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벡포드 결승골… 박지성 결장 ‘아쉬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새해 첫 경기서 충격적인 패배로 휘청댔다.
지난 3일 밤 10시(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치러진 FA컵 3라운드(64강)에서 맨유는 3부 리그 소속인 리즈 유나이티드(이하 리즈)를 맞아 전반 19분 벡포드에게 허용한 선제골을 끝까지 만회하지 못하고 1:0의 충격패를 당했다.
과거 랭커스터 가문의 근거지였던 랭거셔 지역을 연고로 삼고 붉은 장미를 연상시키는 붉은 유니폼의 맨유와 요크셔 지역을 연고로 흰색 장미를 연상시키는 흰 유니폼의 리즈와의 대결은 마치 1455년부터 30년 간 이어진 영국의 랭커스터 가문과 요크 가문이 왕권을 놓고 벌인 ‘장미전쟁’과 비유되며 영국축구의 자존심 대결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6년 만에 성사된 맨유와 리즈의 장미전쟁은 FA컵 3라운드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며 관심이 집중됐던 경기.
‘퍼거슨의 아이들’로 선발진을 구성한 맨유는 경기 초반부터 리즈의 맹렬한 기세에 다소 밀리기 시작했고 결국 전반 19분 저메인 벡포드에 일격을 허용하며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벡포드는 미드필더에서 호슨의 장거리 패스를 받아 쇄도하던 쿠시착 골키퍼의 몸 밑을 통과하는 골을 터트려 맨유의 비수를 꽂았다.
후반 들어 맨유는 긱스, 발렌시아, 오언 등 주전 선수들을 차례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띄우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지만, 리즈의 끈끈한 수비를 뚫는 데 실패하며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맨유는 1984년 이후 처음으로 FA컵 3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었고, 그것도 3부 리그 팀에 다가 ‘철천지 원수’ 리즈에 당한 패배라는 점에서 더욱 치욕적인 날이 됐다.
결국, 2010년 판 장미전쟁은 맨유의 처참한 패배로 끝이 난 셈이다.
가장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맨유는 1909년 FA컵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려던 꿈마저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경기에 승리한 리즈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1981년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맨유를 꺾는 역사적인 경기로 오랜만에 올드 트래포드 경기장을 찾은 리즈 팬들에게 잘 나가던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며 행복한 순간을 선물했다.
한편, 박지성은 영국 축구의 역사적인 경기에 초대받지 못했다. 지난 위건 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부활을 예고했던 박지성은 당초 선발 출전이 유력했지만, 이 날 경기에는 교체선수 명단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역사적인 장미전쟁을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다.
새해 첫 경기에서도 퍼거슨의 부름을 받지 못한 박지성은 올시즌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신석주 기자(vision007@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