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 대학추계연맹전(회장 변석화)의 결승전인 숭실대 : 선문대의 경기는 숭실대의 1 : 0 신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는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동국대, 홍익대 등이 불참하면서 중. 상위권 팀들의 우승 의욕을 강하게 자극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숭실대의 우승이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이었다. 더구나 광운대. 호남대. 단국대. 인천대. 울산대 등이 본선 토너멘트에서 줄줄이 탈락하면서 살아남은 중. 상위권 팀들에게도 우승을 위한 더없이 좋은 절호의 찬스이기도 했으며 호남대 광운대의 탈락은 이변에 속했다.
결승에 나선 ‘소수정예의 절대 강자’ 숭실대는 변형 시스템인 4-1-4-1를 들고 나왔으며, 힘을 앞세운 파괴적인 플레이의 선문대는 전형적인 4-4-2로 맞섰다.
결승 경기는 초반부터 선문대의 치열한 공세가 펼쳐졌다. 초반의 기세만 본다면 골 폭풍이 충분하게 예상되는 양상일 정도로 치고받는 난타전 양상으로 전개됐으나 숭실대가 능동적으로 선문대의 공세를 잘 막아내면서 1 : 0으로 신승하며 막을 내렸다.
- 결승 전반전 경기 상황
선문대 , 초반 PK 실축으로 소심한 경기운영 한 것이 패인
전반 10분, 선문대가 금쪽같은 득점 기회를 먼저 잡았다. 숭실대 문전을 파고들던 선문대 송제헌이 숭실대 수비수의 백 차징으로 PK를 뽑아 낸 것이다. 선문대로서는 ‘역전의 명수’ 라는 숭실대와 경기에서 경기 초반의 선제골은 매우 중요한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러나 송제헌(27번)은 슛을 골 귀퉁이로 차 넣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는지 이미 몸이 굳어 있었고 슛의 강도 또한 워낙 약했다.
반면 숭실대 GK김대호가 방향을 미리 읽기라도 한 듯 몸을 날리며 멋지게 선방을 해냈다.
사실 후반에 워낙 강한 면모를 자랑하는 숭실대의 기선을 초반부터 압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나 선문대는 좋은 찬스를 잡고서도 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이것이 경기에 어떤 영향과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큰 관심을 끌었다.
전반 22분, 역시 숭실대의 공격은 매사에 무게도 실렸지만 매서웠다. 박기동(10번)이 선문대 문전 오른쪽 외곽을 파고들다가 문전으로 킬 패스를 넣었고, 이를 받아 백태웅이 슛을 했으나 아깝게도 슛은 골대를 맞고 나왔다. 그러나 공은 공교롭게도 문전 중앙지점에 도사리고 있던 임경현(18번)의 발밑에 떨어졌고, 임경현이 달려드는 스피드를 살려 빨래줄 같이 뻗어나가는 강력한 슛을 쐈다.
순간적으로 선문대 골 망이 크게 흔들렸고, 선문대는 PK를 실축한 12분 후 숭실대에게 어이없는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실점 이후 선문대의 공세를 집요하고 강했지만 집중력에서 흩어짐이 눈에 띄었다. 특히 문전에는 잘 도착했지만 패싱의 정교함이 떨어지면서 찬스를 잡고서도 슛을 망설이라는 부진이 눈에 거슬렸다.
반면 숭실대는 공격을 허용하면서도 항상 카운터 어택을 노릴 만큼 집요하게 대처하는 능동함을 보였고 상대의 바늘구멍만큼의 허점만 보여도 그것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날카로움이 돋보였다.
전반 30분을 넘기며 선문대의 외곽 공격의 날카로움이 점차 수그러들었다. 선문대의 외곽공격 위주의 플레이는 편식 현상을 가져왔고 숭실대를 잔뜩 웅크리게 만들었다.
숭실대 문전은 포진한 숭실대 수비수들로 공간이 별로 없었고, 사이드와 외각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컨트롤 타워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전반 종반에 접어들며 숭실대는 박기동을 원톱으로 세워 놓고 노골적으로 역습을 노렸으며 김주봉이 킬 패스로 상대를 농락하면서 경기 흐름을 자신들의 것으로 몫으로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과시했다.
- 후반전 경기 상황
윤성효, ‘그라운드의 여우’ 답게 순간적인 작전 변화로 제압
후반전에 들어서며 숭실대의 작전 변화가 눈에 들어왔다. 박기동 임경현 이창호를 근거리 배치하면서도 2 : 1 중앙 돌파를 자주 시도하고 김대호(22번)의 크로스를 두선수사이에 집중적으로 공급하도록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후반전에도 선문대에게 4번이나 좋은 찬스가 나왔다. 후반 5분, 선문대 송제헌에게 다시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동료인 김정빈(9번)이 아주 얄밉도록 지능적인 스루패싱을 문전에 투입했고, 숭실대 문전 중앙 오른쪽에 도사리고 있던 송제헌이 공을 잡고 후리 상태가 되면서 마음 놓고 강력한 터닝슛을 쐈으나 공은 안타깝게도 숭실대 수비수 몸에 맞고 흐르며 득점 기회가 다시 무산된 것이다.
이 상황은 전반에 숭실대의 첫 골이 터진 상황과 위치만 달랐지 거의 동일한 장면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선문대에게는 ‘골의 여신’이 끝까지 미소를 보내지 않았다.
양 팀의 경기는 득점을 하고 앞서나가고 또 따라간다는 상황만 다를 뿐 경기력에서는 차이가 거의 없는 경기 긴박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후반 25분, 선문대의 득점 찬스가 3번이나 연달아 나왔다. 공교롭게도 전반에 PK를 실축한 송제헌이었고, 송은 GK보호구역에서 좋은 찬스를 잡고서도 슛을 자주 망설이면서 금쪽같은 기회를 연달아 놓치고 말았다. 전반 초반의 PK실축이 엄청난 심적 데미지를 주고 있었던 것이다.
후반 28분, 선문대 김태욱(15번)에게 찬스가 생겼다. 숭실대 문전 중앙지점에 도사리고 있던 김태욱에게 혼전으로 튕겨 나온 공이 제대로 걸려들었다. 김태욱은 숨도 쉬지 않고 지체 없이 강력한 슛을 터트렸지만 이번에는 골문 구석에 서있던 숭실대 수비수 몸에 맞고 경기장 밖으로 튕겨 나가버리고 말았다.
이런 상황만 보면 선문대가 만회골을 터트리지 못한 것이 아니라 공이 골문을 외면하는 기이한 현상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 하나하나가 안타까웠다.
후반 29분에 들어서며 윤성효 감독은 큰 작전 변화를 꾀했다. 종반에 접어들며 숭실대의 포백인 윤영노(29번) - 김민섭(3번) - 정형준(5번) - 김재민을 거의 붙박이로 전환시키고, 공격 가담을 가세시키며 경기를 안정적으로 마쳤다.
윤성효 감독은 첫 골을 잡아낸 임경현을 전보훈으로 교체했다. 전보훈(신한고 졸)은 파워가 좋고 몸싸움을 잘하며 가공할 슈팅력을 자랑하는 선수. 전보훈을 잘 알고 있는 선문대 수비수들은 쉽게 나서지 못하면서 선문대의 공격은 틈이 벌어졌다.
반면 선문대의 김인환 (29번) - 한수빈(10번) 송제헌(27번) 의 스리 톱은 매우 바쁜 공세를 펼치면서도 좀처럼 골을 뽑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선문대는 고질적인 문전 처리 미숙과 큰 경기 경험과 배짱이 없는 플레이를 펼치면서 결승에서 분패를 했다는 분석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전반 초반에 얻은 PK를 실축하면서 선수들 스스로가 난전에 빠져들며 모처럼 찾아든 우승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선문대의 결승에 오르기까지의 분전을 분석해보면 올해보다는 내년에 더 좋고 강팀으로 성장할 무한한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 했다.
결승 경기에서 숭실대가 경고를 5개. 선문대는 2개를 받을 정도로 치열한 난타전이었으나 대학의 최강 팀들답게 좋은 파인플레이와 아름다운 매너를 보이는 경기 내용을 보여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고, 약 200여명의 선문대 응원단의 질서 있는 응원도 압권이었다.
- 추계대학축구연맹전 개인별 수상자 명단
최우수선수상 숭실대 김주봉
우수선수상 선문대 신준배
우수선수상 울산대 변웅
우수선수상 명지대 허청산
득점상 선문대 송제헌 (4골)
수비상 숭실대 노경민
GK상 숭실대 김대호
도움상 울산대 이승기
- 강원도 태백에서 김영근 기자