 최대 강점은 강력한 수비에 있다.
요키치, 술레르, 세사르, 브레츠코의 탄탄한 포백라인과 한다노비치의 철벽 방어선은 이탈리아 전성기 시절 카테나치오를 연상케 할 정도로 견고하다.
철벽 방어선을 구축한 슬로베니아의 두 번째 월드컵 도전이 해피엔딩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키 플레이어 - 사미르 한다노비치(우디네세)
슬로베니아의 강점은 바로 수비에 있다.
유럽예선에서 플레이오프 포함 12경기에서 6골만을 실점하는 최강의 수비를 펼치며 슬로베니아를 월드컵 무대에 올려놨다.
그 중심에는 바로 한다노비치의 신들린 선방이 있기에 가능했다.
민첩함과 정확한 판단력을 지닌 한다노비치는 클럽팀(우디네세)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선보이며 명문 클럽팀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는 골키퍼다.
월드컵에서 한다노비치를 중심으로 한 수비축구가 성공한다면 슬로베니아는 최고의 다크호스가 될 것이다.
신석주 기자 (vision007@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